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경철군, 얼른 보기엔 엄청 깔끔할 것 같지만~
어느 밤, 모니터 앞에서 알짱거리는 경철씨 똥꼬가 하필 내 코 앞에 "날 좀 보소오~" 하고 있어 아니 볼 수 없었던 상황... 쌀 알 만한 것이 똥꼬 윗부분에 철썩!
손으로 건드리니 톡, 떨어져 줘서 책상을 통통 치며 "이 눔, 이게 머야!" 하니
넘 작아서 보이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정겨운 냄시가 난다아~??? 입으로 들어갈 뻔한 아찔한 순간이 바로 이 다음에 연출 돼 급히 카메라를 놓고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제, 좀 더 큰 덩이로 간다.
어릴 때 아이들은 화장실에서 후다닥 투다닥 할 때가 자주 있었는데. 이 날도 당연히 또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잠시 후 모래 매트 위에서 발견한 한 덩이, 화장실에서 투닥대다 마지막 한 덩이를 똥꼬에 끼고 쫓겨서 급히 튀어나왔던 듯... 번개처럼 빠르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즉시 휴지에 싸들고 범묘 색출에 나섰다.
경철군, 코 앞에 들이댔더니 흡! 놀라 진저리를 치며 도망 가심, 그렇다면?
철수군, 흠냐리~ 저 정다운 표정 좀 보소!
철수는 가끔 내 팔뚝에다 똥꼬를 붙이고 앉을 때가 있는데, 엉덩이로 앉는 것도 아니고 꼬리를 말아넣어 앉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똥꼬를 찰싹! 붙이고 앉는다. 그렇게 엥엥 애교부리며 한참을 뭉그적대고 있다가 경철이 잡으러 갑자기 뛰어 나가면 뒤에 남는 건 말로 다 표현 못 할 향기로움~
열에 여덟은 이 꼴이다.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소심한 복수! "이 눔, 이게 머야, 냄새 좀 맡아 봐, 너는 좋으냐?" 빨아들일 듯 음미하는 몽롱한 표정으로 "응~ 나는 조아~~" 하더군, 쩝!
기어이 인간 옷을 갈아입히고는 '그게 뭐? 어때서?' 하는 말짱한 표정. 그런데 경철이는 맨날 저렇게 날아다니면 좋을까? - 철수 뒤로 보이는 저 허연 물건. 우연히 생긴 일이지만 혹시 나중에 이상행동이나 예기치 못한 설사 등이 있을 때 누구인가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듯해 수확이 없지는 않았다. - 제 똥 냄새에는 두 녀석 모두 같은 반응이었으니까.
경철군 또 하나,
모니터 앞에서 포인터 잡기 하며 잘 놀다가 뒷발을 타라락! 털며 반대편으로 오더니 또 다시 같은 짓을 하며 있던 자리로 건너간다. 수상하다, 뭔가 있다! 목덜미를 콕 잡아 발을 들어보니... 오줌을 누고 덮기 전에 밟아버린 것.
셔텨를 두 번이나 눌렀는데도 실패, 날 죽일 거냐고 하도 지롤발광을 해 다리 부러질까봐 더는 못 찍었다. 그나마 똥 밟았을 때보다는 그림이 훨씬 인간적이이다, 똥도 꽤 자주 밟는데 그건 그야말로 끔찍해서 한 발자국이라도 더 떼기 전에 닦아주느라 바빠 못 찍음.
아닌 밤중에 족욕을 하고, 지도 엄청 찝찝했던지 처음으로 얌전히 발을 말리게 내맡기고 있어 가다랑어를 선물로 줬다, 잘못은 지가 하고 비는 건 인간이 한 꼴.2013.07.07
그랬다, 어릴 때는 이런 일이 제법 자주 있었는데 요즘엔자라서 그런지 덜 설쳐 그런지 아주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확연히 어른 고양이답게 행동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만. 경철군은 특히 오줌을 자주 밟고 나왔었다. 똥은 철수군! 저렇게 늘 모니터 앞에서 마우스포인터를 사냥하곤 했었는데 책상이 작아졌기 때문일까 데스크탑을 쓰지 않기 때문일까 요즘은 컴퓨터 가까이에 오지 않는다, 노트북도 모서리를 깨물깨물 하곤 했는데... 사진 찍는 솜씨가 볼 때마다 아쉽다, 첫사진 모니터에 보이는 경철군 하품하시는 장면 등, 참으로 아쉽다 나의 무지함이2017.08.16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