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만 살 수 있었던 코스트코의 계절 상품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요즘에는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생물이 아닌데도 코스트코에는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시작으로 재고가 없어질 때까지만 판매했던 내가 가면 꼭 사는 물건이 있다. 어제 울온냐가 갔다가 사다준 것으로 (갈 때마다 못 찾아 못 사 주더니. 웃기는 것은 직원들에게 물어도 매 번 모른다고 함)

워커스 쇼트브레드

바로 쇼트브레드라는 이 쿠키인데 요즘에는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정도가 됐으니 더 이상 계절상품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무튼 내가 직접 다녔던 수입 초기에는 반드시 크리스마스에만 한정으로 판매 돼 일 년 내내 목 빠지게 기다려야만 살 수 있었던 물건이다. 


내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간식들이 그렇듯이 이것도 Wien 시절에, 너무나 비싸서(어찌나 고급인지 전문점으로 따로, 그것도 딱 한 군데 있었을 정도) 어쩌다 한 두 개 사서 야금야금 쥐가 갉듯이 아껴 먹었던 것인데 어느 날 코스트코에서 이런 대형 깡통을 -그것도 Wien 대비 무척이나 싼 가격에 - 발견하고 얼마나 뛸듯이 기뻤던지!

쇼트브레드는 설탕1 - 버터2 - 밀가루3의 비율로 만드는 전통 스코틀랜드식 쿠키

쇼트브레드는 설탕1 - 버터2 - 밀가루3의 비율로 만드는 전통 스코틀랜드식 쿠키로 티타임에 곁들여 먹는 것이지만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히 높은 칼로리를 자랑하고 실제로 든든하기까지 하다.


버터의 비율이 높아 내 연령대의 사람들 중 느끼함을 이유로 '맛있다'는 평은 하나도 없지만 느낀한 걸 좋아하는 나는 이것이 Wien에의 향수과 함께 정말 환장할 지경으로 맛있다. 물론 '미쿡'에서 만들어지는 듯한 이 물건은 단맛이 더 강하고 버터향도 뭔지 모르게 자연스럽지 않아 덜 고급스럽지만 70%는 같은 맛을 내니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 얼마나 반가우면 포스팅까지 하겠는가 ^^

워커스 쇼트브레드 핑거

깡통에는 4가지의 쇼트브레드가 들어있는데 동그란 모양 2, 삼각형(조각 피자 모양) 1, 직사각형1 이렇게 4종류다 - 요즘에는 여러 가지 맛이 많이 나온 걸로 보이는데 이 깡통 속에는 줄기차게 이 4가지만 담겨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두꺼워서 푸근한 느낌을 주는 직사각형의 핑거브레드이므로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모양이 다르다고 레시피가 다르지는 않아서 맛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미세한 식감의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동그란 두 종류의 모양 중 하나는 좀 거친 느낌이라면 다른 하나는 좀 더 부드러운 느낌 정도? - 이것도 예전에는 모양마다 확연히 다른 느낌이 났었는데...


예전에 누군가는 내가 무작정 버터쿠키를 좋아한다고 생각 하고 퍼어런 깡통에 든 덴마크 쿠키를 두 개씩이나 사 온 적이 있었는데 천만에, 그것과는 가격 이상으로 비교가 안 되는 맛이다


그리고 얼마 전 온라인에서 크게 문제가 됐던 가짜 유기농 쿠키를 사 먹을 바에는 가격도 싸고 공장 제품이지만 그나마 속임수는 쓸 수 없는 이런 것을 사 먹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그리고 코스트코에 가면 꼭 사야하는 것 두 번째는 치즈케익

그리고 코스트코에 가면 꼭 사야하는 것 두 번째는 치즈케익! - 이것이야말로 가성비로 따지면 내가 아는 국내의 어느 치즈케익도 따라오지 못한다. 진정한 품질이야 알 수 없지만 다른 베이커리의 것과 비교 했을 때 이 물건은 도대체 밀가루가 들어가기는 했어? 할 정도로 치즈의 함량이 단연 높다 - 이건 한 번 시작하면 반드시 2/3는 먹어야 끝이 난다.


사실 나는 미쿡 냄새가 나는 먹을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 유럽의 것들과는 많이 다르다, 빵맛도 햄과 치즈맛도 심지어는 버터맛까지 - 이 치즈케익 만큼은 불만이 없다

코스트코의 속 시원한 사이즈의 대형 피자

그리고 속 시원한 사이즈의 대형 피자! 특별히 맛 있는 건 아니지만 이것도 가성비가 대단히 좋은 물건으로 나는 같이 먹어치워 줄 사람이 없어 코스트코를 알고지낸 20여년 동안 두어 번 정도 밖에 못 먹어봤다. 그런데 어제, 손 큰 울온냐는 내 집에 사람 입이 몇 개인지 전혀 고려치 않고 제 손 크기 만큼 질러와서 어제 한 번의 배달로 냉동실 문이 닫히지 않을 지경이 됐지만 피자를 야금야금 하나씩 꺼내 먹을 생각을 하니 먹기도 전에 벌써 기쁘다 ㅎ~


그리고 참 좋은 세상이다, 돈만 지불 하면 온 세상의 오만 추억이 손쉽게 집으로 찾아오는 시절이니 말이다(이런 말 하면 늙은이라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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