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고양이를 동생으로 둔 형 고양이의 외로움

서로의 존재를 잊고 한 녀석은 낮잠에 한 녀석은 창 밖 구경에 빠져 있다가 바깥 구경을 하던 외향적이면서 정 많은 철수 고양이 문득 외로워졌거나 심심해졌거나,

눈치도 배려도 없이 잠들어 있는 동생을, 더구나 들리지도 않는 동생을

난청 고양이를 동생으로 둔 형 고양이의 외로움 1

철수 고양이가 자고 있는 동생을 아르르~ 하며 아는 척을 한다.

난청 고양이를 동생으로 둔 형 고양이의 외로움 2

"자냐? 놀자, 놀자아~" 언제나 동생에게 그루밍을 받는 쪽이던 녀석이 쭈욱쭉~ 그루밍까지 해주며 동생의 환심을 사려 노력 중이다. 드디어 깨우는 데는 성공한 것 같은데 동생 녀석 눈꼬라지가 ... 심지어는 한껏 몸을 뒤로 빼며 거부하는 듯한 몸짓을 보인다.

난청 고양이를 동생으로 둔 형 고양이의 외로움 3

살짝 섭섭하거나 비위가 뒤틀리기도 하지만 기왕 시작한 것 조금만 더 애 써 보자... 하다하다 똥꼬까지 씻어주는데도 단잠에서 깨워진 탓인지 경철 고양이의 못마땅해 죽는 표정은 변하지많고.

난청 고양이를 동생으로 둔 형 고양이의 외로움 5

"뭐야... 아무리 자고 있는 걸 깨웠기로서니 이렇게까지 개무시를..." 자존심이 상한 철수 고양이, 무안해진 얼굴로 자리를 뜬다. 당황한 집사, 혹 내가 놀아줘도 될까냐고 "철수야, 철수야아~"불러도 뒤도 안 돌아 보고 나가 버렸다.

난청 고양이를 동생으로 둔 형 고양이의 외로움 6

"뭐, 우짜라고..." 경철 고양이 못마땅해 죽겠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신다. 더러바라...

 

철수 고양이가 주책인 건지 경철 고양이가 까칠한 건지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 기분에 집사도 덩달아 기분이 꽁기꽁기... 경철 고양이의 조금 잦아진 기침으로 이미 넉다운, 후지가 마비 돼 버린 아이를 안고 인공호흡 해가며 병원으로 뛰는 꿈까지 꾼 날이라 더 예민해져 버린 듯하다. 2012.06.25

 

당시에 걱정했던 기침은 다행히 바구니 턱에 스스로 목을 눌러 기침을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한 이 후로 그런 자세가 나오면 목을 들어주는 방법으로 해결을 했었다. 그러나 이 고양이 형제의 관계는 자라면서  점점 더 각자의 성격이 뚜렷해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데면데면한 사이로 발전돼 버렸다. 그런데 쌍둥이가 이래도 되는 것이야? 나는 내내 그 생각이다. 사실 내 꽁무니 좀 덜 따라다니고 물든지 뜯든지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쏟고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의지도 해가며 지내면 좋으련만. 언제가부터는 장난감도 같은 걸로는 놀지 않는다. 한 녀석이 놀면 다른 한 녀석은 아예 놀이에 관심을 꺼버리고 내내 뚱하고 있어 집사 마음을 상하게 한다. 모르겠다, 울엄니 우리들 냅두고 기르셨듯이 나도 냅두면 즈들 알아서 자라겠지... (이미 다 자라기도 했거니와)

 

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오해를 만드는 원인은 초반에 등장한 "아르르~"가 경철에게는 들리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놀자는 말을 들을 수가 없으니 경철 입장으로서는 갑작스런 집적거림 내지는 시비 거는 것 쯤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고 철수 고양이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뜻으로 놀자고 해도 매 번 모른 척 무시해버리는 동생이 몹시도 야속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자신이 사람인 줄 아는 철수에게 만큼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 설명하고 싶은데... 말을 붙이면 대꾸는 얼마나 꼬박꼬박 해대지만 --;;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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