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청정기 - 노파의 저지레 2탄

지난 주에 고체산소 제품 '산소 한그루' 구입하고[경로당에서 가짜 물건을 비싸게 사는 이유?]온갖 의심을 다 하면서 '왜 샀을까, 왜?'를 반복하다가 정 그 물건이 의심스럽고 집구석 공기질이 걱정 되면 차라리 청정기를 사자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다가 대박 싼 물건을 발견했다.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싼 것 치고는 외관이 나름 훌륭하다]

보국전자의 에어젯 공기청정기가 89천 원, 2~3만 원 하는 필터를 추가 증정하고 6평을 커버,(우리 식구가 주로 생활하는 안방 크기를 능가함) 그리고 무료배송. 보국전자라면 대구에서는 오래 되고 유명한 가전제품 회사라 믿음도 간다. 이것을 발견하고는 다른 물건들 더 살펴 볼 필요 없이 낙점 - 사실 기계나 가구 따위 이제 더 이상 들이지 않고 하나라도 줄여가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은지 꽤 오래 돼서 지금껏 버티고 있다가 요즘의 재채기와 콧물 증상이 하 수상해 공기청정기 만큼은 일단 사보고 정 아니면 미련없이 버릴 수 있는 가격이라는 계산도 함께 한 것.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내부

결제한 다음 날 받았으니 총알배송이다. 흠... 좀 조잡하다. 필터를 끼우려고 케이스를 여는 것도 뻑뻑해 힘들고 (열다가 부러질 것 같았음) 필터를 체결한 다음 케이스를 닫으니 또 한 쪽이 절대로 안 닫히고 입을 헤벌레~(구매후기에도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 두 번째로 많았다) 뭐 싼 물건이니까 그 정도는 감수할 용의가 있는 나는 별 신경 쓰지 않고 작동을 시켜본다.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필터 체결

버뜨! 케이스 안 닫기는 걸 쿨하게 넘겨 줬는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이것이 아예 작동을 않는다, 전원 버튼을 슬쩍 눌러도 세게 눌러도 오래 눌러도 더 오래 눌러도 '삑' 소리만 날 뿐 꼼짝을 않는다.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빨간 불

이렇게 불이 들어오면서 가동이 돼야 정상인데 얼마나 시도를 해도 반응이 없길래 물건이 엄청 가볍더니 혹시 모터가 안 들어 있는 것 아니야? 라는 의심마저 생길 지경이었다 - 교환요청 - 오늘, 새 물건이 도착해 전원을 연결해 보니 또 다시 작동 안 됨... 이 뭥미?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설명서

며칠 전 네이버는 내가 e북 리더 하나 못 까는 바보라 원격지원 운운해서 속을 뒤집더니 아, 나는 어쩌면 간단한 가전제품 하나 작동 시킬 줄 모르는 바보가 된 것인지도 몰러, 그게 아니라면 두 개가 연속으로 같은 증상을 보일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 내 환경이 치매 오기 좋은 0순위라던데 올 것이 오고야 만 것인가? ㅜ.ㅜ


혹시나 해서 사용법을 꼼꼼히, 샅샅이 읽어봐도 내가 한 방법이 맞는 것 같은데... 방법이랄 게 뭐 있나 전원버튼 잘 누르면 되는 것이지? 이건 판매자의 문제가 아니라 제품 자체의 하자인 것 같으니 본사에 물어보기로 하고 보국전자에 전화를 건다. 아따, 손바닥 만한 회사에 웬 문의전화는 그리도 많은지 16분 남아있던 이 달치 무료통화 다 쓰고도 연결이 안 돼 내 전번을 남기고 끊어야만 했다.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전원부

그리고는 뭘 하고 있었나 기억도 안 난다, 갑자기 부르르~ 기계가 돌기 시작한다 @@ 뭐지? 도깨비에 홀린 기분이 이런 것이지 싶다. 그러나 흥, 껐다 켜면 또 안 될 걸? 하며 껐다 켜니 진짜로 안 된다. 또 한 열 번은 전원을 눌렀다 기다리고 눌렀다 기다리고 하니 다시 작동이 시작 된다. 야아, 요즘 세상에 이런 품질의 가전제품도 있구나, 감탄하며 다시 껐다 켜니 또 멀쩡히 잘 작동한다. 이번에는 열 번 정도 시험에 모두 잘 작동한다.


무슨 일이었을까? 영하의 기온에서 갑자기 실내로 들어와 제품 표면에 약간의 습기가 차던데 혹 그것 때문이었을까? 그럴 수도 있는 것일까? 아무튼 또 교환하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되니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그저께의 물건도 좀 더 기다렸으면 멀쩡히 작동 했을지도? 하지만 교환은 잘 했다고 결론을 내린 이유, 새로 온 물건은 케이스가 잘 여닫아지니까 그것만 해도 교환의 이유는 됐으니까.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옆면[덕지덕지 뭐가 많이도 붙었다]

그리고 구매후기를 보니 둔한 센서에 대한 말이 가장 많아 나도 판매자가 시키는대로 센서 구멍에 후~ 입김을 불어보니 묵묵부답, 다시 한 번 훅훅훅! 기침이 나오도록 불어보니 3초 후에 빨간 불이 등장, 3초 후에 다시 사라짐. 뭐 센서가 예민하다고 반드시 성능이 좋은 건 아니겠지,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한데?


센서에 대한 결론 : 주방으로 끌고가 일부러 먹지도 않을 볶음요리를 해도 기계는 해맑! 그랴? 끝장을 봐야지! 화장실에 끌고 들어가 도자기 그릇에 종이를 놓고 태우니 연기가 온 욕실에 퍼졌을 때쯤 빨간 불, 그리고 자동 '강'으로 작동 하면서 연기가 어느 정도 빠질 때까지 빨간 불로 계속 일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정 공기질이 의심스러울 때는 수동으로 "강" 작동을 해야할 것 같다는 것.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제품 사양

[보국 공기 청정기 에어젯 - 하루 사용 후기]

1. 가격이 착하다 - 그러나 판매처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니 잘 봐야한다. 이 큰 가격 차이에 대해 본사에 물어봤으나 (KC인증번호 끝자리에 비싼 것은 a인지 c인지가 하나 더 붙어있어 이 부분을 물었는데) 모델번호가 같으면 같은 품질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가격차이

2. 센서가 둔하다.

3. 바람이 엄청 세다 - 소음도 바람 세기에 따라 선풍기와 비슷해서(좀 더 조용함) 여름철 선풍기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헤파필터

4. 필터가 허술하다 - 헤파필터와 카본 필터의 일체형이라 더 편리 하다고 안내 돼 있었지만 필터 등급이 없다. 고로 필터링 능력이 좀 의심스럽긴 하다.

가전제품 전원부[이미지 출처 :한국전력 블로그 blog.kepco.co.kr]

의문 : 대기 전력이 있다 없다? - 위 그림에서 보다시피 대기전력이 없는 것은 작대기가 동그라미 속에 쏙! 들어가 있는데 이 제품은

보국전자 에어젯 공기청정기 전원부

위 그림처럼 대기 전력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애매하게 표시 돼 있다. 동그라미가 살짝 열려 있는 걸로 봐서는 얼핏 대기전력이 없는 걸로 보이게 하려는 꼼수? 이런 전원버튼의 비밀을 아시는 분 손!!! ^^


결론적으로 잘 샀다는 생각을 한다.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집진능력이 있는데 명색이 필터까지 있으니 그 정도의 역할은 분명히 할 것이고 선풍기도 마침 필요했는데(정말로 바람이 세다 ㅋㅋ) 버티고 있었던 참이라 여름에 잘 쓸 것 같은, 게다가 선풍기보다 더 비싼 것 같지도 않고 전기세도 하루10시간 사용 기준으로 일 년에 12000원이라니 전력 소비량도 선풍기 정도이니 잘 샀음!


이상 '노파의 저지레 2탄'에 대한 기록이 끝났고 조만간 3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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