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나 쓰러질 뻔 했자녀!

우리집 고양이 형제는 밥을 줘도 맨 밥은 절대로 안 먹는, 집사 등골 휘게 하는 고약한 버릇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밥 위에 반찬 또는 고명을 반드시 얹어줘야 하는데 언제까지 이 비싼 걸 감당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걱정이 되는 상황이므로 맨밥에 길들이자는 생각에 더러는 반찬 없는 맨 밥을 디밀어 보기도 하는데,

밥그릇 스윽~ 한 번 들여다보고는 입도 안 대고 심란한 표정을 보이는 고양이

밥그릇 스윽~ 한 번 들여다보고는 입도 안 대고 심란한 표정을 보이다가

밥그릇 스윽~ 한 번 들여다보고는 입도 안 대고 집사 꽁무니를 쫓아와서는 이렇게 하염없이 해바라기를 하고 앉은 하얀 고양이

"빨리 고명 얹어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예요~"

 집사 꽁무니를 쫓아와서는 하염없이 해바라기를 하고 앉았다. 이렇게 눈까지 검실대며 간절한 표정을 지으면 집사, 굳게 먹은 마음도 어쩔 수 없이 무너지고 만다.

원래 저곳이 고양이가 저리 올라가는 곳이 아니라 밥그릇만 올라가고 고양이는 그 아래 바닥에 돌아앉은 모습으로 먹게 돼 있는 식탁이다.

원래 저곳이 고양이가 저리 올라가는 곳이 아니라 밥그릇만 올라가는 곳이다. 그러니까 이 방향에서 봤을 때 고양이는 그 아래 바닥에 돌아앉은 모습으로 먹게 돼 있는 식탁이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집사가 뒤늦게 고명을 골고루 얹고 있으면 그 잠시를 기다리지 못해 머리를 들이밀고 집사 손을 치우려 안간힘을 쓰다가

고양이는 제 몸이 작다는 걸 이럴 때 십 분 이용한다.

"아, 암만 먹는 게 바빠도 집사 손에 있는 고명은 다 얹어야 할 거 아녀?" 

그래서 나도 손을 치우지 않고 버티면 제 몸이 작다는 걸 이럴 때 십 분 이용한다. 이런 구도라면 집사는 고명을 계속 얹을 수 있고 동시에 저도 먹을 수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런데 식탁 위에 올라가면 예의가 아니라는 건 모르겠던 모양이다.

이것이 고양이의 마법이다, 껄떡대는 모습마저도 자신만만한 자기표현, 자기주장으로 보이는.

사람 아이가 이렇게 품위 없는 짓을 했더라면 한 대 콩! 줘 박고 싶었을 것 같은데... 이것이 고양이의 마법이다, 껄떡대는 모습마저도 자신만만한 자기표현, 자기주장으로 보이는.

식탁 위에서 밥 먹는 고양이

"우이씨, 현기증 나 쓰러질 뻔 했네!"

저 표정 좀 봐라, 집사가 죽을 죄를 지었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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