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양이, 이럴 때만 학습능력 쩔어~

우리집 고양이 형제가 애정해 마지않는 간식을 낚싯대로 껴 줬다 실패하고 그렇다고 그냥 막 먹이기에는 집사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것 같고

간식을 스스로 꺼내 먹는 고양이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이렇게 통에 넣어 스스로 꺼내먹는 수고를 시키자는 것이었는데 기가 막히게 잘 먹히는 전략이어서 고양이 형제와 집사 모두가 행복 했었다. [사냥이라고 다 같은 사냥인줄 알았더냥?] 그 날 이 후로 하루에 한 두번씩 이 형제는 번갈아 가며 "집사야, 간식 먹을 시간 돼따~"를 몸소 알리기 시작 했는데,

손을 들어 무엇인가를 하는 하얀 고양이

자려고 불 끄고 철수와 집사는 침대에 자리를 잡고 있을 때였다.컴컴한 데서 무엇이 바각바각 퉁퉁~ 긁히고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뭐야?" 얼른 머리맡의 불을 켜니 하얀 고양이가 저러고 계신다.

간식통을 뒤져내는 고양이

저 자리에 간식놀이통으로 쓰려고 다 먹은 오리가슴살 빈 통을 몇 개 모아 뒀더니

간식통을 드리블 하는 고양이

빈 통이고 나발이고 간식 먹고 싶다는 뜻만 집사에게 전달하면 되므로 드리블드리블, 어렵게 집사 가까이로 끌고와

엉덩이 붙이고 앉아 간식통을 앞에 두고 애절한 눈빛으로 집사를 올려다보는 고양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 애절한 눈빛으로 집사를 올려다보는데 이누무 집사, 저는 쳐다보지도 않고 킬킬대며 사진만 찍고 있으니 다시 벌떡 일어나

간식통 냄새 맡는 고양이

"에라이~ 정 그러면 내가 꺼내 먹을겨!" 순식간에 저쪽으로 가 다른 통을 꺼내 질질 밀고 간다. 이 번에는 내용물이 있는 걸로 잘도 골라냈다. 킁킁~ 냄새는 스멀스멀 새 나오는 것 같은데 도무지 뚜껑이 안 열린다?

간식을 못 먹어 화난 표정의 고양이

"우이씨! 짱 나는데 이걸로 슛! 해서 집사 상판을 맞춰버려?!" 하지만 헛발질,

간식이 먹고 싶은 고양이

다시 힘들게 집사 앞으로 드리블 해오더니 "내가 이만치 끌고 왔으이 나머지는 집사 니 알아서 해랏!"

간식통을 가져다놓고 돌아서는 고양이

그리고는 쌩하니 돌아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렇게 앉아 집사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하얀 고양이

실은 꼬리까지 모으고 저렇게 앉아 집사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중이다 - 이 고양이 이 밤에 저 간식 먹었게 못 먹었게? - 뭘 가르칠라 치면 세상 무너져도 "난 그런 것 몰라요~"하는 내 고양이 형제,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이럴 때는 학습능력이 쩔어요 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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