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로 만든 공 구경 좀 하실게요

여기 오면 이 자리 뺏기고 저기 가면 저 자리 뺏기고, 불쌍한 우리 경철 고양이. 오늘도 쫓고 쫓기고 한 판, 늘 있는 일이라 집사 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문득 "야아가 어데 갔노?"며 찾아봤더니,

온 몸을 바구니 모양대로 말아서 잠을 자는 하얀 고양이

티비 선반 아래 새로 만든 바구니에 하얀 털공 하나가 뙇! 수술해 납작해진 귀를 바깥 쪽으로 온 몸을 바구니 모양대로 말아서 잠을 자니 영락없이 하얀 털공이다. 어쩌면 고양이들은 세모난 바구니를 짜주면 몸을 세모로 만들어 구겨 넣지 싶을 정도로 바구니 모양에 제 몸을 딱 맞춘다.

철수 고양이가 봤으면 공인줄 알고 굴리고 씹고 뜯고 맛보려 했을 것이 틀림없을 것 같다

혹시 가까이 찍으면 좀 다른 그림이 되려나 다시 찍어봐도 다르지 않다. 딱한 것, 제 형에게 쫓기고 또 쫓기다가 결국 침대가 시야를 차단하고 있어 두 녀석 공히 그리 좋아하지 않는 장소로 어쩔 수 없이 찾아든 모양이다 ㅜ.ㅜ - 이 모습을 철수 고양이가 봤으면 공인줄 알고 굴리고 씹고 뜯고 맛보려 했을 것이 틀림없을 것 같은데 다행히도 철수 고양이는

선반에 매달려 두 발로 선 고양이

컴컴한 복도에 나가 키 자랑을 하시는지 이러고 있었다. 뭐가 궁금해 저리 매달려 있나 지켜보고 있으니

두 발로 서 몸을 쭉 늘여 무엇인가를 물어내는 고양이

그림에 보이는대로 두 발로 서 몸을 쭉 늘여야 보이는 곳인데, 마스크 필터가 든 비닐 봉지가 거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그걸 기어이 저 모양을 하고 끌어내서 (ㅎㅎ 역시 똑똑한 넘은 어디가 달라도 달라~)

비닐을 핥고 있는 고양이

비닐맛을 보는 중이다. (비닐 맛을 좋아하지 않는 고양이는 거의 없지 싶으다) 미안하지만 뺏을 수 밖에 없다. 가끔 비닐 조각을 삼켜 구토를 할 때도 있고 꽤 오래 저 자리에 있었던 관계로 먼지가 적잖이 묻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잠에서 깬 하얀 고양이

그러는 와중에 공기의 흐름이 심상찮았던지 하얀 털공에서 꽃이 피어났다. 정말로 집사는 "깼네" 한 것이 아니라 "꽃이 폈네"라고 느꼈다.

꽃처럼 예쁜 하얀 고양이

이거이 꽃이 아니면 세상 무엇을 보고 꽃 같다 할까~ 어떤 꽃이라도 이리 아름답고 오래 가는 꽃은 둘도 없지 암만!

고개를 살짝 외로 꼬고 콧대 높은 표정을 한 고양이

집사 마음을 읽었을까, 금새 고개를 살짝 외로 꼬고 콧대 높은 표정을 한다. 너야 그러거나 말거나 내 눈에는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고 늘 새로이 감탄스런 꽃은 느들 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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