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시간과 과정을 디테일하게 인지 한다는 증거

나로 말 하자면 인간의 탈을 쓰고 있지만 때로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전혀 모를 때가 많고 더우기 낮잠이라도 거~하게 잔 날이면 낮잠을 잤는지 밤잠을 잤는지 어스름히 남은 해의 흔적이 여명(黎明)인지 박명(薄明)인지  한참을 걸려서야 겨우 알아 차리는데 우리집 고양이 형제는 다르다. 천날만날 낮잠을 자면서도 단 한 번도 여명 박명, 헛갈리지 않는 신묘한 능력이 있다 ㅎ~


이 형제는 하루에 세 번 약을 먹는다. 철수는 아침에 병원약 그리고 한 시간 후에 유산균과 양치질. 경철이도 마찬가지이지만 저녁에 한 번 더 약을 먹는다. 저녁 양치질은 경철이 약 먹는 시간에 함께 한다.

철수고양이, 이 모습은 아침에 병원 약 한 판 드시고 유산균 먹고 양치질 할 시간이 가까워오니 나름 안방을 떠나 복도에 몸을 숨기신 것이다

철수고양이, 이 모습은 아침에 병원 약 한 판 드시고 유산균 먹고 양치질 할 시간이 가까워오니 나름 안방을 떠나 복도에 몸을 숨기신 것이다.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도망 가봐야 집사 손에 걸려 들고야 만다는 것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오랜 관찰 결과 도출 된 결론)

하얀 고양이는 유산균 먹을 시간이 가까워오자 침대 밑에 이러고 계신다.

한 편, 하얀 고양이는 유산균 먹을 시간이 가까워오자 아침밥 먹다가도 몇 번씩이나 침대 밑으로 도망가 이러고 계신다. 

난감한 표정을 짓는 고양이

아침밥을 먹고나면 곧장 약 먹을 시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인데 첫번째 약을 먹고도 아직 유산균과 양치질이 남았으니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는 상태이다. - 저 혼란스러워 하는 인간 같은 표정 좀 봐라... 이 꼴을 보는 집사 마음, 귀엽다고만 할 수가 절대로 없다.

차라리 눈을 피하고 말지, 하며 눈을 피하는 하얀 고양이

차라리 눈을 피하고 말지...

의심스런 눈빛으로 다시 이 쪽을 쳐다보는 고양이

하지만 집사가 아무런 후속행동을 하지 않고 사진만 찍고 있으니 의심스런 눈빛으로 다시 이 쪽을 쳐다보더니  집사가 사진 찍을 때는 계속 사진만 찍는다는 것이 기억이 났는지

여전히 집사의 눈길을 피한 채로 슬금슬금 밖으로 발을 내딛는 고양이

여전히 집사의 눈길을 피한 채로 슬금슬금 밖으로 발을 내딛는데

눈빛에 근심이 가득한 고양이

눈빛에 근심이 가득한 것이 아직 치를 것이 남아있다는 것을 분명히 아는 것이다.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는 고양이

오른쪽 살피고

의심과 두려움을 표현하는 고양이

왼쪽 살피고

집사 눈은 차마 못 맞추겠어서 허공 한 번 살피는 고양이

집사 눈은 차마 못 맞추겠어서 공연히 허공 한 번 살피면서

집사를 멀리멀리 돌아 180도 방향을 바꿔 의심스런 눈빛으로 다가오는 고양이

집사를 멀리멀리 돌아 180도 방향을 바꿔 가까이 오다가 치사하고 비겁한 트릭을 쓴 집사 손에 딱! 이렇게 의심과 두려움에 떨면서도 집사 곁에 오고 싶어하는 것이 고양이라는 것을 고양이를 모르는 분들은 알아 주실까...

유산균 먹고 양치질 한 후의 고양이 표정

유산균 먹고 양치질 한 후의 표정이다 - 할 것 다 했으니 이제 집사 컴퓨터질만 방해 하면 된다. 그래서 책상 위, 집사 코 앞으로 올라오긴 했는지 아직 더럽게 화는 난다.

이제 치를 것 다 치렀고 다음 차례는 아직 한참 남았으니 아래집사에게서 멀리 가지않고 집사가 고개만 돌리면 눈이 딱 마주칠 바구니에 자리잡고 앉아 잠을 청하는 고양이

끄응~ 이제 치를 것 다 치렀고 다음 차례는 아직 한참 남았으니 아래집사에게서 멀리 가지않고 집사가 고개만 돌리면 눈이 딱 마주칠 바구니에 자리잡고 앉아 잠을 청한다.

이 모든 일에 좀 더 빨리 체념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또 다른 고양이는 이미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앉았다.

이 모든 일에 좀 더 빨리 체념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또 다른 고양이는 이미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앉았다. 하지만 아직 긴장감은 풀리지 않아 경계의 눈빛을 보내는데 아무래도 고양이이기 때문에 완전히 편안해질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이 모든 일에 좀 더 빨리 체념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또 다른 고양이는 이미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앉았다.

이 고양이도 마찬가지, 눈을 떴다 감았다 아침마다의 행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 시간이 좀 더 필요한 눈치다.

이로써 고양이가 시간을 인간보다 어쩌면 더 정확하게 인지 한다는 사실은 증명이 됐[하도 밥 먹다 도망을 다녀 밥그릇을 아예 침대 밑으로 넣어 줬다. 플래시가 번쩍하니 "왜 또?"며 깜짝 놀란다]

이러다가 저녁밥을 차리면 하얀 고양이, 또 밥 먹다 도망가고 또 나와서 먹다 도망가다를 되풀이 하다가 이 저녁 행사가 끝이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집사 팔 베고 자자고 냥냥~ 보채댄다 - 이로써 고양이가 시간을 인간보다 어쩌면 더 정확하게 인지 한다는 사실은 증명이 됐는데, 언제까지 야아들에게 이런 스트레스를 줘야 할지, 사람 아이 같으면 설명이라도 하련만 고양이들에게 이런 시련을 견뎌야만 할 미래가 얼마나 더 있다고 이렇게 질 낮은 삶을 살게 해야하는지... 집사에게는 이래도 저래도 죄책감만 더 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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