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 형제의 쫓고 쫓김의 일상은 이 형제를 아시는 분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을 것이다.
[경철 고양이 "이제는 엉아한테 쫓기는 일 없겠지..." 반신반의 하는 표정이다]
경철 고양이, 쫓기다 쫓기다 이제는 침대 발치에 있어 시야가 나쁜, 이 형제가 가장 선호하지 않는 장소에 자리 잡았다는 것까지도 이야기를 했었다.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고양이로 만든 공 구경 좀 하실게요)
어쩐 일인지 철수 고양이도 수직으로 더 높지만 같은 자리에 앉았을 때 집사는 뭔가 수상하다 생각 했지만 경철은 제 형도 졸고 있음을 눈치 챘는지 째지게 하품 한 판 날리고
그리 편해 보이지 않는 자세로 낮잠을 청한다. 고개 들고 자려면 한 손을 뻗어 저렇게 지지대로 삼으면 된다는 것은 어찌 알았을까?
아니 그런데 철수 고양이, 저 눈 빛은 무엇이냐? 너 방금 졸고 있지 않았어?
설명 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바로 다음 장면이니까 --;;
철수 고양이는 저 바구니가 탐났던 것이 아니므로 발만 한 번 스윽~ 담가보고는
이내 경철 고양이의 등 뒤에 등장 하셨다. 경철의 귀가 쫑긋 열린 방향이 제 형이 오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고 알려준다.
형의 공격을 제 때 인지한 덕분에 오동통한 궁디를 보이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리를 피하니
김이 샌 것일까, 좀은 머쓱해진 것일까 천연덕스럽게 아무 일 없었던 척 엉덩이를 내려 놓는다. (철수 고양이는 이상하게 집사 코 앞에서는 싸움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서 경철 고양이는 형의 공격이 시작 되면 대부분 집사 곁으로 달려온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제 동생 쪽으로 몸을 돌리니 경철 고양이는 자동적으로 집사에게로 다시 방향을 틀고 영악한 저 넘 좀 봐라. 아까 제 동생보다 더 째지는 하품을 하면서 동생을 사냥한 것이 아니라 그냥 무슨 일 있나 와봤다는듯 딴청을 부린다.
경철의 표정과 철수의 두 귀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이럴 때 그냥 두면 온 집구석 흰털 검은털 난분난분 한 바퀴 돌게 생겼다는 걸 잘 아는 집사, 열 일 제치고 팔을 뻗어 철수는 궁디 팡팡, 경철이는 턱 아래를 긁긁 해주는 것으로 즈들이 왜 여기, 한 자리에 있게 됐는지 잊게 해줘야 한다.
집사도 경철 고양이도, 이 방에서 가장 시야가 나쁜 장소에 자리를 잡았으니 이제는 조용하려니 기대 했두만 제 동생이 가는 곳이 어디든 저렇게 따라다니며 심술을 부리는 것이 역시 사람 인성이 좀체 변하지 않듯이 고양이 묘성도 웬만하면 변하지 않는 것인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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