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아니므니다, 차력사이므니다~

언젠가 소개한 적이 있다시피 경철이, 고양이로서는 상당한 은근과 끈기를 발휘하는 근성 있는 고양이로 장난감을 한 번 포획하면 좀처럼 놓치지 않고 포식할 장소를 찾아 몇 십 분씩 온 집안을 살피며 돌아다녀 오히려 사람을 먼저 지치게 만드는 특별한 고양이다

경철이, 고양이로서는 상당한 은근과 끈기를 발휘하는 근성 있는 고양이다

이 녀석 머리 위로 장난감을 흔들어 줄 때부터 쉽게 끝나지 않으리라는 예상은 이미 하고 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부엌에서 낚아채 손에 넣은 포획물을 이미 침실이며 거실이며 돌아다니는 고양이

부엌에서 낚아채 손에 넣은 포획물을 이미 침실이며 거실이며 피아노 위 캣타워 꼭대기 책상 등, 모두 거쳐도 장면 욕심에 종종걸음으로 따라다니는 집사를 따돌릴 방법이 없으니

장난감을 입에 문 하얀 고양이

침대방으로 가는 척하다 획! 돌아서 다시 피아노 방으로 향하는 등, 나름의 페이크까지 구사해 가며 혼자 즐길 만한 아늑한 장소를 찾아 다닌다

어두운 밤 창가까지 달아난 고양이

그러나 어두운 밤 창가까지 달아나도 여전히 집사가 지칠 줄 모르고 따라오니

화장실에 풍덩 빠져 버리면 안전하리라 생각 했던 고양이

화장실에 풍덩 빠져 버리면 안전하리라 생각 했던 것일까, 화장실 턱을 밟고 서서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화장실로 뛰어내려 포획물을 내려놓으려는 고양이

훌쩍 뛰어내려 포획물을 내려놓으려다 생각 해보니 아닌 게 아니라 이곳은 그야말로 화장실일 뿐, 품위 있는 괭이가 포획물을 씹고 뜯고 즐길 곳은 아닌 듯하여

고양이 장난감이 발판에 걸렸다

다시 다른 은신처를 찾을 생각으로 화장실을 빠져나오는데... 어쩐 일인가, 포획자가 더 이상 전진을 하지 않고 모래발판 위에서 머뭇머뭇하고 있어 사람 짧은 생각에 설마 저기 앉아서?라는 물음표가 나오자마자 "아이 더러, 이리 안 나와?!" 집사의 닦달에 안절부절하다 하는 수 없다는 듯 전진을 감행하는데

모래판까지 끌고 나오는 고양이

으잉? @@ 모래발판이 질질~ 같이 끌려 나온다. 

"야! 그건 왜 끌고 나오는겨?" 

"내가 일부러 그러는 걸로 보여?!" 당혹함이 역력해 보이는 표정과 눈빛이다

차력사처럼 모래발판을 끄는 고양이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장난감 손잡이 끝이 모래빠짐용 구멍 속에 아주 제대로 콕 박혀버린 것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발판이 작은 것도 아니고... 웬만하면 이빨을 보호하려는 본능에 포획물을 포기하고 말텐데 이쪽에서 물고 저쪽에서 물고 이리저리 커브까지 틀어가며 기어이 방 한 복판으로 끌고 나오다

고양이가 아니므니다, 차력사이므니다~

" 야아~ 무슨 고양이가 그런 짓을 하니?" 

"고양이가 아니므니다~, 차력사이므니다~~" 

끝내 방 밖으로 끌고 나갈 작정을 한 모양인지 그렇게 힘겨운 길을 끌고끌어 방문 앞까지는 갔는데

모래발판을 방문 밖으로 끌어내려는 고양이

어랏! 그만 방문턱에 턱! 걸려 엉덩이를 뒤로 빼고 당겨도 당겨도 발판 포함 장난감은 도무지 더 이상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결국 무리한 힘을 이기지 못한 장난감

장난감을 놓친 고양이

 띠요오~~~~옹~ 딸랑딸라앙~ 요란한 소리를 내며 튕겨나가고 말았다. 이 전과는 다르게 끝내 반항하는 포획물에 적잖이 당황한 경철 고양이

생각에 잠긴 고양이

그리고도 한참을 왔다갔다 물었다 놓았다 주변을 뱅뱅 돌며 포기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는 은근과 끈기를 과시하는 뚝심의 싸나이

지칠 줄 모르고 장난감을 탐내는 고양이

저거 그냥 두면 아아 이빨 다 빠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집사

황태채를 사냥하는 고양이

바깥 고양이 지영여사는 사뿐히 즈려 밟고 다니시는 황태채로 꾀어내 상황 억지종료. 사람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은근과 끈기를 발휘하시는 경철 고양이, 이제부터 그냥 고양이가 아니므니다, 차력 고양이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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