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자는 시간만 빼고는 하루종일 조올~졸 집사 꽁무니만 따라 다니는 고양이, 우리집에서는 하얀 고양이 경철이가 주로 그러는 편이어서 무심히 설거지 등에 열중하고 있다가 돌아서는 순간 발길에 채일듯 앉아있는 하얀 솜뭉치에 "히익!"기절 할듯이 놀라기도 하고 더 많은 경우에는 마치 목줄이라고 하고 있는 것처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쉴 새 없이 따라다니는 바람에 속으로 "쫌!"하고 짜증을 부릴 때도 있다.
그런데 알고보니 내 고양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그런 편이어서 세탁실이나 화장실 등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와도 고양이가 문 앞에 오두마니 앉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찡~해지는 집사는 많고도 많았다.
그런데 고양이는 도대체 왜 이럴까?
1. 아기 때 배운 버릇이다
아기 고양이들은 모두 어미 고양이를 졸랑졸랑 따라 다니면서 세상을 배워나간다. 특히 어미를 따라다니면 먹을 것을 얻을 수 있고 재미있게 놀 수도 있으며 사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데 이 때 들인 습관의 연결로 어미 역할을 대신하는 집사를 저절로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다.
이럴 때 집사가 스킨십 등의 적당한 반응을 보이면 유대감이 한결 더 강화될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그러나 무거운 것이나 뜨거운 것을 옮길 때 발 길에 채일듯 따라 다닐 때는 화도 못내는 집사 속은 그야말로 뒤집어진다)
2. 호기심 때문이다
고양이는 호기심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의 호기심 대마왕들이다. 고양이의 눈에는 집사가 하는 모든 행동에 호기심이 생기고 참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까 고양이 자신은 생각지도 못했던 행동을 많이 하는 집사의 모든 것이 궁금한 것이다 - 단 한 번도 예외없이 장바구니를 검사한다거나 집사가 먹는 모든 것은 반드시 냄새를 맡아보겠다고 덤비는 행동 등이 좋은 예이다
3. 불안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먹을 것을 제공하고 안전을 보장하며 듬뿍 사랑을 쏟는 집사의 존재가 어미와 같아서 집사가 안 보이게 되면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런 현상은 특히 집사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고양이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우리집 경철이가 뚜렷한 예로 집사가 다른 공간에 문을 닫고 들어가 오래 눈에 보이지 않으면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기도 한다
이것은 성묘라고 다르지 않은데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늘 집사의 보살핌만 받고 스스로 사냥을 하는 등 어른 고양이로서의 행동을 배운 적이 없는 고양이는 늘 자신이 아기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4. 애정표현이다
직장 등으로 집을 오래 비우는 집사의 고양이일 경우 집사가 돌아오면 끊임없이 집사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다리에 머리를 비벼 대거나 감싸고 빙빙 도는 것으로 그 동안 외롭고 그리웠다는 감정을 표현한다 - 이런 경우라고 판단 되면 집사가 고양이에게 스킨십 등으로 충분히 반응 해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동물행동학자들은 말한다
5. 바깥에서 나를 따라오는 고양이는 뭐지?
아마도 든든한 캣맘이 있어 사람에게 익숙한 고양이, 길을 잃거나 외출 또는 유기 된 집고양이일 수 있다 - 만일 집을 잃은 고양이라는 판단이 들면 아이를 자세히 관찰하면 목걸이 등의 표식이 있을 수 있다. 만일 그런 것이 없다고 해도 사진을 찍어 SNS에서 등에 올려 널리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그 고양이를 잃은 집사는 밤낮으로 고양이를 찾아다니며 눈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므로.
SNS에 널리 알리는 방법을 유기 된 고양이일 경우에도 유용한데 덕분에 얼마 전 집사로 유명했던 아이돌 스타 중 한 명이 자신의 고양이를 유기한 것이 밝혀져 큰 논란이 일었던 경우도 있었다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