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집사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5가지 덕목

가끔 고양이를 반려 하기는 개의 경우보다는 훨씬 심플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매일매일의 산책이 필요없고 혼자 있는 시간도 개의 경우처럼 소리쳐 울지않고 잘 견디는 편이며 용변도 잘 가리므로 그 만큼 고양이와의 생활을 심플하다고 오해 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개체마다 개성이 강한 편이어서 어떤 고양이는 대단히 독립적이지만 어떤 고양이들은 매우 민감하게 집사의 애정을 갈구하는 경우가 많아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지 않을 질병을 앓기도 하는 일이 개의 경우보다 빈도가 훨씬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고양이와 특성과 관계없이 냥집사에기는 반드시 필요한 보편적인 몇 가지 조건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5가지를 꼽아보면,

혼자 있고 싶은 얌전한 고양이

1. 고양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밥도 스스로 적당히 나눠 먹을 줄 알고 용변도 스스로 가리며 비교적 조용한 것이 고양이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그들은 집사의 관심과 섬세한 애정을 많이 필요로 한다. 개의 산책 시간 대신에 한 바탕 사냥놀이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 외에도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온전히 자신에게만 관심을 갖고 쓰다듬어 준다거나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런저런 말을 걸어주기를 원하는 고양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집사가 tv 시청을 하면서 자신을 건성으로 만져준다면 즉각 그것을 알아차리고 모욕감을 느낀듯 벌떡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는 온전히 자신과 집사만의 인텐시브한 교류시간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동물이다. 단 몇 분이라도 100% 고양이에게 시간과 마음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하루에 한 두 번 화장실을 깨끗이 비워주어야만 하는 것도 직장 일에 지친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현실 생활이 바쁘며 아직 랜선 집사라면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 해 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에서 보여지는 거의 대부분의 장면과 이야기들은 동전의 앞면만 보는 것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킨십이 필요한 고양이

2. 고양이에 대한 무조건적인 책임감

요즘에는 20살까지 너끈히 살아내는 고양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는 동안 사람이나 고양이에게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생길 것이고 심지어는 온갖 질병들에 시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집사가 아파서, 더 나쁜 경우는 고양이가 아파서 버리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왜냐하면 내가 아프면 고양이를 돌보는 일이 귀찮고 힘들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고양이가 아프면 그 만큼 골치 아프고 돈도 수 없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 자식에게 하는 만큼의 희생을 할 각오가 돼 있지 않다면 고양이는 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들도 존엄한 생명이며 사랑 받으려고 태어난 존재들임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아플 때, 내가 소금밥을 먹게 되더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 거리에 떠도는 비싸딘 비싼 품종 고양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세태는 오로지 랜선 집사로서만 지내다가 이면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하고 섣불리 고양이를 입양한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예를 들면 이웃인 까미반디버찌네 가족은 까미는 터키쉬 앙고라 순종 (파란눈에 하얀 털임에도 불구하고 귀가 들리는 것을 보면 혈통 관리까지 잘 한 고양이다)이고 이제 막 들어온 개버찌는 랙돌이다. 이 둘은 모두 "버려진"아이들이어서 그 댁에 묘연으로 가족이 된 경우다. 좋은 집사는 내 고양이가 어떤 조건이라 해도 무조건 사랑으로 품으며 내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다.

버려진 품종 고양이 까미[버려진 품종 고양이 까미]

3. 고양이에게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냥집사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인내심'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고양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기까지는 상상 이상의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어떤 집사들은 하루 이틀만에 고양이가 개처럼 들러붙고 편안하게 지내지 않는다 해서 쉽게 "저 아이는 성격이 나쁜가봐" 또는 "우리가 싫은가봐" 하고 지레 실망을 하기도 하고 이 기간이 길어지면 파양을 결심하기도 한다. 고양이는 무심한 척 내버려 두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곳이 제 영역이라고 인식 하면서부터 편안해지고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특별히 수줍음이 많고 겁이 많은 고양이에게는 혼자서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몇 달이고)충분히 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입맛이 매우 까다롭다. 같은 배에서 같은 시간에 태어난 쌍둥이라 해도 입맛이 전혀 달라서 각각의 식탁을 따로 마련 해줘야 하는 경우도 많고 일단 입에 맞는 음식으로 정착할 때까지 이런저런 제품들을 코 앞에 갖다 바치는 등 엄청난 인내의 시간을 보내며 셀 수도 없이 많은 돈을 낭비해야 할 때도 많다. 심지어 집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음식을 갖다 바쳐도 입맛에 맞아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이 부분에서도 지독한 인내심이 요구 되는 것이 냥집사라는 직업이다. (월급 없이 제 돈 쓰는)

꼬리를 치켜든 놀이에 심취한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는 특별히 변덕이 심해서 좀 전까지 나가겠다고 문을 열어달라고 난리를 치다가도 막상 문을 열어주면 "내가 언제?" 하고 돌아서는 변덕을 부리는 일이 많아 "똥개 훈련"을 받는 일도 많은 것이 냥집사라는 자리이다. 고양이의 변덕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다면 냥집사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집사의 잠을 방해하는 고양이도 특별히 많다. 이유는 고양이가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신새벽에 놀고 싶은 욕구가 폭발하거나 식욕이 폭발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인내하며 그들의 요구를 따르거나 짜증 없이 철저히 무시함으로서 고양이가 집사의 생활패턴이 길이 들게 하는 수 밖에 없다. 내 경우에는 철수 고양이가 지금까지 거의 매일 새벽잠을 깨우는데 근래에 들어서 하루걸러 한 번 정도로 빈도가 낮아졌다. 그것도 이제 나이 때문인가 싶어질 정도로 고양이가 집사의 잠을 방해하는 것은 집요하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경철 고양이처럼 단 한 번도 집사를 깨우지 않는 고양이도 있으므로 깨워지는 것이 싫은 집사라면 애초에 몹시 수줍고 소심한 고양이를 선택 하시면 된다)

빽빽대는 고양이

4. 고양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고양이는 스스로의 의지로 움직이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 순간에 그가 가장 좋아하고 하고 싶은 행동을 하기 마련이다. 혹시 이런 행동이 집사에게 맞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함부로 대하고 화를 내서는 안 된다. 고양이에게 언어건 신체적이건 폭력적으로 대한다면 그 관계는 점점 나빠지기만 할 것이며 심지어 고양이에게 심인성 질병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고양이에게는 다른 동물에 비해 심인성 질병이 유난히 많다) 


좋은 냥집사는 고양이의 귀나 꼬리만 보고도 고양이의 상태가 어떤 것이며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쉽게 알아차린다. 고양이가 혼자 있고 싶어할 때는 그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해서 집사가 아무리 고양이를 쓰다듬고 싶더라도 가까이 오지 않는 아이를 끌어당겨 억지로 쓰다듬는 등의 행동은 삼가하고 고양이가 관심을 요구하면 "지금 바빠"보다는 잠시라도 고양이가 원하는 관심을 보여주는 존중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고양이 고유의 언어를 배우고 잘 읽어주는 것 또한 냥집사가 가져야 할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 또한 존중을 받을 때 집사가 좋아하는 행동과 좋아하지 않는 행동을 더 빨리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집사가 중요한 통화를 할 때 빽빽대며 따라다니는 고양이가 있는데 이럴 때 단호한 "안 돼!"를 알아듣는 교욱이 더 쉽게 된다는 것이다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

5. 고양이에 관한 끊임없는 공부와 관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해로운 음식 그리고 잘 생길 수 있는 질병, 아플 때 보이는 자세와 행동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법 등을 미리미리 공부하면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전혀 모르는 상태일 때보다는 훨씬 빠르고 쉬운 대처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고양이의 행동언어를 이해하여 아플 때, 기분 좋은 때 두려움을 느낄 때 하는 행동들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고양이와의 삶이 훨씬 더 조화롭고 풍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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