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가 갑자기 여왕이 된 사연 - 고양이 귓병 4

어제 글은,  뭔가가 새로이 눈에 띄었는데 말로 씨 만드는 일 없기를 바란다면서 그 말은 나중에 하기로 했었다. 그 씨는 말고 하지 않았는데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이 병은 진행 상황을 봐가며 다음 기회에 설명 할 생각이다

어제의 마지막 사진이 이것이었다 - 오른쪽 귀가 시푸르둥둥한 것이 눈에 띄였던 것이다. 물론 이 사진 이 전부터 뭐지? 하는 느낌은 계속 있어왔는데...

변명부터 하면 외이도염으로 가려움이 너무 심해 지나치게 긁거나 머리를 털어대면 귀안의 실핏줄이 터저 저렇게 피가 고이는데 그냥 두면 만두처럼 부풀어오르는 고양이 "이개혈종"이라는 병이다. - 이 병은 진행 상황을 봐가며 다음 기회에 설명 할 생각이다


10월2일에 찍은 사진을 있는 껏 확대해보니 이 때 이미 시작 되고 잇었는데 이런 아이를 끌어다 귀청소 한다고 억지로 귓바퀴를 잡고 닦아댔으니 울고 불고 난리가 났던 것이다. 얼마나 아팠으면 그랬을까... 그리고 그 일로 심해진 건 당연한 일 일것이다. 하도 침대 밑에만 숨어 있어서 아이를 자세히 관찰 할 수 없었다는 변명을 아무리 해도 내 탓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 이모는 이모대로 어제 주사 맞힐 때 너무 세게 잡아 그런 것 아닌가 걱정을 하고...

고양이 이개혈종

급한대로 핸드폰으로 찍은 모습인데 지난 밤 이 후 이모습을 하고 있어 가라 앉겠지, 가라앉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후에 주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을 한 번 먹여버렸다. 독한 줄몰라서 한 짓이겠는가... 아침이면 좀 달라져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했지만 아침이 돼도 변화가 없어보여 병원 거의 바로 옆에 살고있는 큰언니를 급파했다. 귀를 긁지 않고 머리를 덜 흔들면 가라앉을 수도 있다고. 그래도 안 되면 월요일에 보자고


수술을하게 되면 40만원 - 돈 보다도 아이 스트레스 받고 고생할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어질고도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울언니, 아침 댓바람에 아이 병원에 데려갈 때 먹일 안정제와 카라를 사왔다 - 중성화 수술 때도 넥카라 없이 지나갔는데 말이다

엘리자베스 카라를 한 여왕같은 내 고양이

사람 나이로 50이 넘은 장년 고양이가 순식간에 새치름한 영국 여왕님으로 변신했다. 한 쪽 귀는 이미 모양이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고 예쁘다, 예뻐~ 저것이 누구 새끼로~~

넥카라를 하고 기분 언짢은 하얀 고양이

표정봐라 "저 할망구가 미쳤나, 이 와중에 예쁘다 소리가 나오나?" 할 수 있는 욕은 다 하는 표정이다

어쩌면 이리도 예쁜 고양이가 다 있을까

어떻게든 빠져나오고 싶어 제가 할 수 있는 오만 짓은 다하는데... 미안하다, 머리를 흔들지 말라고 하잖아.

넥카라를 하고 불편한 고양이

"집사, 내가 뭘 잘못 했는데 목에칼(계구)을 씌우는 게냐?" 그렇게 온 집아은 돌아다니며 이것 좀 벗어볼까 오만 데를 비비며 머리부터 빠져나오려 애를 쓰다가

오랜만에 나란히 앉은 그림같은 고양이 형제

제 형 옆으로가 자리를 잡고앚아 집사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쏘아 본다 - 이 와중에 집사라는 인간은 생일에도 건지지 못한 이 어쩐 아름다운 투샷이냐!!! 이 장면에 홀딱 반하고 만다. 아무리 제 새끼라도 내 몸이 아프지 않으면 다는 모르는 모양이다...

나란히 앉아 기분이 안  좋은 고양이 형제

정말 삼백 년 만에 동생이 제 곁에 와 앉은 이 상황이 당황스러운지 철수도 의아한 눈빛으로 경철을 내려다 본다. 그렇게 포기하고 적응한 줄 알았는데 어느 새 침대 밑으로 다시 들어가더니 꼼짝을 않는다, 밥도 안 먹고... 어제 그 아픈 와중에도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운 실력인데 아침에 츄르 하나 먹고 온종일 굶고 있으니 이러다 아이 죽이겠다는 느낌이 들어 잠 시 카라를 풀어줬더니 

카라를 풀어주니 스크래칭을 하는 고양이

기분 좋다고 스크래칭도 하고(옆에는 새로 도착한 가짜 닥스 캐리어) 캐리어 냄새도 슬쩍 맡아보고 밥도 할짝거리다가

다시 머리를 턴다 - 고양이 이개혈종에 나쁜 행동이다

집사에게 올라와 잔소리를 해대는데, 카라가 없어져 기분이 좋은 건 알겠는데 머리를 털고 세수를 하는 모습을보니 도저히 안 되겠다. 10분이나 자유를 누렸을까, 다시 카라를 채울 수 밖에 없었다. - 걷는 걸음걸음 머리를 털어대는 것은 물론 귀를 손으로 닦는 고양이 세수까지 시전 하셨기 때문에 가라앉을 것도 제 풀에 다시 부풀어오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면 안 되지!우리집 하얀 고양이는 다시 여왕느님이 되었지만 이 번에는 침대 아래로 숨지 않고 내 책상으로 올라며 목을 긁어주면 고로롱고롱 좋다고 비벼댄다. 

엘리자베스 카라를 한 여왕같이 눈부신 내 고양이

그나마 좀 적응이 된 모양이다. 미안타... 내일이라도 조금 가라앉아 주면 수술 따위는 가능하면 피하게 할 생각이다. 그러자 가라 앉히고 이제 수명이 다 할 때까지 병원 따위 곁에도 가지 말고 살자 제발. (사실 상태는 어제보다 더 나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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