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바구니 짜기

육포를 다시 만들어 주기 시작한 이 후로 청소 때마다 짜던 바구니를 들치면 이 모양이다.

고양이가 숨겨놓은 육포

야생의 사냥꾼, 경철씨 아지트라고 해야하나, 요즘에는 던져주는 것도 싫고 반드시 그릇에 얼굴을 처박고 직접 물고 달아나 저 타래 위에 앉아 냠냠드시고 그걸로 축구하고 돌아다니다 다시 저리로 물고 가 드시고 나머지는 타래 아래에 저장 해두시고, 그거 다시 꺼내려니 잘 안 나와 바각거리기도 하시고. 날은 자꾸만 따뜻해지는데 이렇게 아이들이 포획물 숨길 곳이 많아서는 개미의  천국이 곧 다가오리라는 예감에 바구니를 빨리 마무리 해 저 자리를 정리해 버리기로 마음 먹고 일감을 꺼내 펼쳤는데... 노는 꼴들이 어찌나 예쁜지 아이들을 물리칠 수도 일감을 계속 잡고 있을 수도 없어서 사진만 계속 찍고 봤더니, 흥 느들이 바구니를 다 짰네 그랴.

사람이 일거리를 펼치자 단 번에 몰려 든 고양이 형제

이 시절에는 고양이들의 등살에 정말이지 거의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바구니를 짜면 바구니 위에서 놀고 싸우고, 컴퓨터를 키면 모니터 앞에서 또는 키보드 위에서 놀고 싸우고.

열심히 의논 중인 형제 고양이

이렇게 일거리를 펼치자 마자 덤벼들어 인간을 물리쳐 버리더니 제법 즈들이 짜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 시덥잖은 말풍선도 넣어보고 그랬네라...

가르치고 배우는 것처럼 보이는 형제 고양이

철수군을 시범을 보이고 경철군은 열심히 보고 배우는 중.

바구니 짜는 것처럼 보이는 하얀 고양이

경철아, 이 장면에서 철수는 어디 갔었니?

마치 이야기 하고 있는 듯 보이는 고양이 형제

고양이들의 행동을 따라잡고 있자니 저들이 정말로 뭔가 의사소통을 해가면서 일을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둘이서 오손도손 이야기 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꽤나 잡혔다.

사람의 일을 방해하는 귀여운 고양이들

이렇게 한 동안 별 트러블 없이 오손도손 잘들 놀고 있다가

사람의 일감을 가지고 노는 고양이 형제

경철군, 즈 형이 씹고 있는 지끈까지 모다 몰아서 저 쪽으로 끌어가니 철수, 뒷태가 이미 말 하고 있다 "머 하는 것이야, 저 자슥?!"

형 고양이를 물어뜯는 동생 고양이

철수군, 경철에게 끌려간 지 끄내끼 찾으러 갔다가 이 꼴이 되고 말았다. 이 시절에는 경철군이 엉아를 깔아 뭉개기도 했었구나, 아기 시절 잠깐 그러고 만 것이라 기억도 가물가물.

바구니 위에서 싸우는 고양이 형제

그런데 내가 보기에도 경철이 어느 순간부터 오버한다 싶었는데 역시 힘으로는 철수를 이길 수 없는 듯 배지기 한 방에 경철군 진짜로 멀리 나가 떨어졌는지 어쨌는지는 앨범을 뒤져 봐야 하는데 300기가 넘는 사진들 중 어느 앨범에? (게시한 날이 2013.07.06 22:10이니 그 즈음을 보면 되겠군) 그렇게 저 날의 바구니 짜기는 한 줄도 채 못 완성하지 못하고 끝이 났던 기억이다. 덕분에 경철군은 포획물 저장고를 꽤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


육포를 만들어주지 않은 지가 벌써... 해주려 하면 집안에 우환 오고, 해주려 하면 건조기 고장 나고 또 해주려 했더니 조류독감이라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것. 나도 저거 안주 삼아 막걸리 꽤나 마셨었다. 그런데 요즘 살충제니 뭐니 계란 닭고기가 말이 많아 또 미루게 되는 이유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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