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있자니 문득 옆눈으로 보이는 것이 하 수상한 느낌이라 돌아보니 커텐 뒤로 시커먼 덩어리 하나가 꿈틀꿈틀~
아니 저 물건이 저기는 어떻게 들어갔을까?
아주 느리게 꿈틀꿈틀 전진해서는
빼꼼~ 마치 그렇게 통과해 나오면 이곳이 나오리란 걸 몰랐던 듯한 표정이다.
어찌나 유연한지 그대로 몸을 꺾어 바구니를 딛고 올라선다.
뒷발에 꾸악 힘 줘서 바구니 잡고 선 저 꼴 좀 봐라, 재주도 좋지럴~
휴우~ 다 빠져나왔다. 아슬아슬 얇다란 바구니를 뒷발로 붙잡고 저 좁은 곳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을 보는 집사는 행여 삐끗할까 조마조마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집사 불안감 따위 아랑곳 없다. 사실 집사가 곁에 있는지도 의식 못 할 만큼 제 놀이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앗, 그런데 그 창문이 열려 있는게 아니었어? 그런데 어떻게 그 뒤에 들어가서 산책을???닫힌 창문틀 넓이란 것이 뻔하잖은가, 고작 2cm 정도일텐데...
"궁금햐? 그람 내가 다시 한 번 보여주지!"
정말 집사에게 그 과정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실 모양인지 다시 한 번 머리를 커텐 뒤로 들이민다.
"일케일케 해서 말이야~"
2cm짜리 모노레일 위를 잘도 걸어가다가 갑자기 커텐 위로 바구니를 딛고 몸을 동그랗게 구부린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것일까?
꽤 시간을 들여 꾸물꾸물 꿈틀꿈틀 하더니 어느 새 돌아서 있다?
들어간 쪽으로 다시 나올 생각인가보다, 했더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잠시 생각에 빠진 듯 보인다.
이내 마음을 굳혔는지 다시 한 번 턴을 한다. 기왕 보여주는 거 2cm 창틀에서 고양이가 어떤 재주를 다 부릴 수 있는지 집사에게 낱낱이 보여주고 으스댈 모양인게다.
그리고는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고 생각 했는지 의기양양 아까와 같은 자리로 빠져나오는데 이 번에는 바닥으로 바로 뛰어 내린다. 저 작은 머리 속에 무엇이 들어있어 저런 재주를 피우는지 아무튼 고양이가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는 그림자 놀이임에는 틀림 없다. 무엇을 해도 신묘한 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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