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도 봐도 알 수 없는 고양이 형제의 관계

괴롭히는 자와 괴로운 자, 외로운 자와 냉정한 자?

사람 부모들이 자식들의 세세한 성격과 서열(?)관계를 정확히 모를 때가 있듯이 고양이 형제의 집사인 나도 그런 것인지 거의 매일 거듭되는 아래의 장면들에서 거듭거듭 관찰해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1. 다가가는 것은 언제나 철수이며


2. 공격을 시작하는 것은 경철이로 보이는데 실상 철수가 해꼬지를 해서 그런지 아니면 경철이 철수를 귀찮아 해 그런지는 파악이 안 됨


3. 자리를 먼저 피하는 것은 100% 경철이


4. 철수가 공격자이며 경철이 피해자인가?


5. 그렇다면 많은 경우 경철이 공격자의 포지션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6. 또 만일 그렇다면 철수가 외로운 자이며 경철이 까칠한 자인가???


이렇게 번호 붙여가며 일일이 연구분석해 무엇에 쓰겠는가만은 적어도 보호자로서 아이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싶지는 않기에.

고양이 형제, 아침 식사 후 그루밍 타임

아침밥을 먹고 난 후 그루밍 타임, 기분 좋게 각자 자리를 잡고 볼 일을 보다가... 문득 철수씨 눈에 띈 경철씨의 탐스런 꼬랑대이! 하도 예뻐 보여 입맛을 다시며 살살 얼러 봤더니, 

혼자 남겨진 형 고양이

다음 샷 찍기도 전에 이미 옆자리는 훼엥~~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고양이 형제의 싸움

또 다른 아침, 대개는 내가 컴퓨터에 정신을 팔고 있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짚어낼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공격하는 자와 방어하는 자! 포지션으로 봐 한 눈에 구분이 되는... 당황스런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방어하는 자.

알 수 없는 고양이 형제의 싸움 3

격렬한 공격과 방어, 그러나 누가 무엇을 어떻게 잘 못 했는지는 당자사들만 알 뿐.   소리 한 번 나지 않는 희한한 괭이들의 쌈박질.강쥐 부모님들은 "어떻게 소리가 안 나, 저렇게 싸우는데?" 하셔도 할 수 없다. 소리가 하나도 안 나, 진짜로 안 난다.

깜짝 놀란 표정의 하얀 고양이

그러나 돌아서는 저 눈 빛은, 오히려 디지게 당하고 혼이 나가버린 듯한???

창가에서 다정히 낮잠 자는 고양이 형제

그리고 세 시간이 지난 후, 낮잠 주무시는 모습은 또 이렇다. 누가 봐도 세상 다정한 고양이 형제가 아닌가!

잠을 자려 뒤척이는 하얀 고양이

그리고 어젯밤, 모두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잠 들 준비를 하던 시각, 널부러져 뒤척이는 모습이 하도 예뻐 카메라 불빛을 쏘아대는 집사를 향해 귀찮다는 듯 "아아이~"하며 돌아누운 경철 고양이,

잠이 안 와 장난감집을 들락날락 하는 고양이 1장난감집을 들락날락 하는 고양이 2

금새 잠이 안 오는지 기차집을 들락날락, 오락가락 하시던 철수 고양이, 슬그머니 경철이 있는 바구니로...

동생 고양이에게 놀러간 형 고양이

살짝 일어나 자리를 내어주는 듯한 경철군? 이제 이렇게 나란히 앉아 그루밍을 시작하면 완벽하겠지,

형 고양이를 버리고 이동하는 동생 고양이

그러나. 손찌검이 오간 것도 아니고 몸짓으로 어떤 신호를 보낸 것도 아닌데(둘의 눈빛을 보니 뭔가 주고받은 신호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철수씨가 앉자마자 경철군, 벌떡 일어나 창가의 바구니로 순간 이동,철수가 경철이 자리를 뺏은 것일까?그렇다면 저 자리에 그대로 않아 그루밍을 시작 할 것이고...철수는 저 바구니에서  자는 일이 없는데...?

그루밍 삼매에 빠져 있는 고양이 형제

아니나 다를까 혼자 남겨진 철수 고양이,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자석처럼 경철씨에게로... 다시 투닥투닥 하는가 싶더니 그루밍 시작, 한동안 그루밍 삼매에 빠져 있길래 이제 자려나보다, 대부분의 밤잠 전에는 저 자리에서 저런 풍경을 연출하는 것이 순서였으니.

처절한 표정의 절대 고독자 고양이

 

이제 나도 불 끄고 자야겠다, 그러나 불을 끄고 누워 자리를 고르던 내가  발견한 것은 처절한 표정의 절대 고독자!결국 경철 고양이는 저 자던 잠자리를  - 바구니는 바뀌지만 늘 내가 자는 방에서 같이 잠 - 버리고 다른 방으로 건너가 버렸다. 우리 아이들은 사이가 좋아, 나빠를 쉽게 판단해 내는 다른 괭이 엄마들은 그걸 어떻게 아는 건지...다른 집 포스트를 구경해도 이 아이들처럼 쌈박질을 해단다는 말이 거의 하나도 없는 걸 보면 이 아이들이 특별히 막 돼 먹은 놈들인 것인지, 봐도 봐도 알 수 없는 것은 괭이놈들 속사정이라. 하고 보니 6년이 더 지난 지금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 다만 달라진 것은 철수가 경철에게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언제나 싸다구를 먼저 날리는 쪽은 변함없이 경철군. 그냥 성격 차이려니 정도에서 끝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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