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고양이가 변신하면 장화 신은 고양이

아무 고양이나 변신하면 장화 신은 고양이, 그 고양이가 다시 변신하면 완벽한 채터링어

반드시 스코티시 폴드(장화 신은 고양이)가 아닌 똥고양이도 뭔가에 대단한 호기심을 느끼거나 엄청난 두려움에 직면하면 장화신은 고양이의 눈동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적같은 선물이다. 왜냐하면 (이런 눈동자를 굳이 만들이 않아도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기 짝이 없지만) 고양이들의 거봉 같은 눈동자를 한 번 보면 누구든 반하지 않을 사람이 없으니 꼭 품종 고양이만 예쁘고 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을 이런 모습 하나로 여지없이 깨주기 때문이다

고양이 눈빛

경철 고양이는 레이저 놀이를 정말로 좋아한다. 요즘에는 깨달은 바가 많아 레이저를 비춰 줘도 사냥본능에 흥분은 되지만 잡을 수가 없다는 걸 알아서 갸날픈 소리로 꺄아아~ 몇 번 채터링 비슷한 것만 하고는 금새 시들해지는데 그래도 4, 5살 때까지는 매 번 장화 신은 고양이 눈을 만들어 아주 제대로 된 채터링을 하며 (내가 경험한 제대로 된 채터링이란 꺄아아~ 하며 앓는 소리와 함께 딱따구리처럼 따다닥, 따다닥! 치는 소리를 함께 내는 것이다) 그 빛 한 번 사냥해 보려고 천장에까지 기어올라갈 만치 열중했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와 채터링

에 때는 밤만 되면 불을 끄고 온 식구가 레이저포인터 놀이에 열중했던 시절이었다. 빨간 불빛이 등장만 하면 순식간에 눈동자가 새까만 포도알 같이 변해 장화 신은 고양이의 그것이 돼 청순가련한 느낌마저 주기 쉽상인데

빨간 불빛이 등장만 하면 순식간에 눈동자가 새까만 포도알 같이 변해 장화 신은 고양이의 그것이 된다

이 느낌 오래 안 간다, 금새 깬다!

사냥하고픈 고양이 본능에 절로 채터링을 시작한다

레이저가 벽을 타고 기어올라 천장으로 향하기 시작하면 도저히 잡을 수 없는 곳에 있는 놈을 반드시 사냥하고픈 고양이 본능에 절로 채터링을 시작한다. 이빨을 따다다닥 마주치는 소리와 동시에 꺄아꺄아~ 마치 몽골인들의 후미같달까, 고양이는 후미를 하고 인간은 '흐미~ 누런 이빨에 송곳니 요동치는 혀(고양이가 채터랑할 때는 혀가 구불구불 웨이브를 만든다)맹수가 따로 없네 그랴' 하며 좋은 볼거리에 희희낙낙 '흐미'를 연발한다

고양이는 후미를 하고 인간은 '흐미~ 누런 이빨에 송곳니 요동치는 혀(고양이가 채터랑할 때는 혀가 구불구불 웨이브를 한다)맹수가 따로 없네 그랴' 하며 좋은 볼거리에 희희낙낙한다

후미(呼麦)는 후두, 목, 위 및 입천장 깊은 곳에서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를 동시에 내는 몽골 특유의 창법으로 후미(Khöömii, 呼麥, ‘흐미’, ‘후메이’라고도 함) 한 사람의 가수가 지속적인 베이스음을 만들면서 더 높은 성부로 다른 화음을 노래하는, 1인 2성의 노래를 하는 것으로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창법이다. 새의 소리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채터링어로서는 100점 만점에 1000점인 고양이

내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시키지만 야아가 예쁘고 우아하고 새치름한 고양이인 줄 알고 계시던 몇몇 팬들은 이 모습에 정 떨어져 할지도 몰러...하지만 채터링어로서는 100점 만점에 1000점이여!

불빛에 놀란 고양이

그러다가 빨간 레이저 불빛을 무색케 하는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 터지자 "집사, 니 왜 그래?" 하는 눈빛이 된다 - 미안하게도 그 시절에는 카메라에 플래시를 썼었다, 고양이들 눈에 무리가 가는 줄도 모르고 --;;

요렇게 "저는 진짜로 암 것도 몰라요" 표정으로 앉았다가

거봉 같은 눈동자를 어찌 못하고 살그머니 나오시는데

레이저에 채터링하는 고양이

레이저가 후다닥 천장으로 도망가자 또 다른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불쑥 - 이건 진짜 후미다, 따다다닥과 완전 동시에 꺄아꺄하아~~ 하니까 말이다 (여기에 꼬리까지 부풀리면 금상첨화다)

레이저만 등장하면 경철 고양이는 이리 천장까지 따라 올라갈 만큼 흥분을 감주치 못한다

레이저만 등장하면 경철 고양이는 이리 천장까지 따라 올라갈 만큼 흥분을 감주치 못하는 반면

스마트한 철수 고양이

스마트한 철수 고양이는

바알간 반딧불이 같은 촐촐촐 움직이는 게 신기하고 또 신기해 움직이는 곳마다 역시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을 만들어 따라다니지만

그 바알간 반딧불이 같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빛이 신기하고 또 신기해 움직이는 곳마다 역시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을 만들어 촐촐촐~ 따라다니기는 하지만

요즘은 스마트한 철수 고양이 레이저 불빛 따위 쳐다 보지도 않는다

손 안에 들어올 물건이 아니라는 걸 이미 오래 전에 깨달아 "바부, 그걸 잡을 인간 아니, 괭이 있으면 내가 손에 장을 지진다"며 이내 만사 흥미를 잃은 표정으로 퍼드러져 버린다. 하지만 집사는 좀 다른 생각도 한다 - 사실 울 철수는 채터링을 할 줄 모르는 바부 괭이라 저러는 것 같다는 것, 왜냐하면 채터링이랍시고 하는 솜씨가 입만 겨우 벌리고 어허~ 어허어~ 움찔움찔 그게 전부니까 말이다. 크힛! - 요즘은 스마트한 철수 고양이 레이저 불빛 따위 쳐다도 안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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