반 쪽만 스코티쉬폴드가 된 내 고양이 - 고양이 귓병 6

제목이 저러니 만큼 반쪽만 스코티쉬폴드가 된 내 고양이를 먼저 보여드리고... 똥고양이 귀 접힌다고 스코티쉬 폴더가 되겠냐만 와중에 웃음이라도 섞어보고 싶은 억지스러운 마음을 아시는 분은 이해하시리라 싶으다

병원에서 막 돌아온 가여운 내 고양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술 대신 석션만 먼저 좀 해 보자고 선생님께 의논을 드렸더니 어차피 수술을 해도 재발이 잘 되는 병이라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흔쾌히 동의 해주셔서 (수술은 입에 뭐 물리고 그런 전신 마취를 한다, 석션은 그냥 신경안정제를 놓고 할 수 있는 것이고) - 귀는 덮여서 안 보이지만 보여주신 사진으로 봐서 아래와 윗쪽으로 약간 지그재그로 찢어 피를 빼고 두 곳을 꼬매 놓은 모습이었다 - 석션으로 뽑아낸 피는 20ml는 족히 넘어보였다(이 무슨 소리랴 하시는 분이 혹 계시다면 이전글 - 내 고양이가 갑자기 여왕이 된 사연 - 고양이 귓병 4 이 전글부터 보시면 이야기가 모두 있습니다)

저 멀리 자리잡은 철 들은 고양이

병원으로 가기 전날 밤인 일요일,  안절부절 부담스럽고 걱정스럽고 망설여지는 마음에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집구석 분위기는 이상~하게 돌아가고 철이 다 든 철수 고양이 아예집사로부터 멀찌감치 자리잡고 눈 감고 있다가 (오른쪽에 허연 구름은 경철 고양이)

돌아앉은 짠한 내고양이

자꾸만 셔터를 눌러대니 그예 배알이 꼴린듯 돌아앉아 버린다

병원 가지 전 날 마지막 귀 모습

이것이 지난 밤의 마지막 모습이고 집사는 이때까지도 아침에 눈 떴을 때 좀이라도 가라앉아 있기를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

캐리어 속에 들어가 신기한 바깥 세상을 구경하는 철수고양이

드디어 오늘 아침, 시간 맞춰 잘 도착한 가짜 닥스 캐리어에 즈들 냄새가 잔뜩 배인 방석을 넣고 경철에게 진정제를 미리 먹이고 (별난 아이들은 거사가 있기 90분 전에 진정제를 먹이면 병원에 가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시간만 되면 병원으로 출발할 준비를 마치니 이 웬일이랴, 이틀 동안 앞뒤로 다 열어놓아도 거들떠도 안 보던 캐리어 안에 엉뚱한 철수군이 떡하니 들어앉아 멀쩡한 얼굴로 밖을 내다보고 있다 - 역시 옆에 허연구름은 경철군인데 "그거 내 건데.." 했을까?

바구니에 묻은 밥 냄새를 맡는 고양이

이제 슬슬 안정제의 약효가 돌기 시작했을까 잠이라도 자려는지 바구니에 들어앉은 하얀 고양이 난데 없이 바구니 러플에 대고 냄새를 킁킁 맡기 시작하더니 한두 번 핥핥도 해본다 - 사실 저 바구니 러플에 묻은 것은 지난 밤 이 녀석이 밥그릇을 던져서 깨뜨리는 바람에 밥이 그리로 날아가 철썩 붙어버린 것인데 집사가 닦는다고 닦았음에도 무엇인가가 남아 있었을 것이다

밥을 찾고 있는 하얀 고양이

"이상하다? 여기 틀림없이 밥 냄새가 나는데?" 하는 표정으로 두리번거린다. 그리고는 두어번 더 바구니에 냄새를 맟고 플레멘 같은 행동을 하더니 잠을 자기는 커녕 

안정제를 먹으면 식욕이 솓구치는 우리 고양이

"집사 밥 줘~" 하고 턱 밑에 받치고 앉는다. 안 된다. 좀 전에도 즈 엉아 것까지 다 먹었고(이상하게 이 고양이는 약에 취하면 밥을 미친듯이 먹는다, 진짜로 미친듯이) 못 준다, 안 된다, 마취할 수도 있는데... 했더니 그럼 물이라도 하며 거들떠도 안 보던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옆으로 이동, 간식용으로 놔두었던 건사료를 씹지도 않고 삼키기 시작한다 - 열심히 밥 먹는 고양이 밥 뺏아 본 집사 있는가...? (맴찢!)

약에 취해 몸도 가누지 못하는 하얀 고양이

이제 병원에 다녀와 캐리어에서 제 발로 나온 첫 모습이다. 경철이 넥카라 때문에 미쳐날뛴 이야기를 선생님께 했더니 저렇게 작고 투명한 넥카라를 씌워주셨다 (사실은 약 기운이 사라지자 지금도 미쳐 날뛰고 있다. 잠시 쉬고 다시 하고, 이 짓을 반복한다) 다음 주 월요일에 예약 돼 있는데 그 때까지 무사히 차고 있을지, 넥카라가 깨지지 않을지 염려가 될 만큼의 광폭함이다.

수술 후 먹이는 고양이캔 A/a 시그니처바이

혹시나 병원 다녀 온 여파로 입맛을 잃을까 마침 "입맛 에이드"라는 캔이 있어 사왔는데 까자마자 두 캔을 해치우시고 -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로... 사실은 집사상태도 정상일 리가 없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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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2019.10.09 16:47 신고

    석션을 여러 번 해야 하나보죠...? 그래도 수술 안 해서 다행이에요.. 수술까지 안 가고 어여 나아야 할텐데요.. 아니, 나을거에요~!!
    그래도 귀가 통증은 별로 없나봐요.. 경철이 표정이 아파보이진 않은데.. 아픈데 참는건가요...ㅜ
    중성화 이후로 넥카라 처음일텐데 얼마나 답답할까요.. 여왕넥카라보다 그래도 이게 나은가요? 보기엔 천으로 된 게 좀 편할 것 같거든요..
    경철아~!! 좀만 참자~ 그리고 어여 낫자~!! 경철이 홧팅홧팅~!!!! ^_^/

    • 2019.10.09 18:55 신고

      아녜요, 수술 하자시는 거 제가 우겨서 석션 했는데 다시 피가 차네요. 아무래도 다음 번에는 수술해야 할 모양이에요. 아니 혀 빼물고 이런 거 싫고 미안해서 안하려 했던 건데요...

    • 2019.10.09 19:01 신고

      그렇군요.. 미안해 하시는 마음 너무나 잘 알아요.. 아가들 아프면 다 제 탓 같더라고요.. ㅜㅜ
      그럼 담 주 월요일에 병원가면 수술하게 되나요? 월요일에 기억했다 꼭 기도할게요~
      수술해도 경철이는 잘 이겨낼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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