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하느라 바쁜 집사 귀에 저 모퉁이 뒤에 부스럭부스럭~ 익숙한 소리가 쉬임없이 들린다. 너무나 익숙하고 자주 듣는 소리라 그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생각조차 없이 설거지를 마치고 모퉁이를 돌아서니
"어,엄니... 까꽁~" 하얀 고양이, 찔리는 게 있는지 눈을 검실검실 애교를 부린다
"이눔 시키!" 짐짓 그래보지만 혼 낼 생각은 없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들을 많이 혼 낸 것인지 외면하는 모습이 어느 새 눈치만 늘었나 싶다.
"엄니, 제가 안 그랬슈..."
"알지. 네가 주범은 아녀"
이미 뜯던 봉지 동생에게 물려주고 태연히 새 것을 물색하고 있는 이 녀석이 주범이여! 세상에나, 이 비싼 것을...
어릴 때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주범과 종범의 자리를 서로 바꾸어가며
이 짓을 해대던 녀석들이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여~ 하긴 고양이가 나이 먹었다고 제 버릇 개 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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