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랭귀지 미러링의 기술
그런 사람들이 있다. 처음 봤는데도 이유없이 끌리고 그 사람과 있는 것이 좋고 이 사람은 우리에게 어떤 손해도 끼치지 않을 것 같은 신뢰를 갖게 만드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 유감스럽게도 그 뒤에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무엇이 숨겨져 있다.
오래 된 부부
긴 세월을 함께 보낸 부부는 같이 한 세월이 길면 길수록 점점 더 서로를 닮아간다. 이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물론 외모도 닮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 말하는 것은 외모에 관한 얘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함께 하는 사람과 점점 본능적으로 맞춰가려 노력하게 돼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이나 가치관 등이 닮아간다는 연구가 나와있다. 정확히 이것이 지금 이야기 하려는 본질이다.
미러링
바디랭귀지에는 "미러링 Mirroring“ 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여기에 호모사피엔스 만의 아주 흥미로운 특성이 있다. 오래 된 부부가 점점 닮아가는 것은 수년 또는 수 십 년에 걸쳐 상대를 미러링하기 때문으로 이것이 부부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점점 더 닮아가는 이유이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성어가 들어맞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무성영화처럼
어떤 두 사람이 있을때 그 둘의 주파수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그들의 대화를 듣지 않고도, 심지어 상당히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도 금새 알아차릴 수 있는데 그것이 바디랭귀지의 관찰이다. 마치 무성영화를 보면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두 사람의 주파수가 맞거나 의견이 일치하는 사이라면 비슷한 행동 비슷한 제스처를 쓰게 돼 있는데 예를 들면 거의 동시에 물을 마시거나 거의 동시에 머리를 긁거나 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무의식 중에 행해지는데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또 하나의 예를 들면 한 사람이 한 곳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그 사람이 보는 곳을 따라서 바라보게 되는 그런 경험이 한 번 정도는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디랭귀지의 "미러링"에 속한다.
이 미러링의 범위는 대단히 넓어 친구들끼리 레스토랑에 갔을 때 가장 친한 친구와 같은 것을 주문 한다거나, 가장 친한 친구와 비슷한 스타일로 옷을 입었다거나 등도 미러링에 속한다.
"거울아 거울아, 이 나라의 막강 권력자는 누구지?"
이 미러링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가 그 팀에서 가장 말발이 센지, 주도자가 누구인지 알아내기는 전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세 명 또는 그 이상의 사람이 모인 그룹에서 단순히 누가 가장 많이 움직이거나 제스처를 보이는가 그리고 몇 명이, 얼마나 자주 그의 행동을 따라 하는가를 살피면 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대부분은 그 그룹에서 인정받는 사람이거나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일 것이다. 그런데 이 관계를 뒤집어 본다면 생각이 많아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누가 누구를 미러링하는지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충실히 따라하는가도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식당에서 한 사람이 무엇을 시키면 옆에 사람도 망설임없이 "저도 그거 주세요"한다면 먼저 시킨 사람이 매우 영향력 있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따라 주문한 사람이 그 식당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에 비해 이 미러링이 아예 없거나 비교적 느리게 일어날 때는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그는 그 자리에서의 결정이나 의견에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의문을 품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미러링의 대가
그런데 이 미러링의 기술에 통달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엄청난 습득력으로 같이 있는 사람의 바디랭귀지를 읽어내고 미러링 할 줄 아는데 초절정 기술자들은 게다가 상대의 말투까지도 금새 따라하는 능력을 보인다. 이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이 처음 보는 상대임에도 불구하고 이유 모를 신뢰감을 느끼고 편안해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 미러링의 기술자들에게 조종 당하게 되는 것이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있었던 이에 관한 연구에서 한 사람의 의도적인 미러링이 그 사람과 상대의 관계를 호전 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게다가 미러링을 당한 사람은 자신을 미러링한 사람을 이 전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험의 진행은, 연구자들과 대학생들이 1대1 모여 모종의 그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는데 학생의 절반에게는 연구자가 의도적인 미러링을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전혀 미러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후에 연구자가 매력있는 사람이었는지 학생들에게 질문이 주어졌는데 연구자로부터 미러링을 당한 학생 쪽이 훨씬 높은 비율로 "그가 매력 있었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자원자들에게 광고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고 속이고 이 때도 역시 자원자 반에게는 미러링을 실시하고 나머지 반에게는 전혀 미러링을 하지 않았다. 의견을 나누는 동안 연구자가 실수를 가장하여 여섯 개의 볼펜을 바닥으로 떨어뜨렸는데 미러링을 당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세 배나 더 높은 비율로 그것들을 줍는데 적극 협조했다.
그러나 미러링의 기술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즉시 따라해서 "흉내 "내는 것 이 아니라 몇 초 간의 시간차를 두고 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작은 동작이라도 금새 따라 하는 것이 반복되면 상대가 눈치를 채게 될 것이고 이것은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미러링의 상태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서로 거의 같은 주파수에 도달하게 되이 이제는 상대가 자신도 모르게 이 쪽을 미러링하게 된다. 내가 다리를 꼬면 그 쪽도 다리를 꼬고, 식탁에 팔을 올리면 그 쪽도 팔을 올릴 것이다. 이 때가 바로 "막강 권력자"로 들어서는 시점이다.
<고양이 형제의 미러링>
Attention!
평소 깊은 우정이나 신뢰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미러링이 전혀 위험 할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 미러링의 기술을 악용, 오용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의 바디랭귀지를 금새 숙지하고 미러링을 통해 상대의 경계를 풀게 하고 더 나아가 나를 조종하기 시작할 수 있으므로 처음 만나는 사람이 이유 없이 매력적이거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뢰감이 느껴질 때 그 이유를 살펴보시기 바란다.
눈에 보이는 뻔한 사기에 넘어가는 학식이 높은, 논리적이며 똑똑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왜일까 - 절반의 해답을 얻은 느낌이 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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