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밥 먹을 때 수염이 아파요

내 고양이는 밥 먹을 때 음식을 낚시질 해서 바닥에 놓고 먹어요, 내 고양이는 가운데에 있는 밥만 파 먹어요, 등의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 이런 현상은 고양이가 나쁜 버릇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수염이 그릇에 닿아 아프기 때문에 오는 것일 수도 있다. 고양이 수염이 아프다고?

고양이 수염은 왜 아픈가?

물론 고양이 수염 그 자체가 아픈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염은 보통 털의 세 배 이상의 깊이인 피부 속 2mm에 박혀 있는데 모낭 끝에는 수 많은 신경세포들이 모여 있어 대단히 예민한 센서 역할을 해 공기의 흐름까지도 감지할 수 있다.

 

심지어는 난청 고양이가 혼자 있다가 누군가가 가까이 온다는 것을 이 수염으로 감지해 낼 정도로 민감한데 너무 좁거나 깊은 밥그릇을 사용하면 이 민감한 수염들이 그릇 가장자리에 스치면서 통증과 불쾌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용감하고 너그러운 동물인 고양이는 사소한 일로 징징대며 하소연 하는 일이 드물어서 차라리 수염이 그릇에 스치지 않게 밥을 꺼내다가 바닥에 놓고 먹거나 높이 쌓여 있는 부분만 골라 먹는 행동을 하게 된다.

고양이 밥그릇 선택하는 법 1

집사들은 정성 들여 예쁜 그릇에 성찬을 마련해 배 고픈 고양이가 기쁘게 밥그릇을 비워주길 기대하지만 고양이들은 종종 반쯤 찬 그릇의 밥은 거들떠도 보지 않거나  어렵게 낚시질 해 그것만 깨작깨작 먹고는 배가 고프다고 하소연 한다면 수염의 통증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므로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밥그릇으로 한 번쯤 테두리가 얕고 지름이 넓은 그릇으로 바꿔서 시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랬을 때 고양이의 식사태도가 달라진다면 분명 밥그릇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론 그릇을 탓하지 않고 잘 먹어주는 고양이들도 많지만 적절한 그릇을 선택해 준다면 고양이들의 식사시간은 좀 더 즐거워질 것이다.

고양이 밥그릇의 조건

고양이 밥그릇 선택하는 법  2

지름이 적어도 15cm 이상, 깊이는 3cm 이하에 바닥은 깊이가 균일 하게 평평하며 디자인은 둥그런 것이 좋다. 재질은 스테인리스, 도자기, 강화 또는 내열 유리 그릇 등이 좋으며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그릇은 고양이가 플라스틱 특유의 냄새를 싫어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플라스틱 그릇은 가벼워서 고양이가 식사하는 동안 이리저리 밀고 다니거나 식탁에서 떨어뜨릴 가능성이 커 여러 모로 좋지 않다. 그리고 구멍을 뚫어 그릇을 고정할 수 있는 반려동물 전용의 식탁이 없다면 그릇 아래에 미끄럼 방지 장치를 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그렇다고 일부러 고양이 식기를 새로 살 필요는 없다. 고양이에게 디자인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약간 테두리가 있고 넓이가 좀 되는 접시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므로 그런 것으로 대체 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양념 냄새가 배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


테두리가 얕을 때의 단점은 혀로 핥아 먹을 때가 많은 고양이들이 음식물을 그릇 밖으로 밀어내기가 쉽다는 것인데 식사 전에 키친타올 등을 깔아 오염을 방지하는 등의 방법을 쓰면 된다.

고양이에게 수염이 중요한 이유

고양이 밥그릇 선택하는 법  3

고양이는 빛이 하나도 없는 어둠 속에서 수염을 이용해 주변상황을 인식하는데, 이런 센서는 수염이 건강할 경우에만 작동한다. 그러므로 신경에 상처를 입거나 부러지고 잘린 수염으로는 밤사냥은 커녕 낮 시간 동안의 활동에도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없다. 건강한 수염은 심지어 고양이에게 시력장애가 있어도 여기저기 부딪히지 않고  놀이를  즐기게 도와주고 좁은 구멍을 자신이 통과 할 수 있는지 여부와 사냥감의 윤곽을 파악한다.

 

고양이 교황 파울 레이하우젠(Paul Leyhausen)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가 어둠 속에서 쥐사냥을 할 때도 이 수염을 이용해 쥐의 어느 부분을 물면 단 번에 제압이 되는지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존을 돕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양이의 수염은 보호 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고양이 수염은 얼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의 수염은 여러 곳에 분포 돼 있는데 주로 코주변의 양 옆으로 많이 있고 입술 주변과 턱, 눈 위 등에도 비교적 많은 숫자가 분포되어 있다. 다리와 무릎, 그러니까 관절의 접히는 부분에도 수염이 있는데 이것들은 얼굴에 난 것보다는 짧고 가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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