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흔한 밥 먹기와 고양이 집사의 흔한 발

찌그러져 힘 없이 누워버린 한 쪽 귀 때문에 귀티나고 도도해 보이기까지 하던 외모를 다 잃어버린 것 같은 불쌍하고 미안한 내 고양이

한쪽 귀가 찌그러져 외모가 달라진 불쌍한 내 고양이

그래도 아직 도도한 파란 눈에 하얀 털만이 풍길 수 있는 약간의 차가움까지 잃지는 않고 있지만

요란하게 건사료를 먹는 하얀 고양이

그런 이 고양이가 건사료만 먹으면, 후닥투닥 누군가가 쉴 새 없이 콩 던지는 소리가 나는데

밥 먹다가 돌아보는 하얀 고양이

"사람 아니, 고양이 밥 먹는데 왜 또?" 계속 사진을 찍어대니 불만스럽고 의문이 가득한 눈길로 돌아보지만 그것도 잠시,

꼬리를 치켜들고 만족감을 표시하는 고양이

그러고도 한참이나 더 콩 던지는 소리를 내며 건사료를 포식한 고양이 만족감에 꼬리를 높이 치켜들고 당당한 걸음으로 자리를 떠나는 사이 집사는 이 고양이가 떠난 뒷자리를 확인한다

고양이가 밥 먹고 떠난 자리

바로 이렇게 때문에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은거다 이 놈아! - 별다방 컵받침에 얹어졌던 것까지 다 옆에 부었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밖으로 내던진 것이 훨씬 더 많다. 건사료 뿐만 아니라 밥이라고 먹으면 이 고양이의 뒷자리는 늘 이런 상태다. 아 이녀석은 왜 꼴값을 못하지?

뭔가 생각에 빠진 듯한 고양이 표정

혹시 집사의 툴툴거림을 듣기나 한 것일까 급쭈글해진 표정이 마치 부끄러운 걸 아는 것 같지만 천만에! 다음 번에 건사료 먹을 때 또 저럴거다. 철수는 설사 접시에 줘도 단 한 알의 사료도 밖으로 내 던지지 않는데 이 녀석은 어떤 그릇에 줘도 정말로 누군가 마룻바닥에 쉴 새 없이 콩 던지는 소리를 내며 먹는다 - 여기까지가 고양이의 흔한 밥 먹기

집사의 발에 코를 비비는 고양이

정말로 뭔가 민망했을까, 마침 제 앞에 놓여있는 띵띵 부은 집사 발에 코를 비비며 애교를 부린다

"집사 발이 왜 이랴~?"

"뭐가? 띵띵 붓고 멍 들은 건 한 달도 더 전에 삔 것인데 아직도 그러고 있고 발등에 긴 줄 두개랑 발가락에 찍힌 점 - 집사가 자해하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누가 그랬겠어! 그 뿐이랴 저 발을 지나 올라가면서 훨씬 더 심한 흉터도 한 두 군데가 아녀, 이 넘앗!"

집사 발의 흔한 흉터

뭐 발 삔 것은 전혀 경철 고양이 탓이 아니지만 저 발을 하고 택시가 잘 없어서 병원까지 갈 때마다 매 번 절반 이상을 걸어갔던 것인데 그 때는 아픈 줄 몰라 잊고 있다가 아직도 멍이 남아있고 디딜 때마다 아픈 것이 경철군 치료가 끝날 때까지 내 통증은 스스로 알아서 숨어 있었던 모양이다 - 그리고 이것이 흔하디 흔한 고양이 집사의 발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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