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똥꼬스키 - 귀엽기는 하지만...

요 근래 영양제의 영향으로 경철 고양이가 몹시 무른변을 보면서(굳이 무른변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설사라 할 만큼 횟수가 많은 것이 아니고 하루에 딱 한 번 정기적으로 보는 변이 설사처럼 묽게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 발로 밟아서 종아리며 발톱 사이에 모래와 똥범벅을 해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똥꼬가 불편한지 그루밍을 하다가 급기야는 똥꼬스키를 타는 장면까지 연출 하기에 이르렀다. 우리집 경우에는 왜?가 확연히 보이는 정황이지만 다른 고양이들은 다른 이유로도 똥꼬 스키를 탄다고 해서 그 여러가지 이유에 대해 알아봤다.

철수고양이가 아기 때 똥꼬스키를 타는 모습
[철수고양이가 아기 때 똥꼬스키를 타던 모습]

똥꼬스키가 뭐에요?

똥꼬스키는 댕댕이들에게서 더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으로 항문을 바닥에 붙이고 앉아 뒷다리는 치켜들고 똥꼬를 바닥에 끌면서 앞다리로 전진하는 자세를 말한다. 그 꼴을 보면 사람들은 너무나 귀여워서 웃음이 터지기 마련이지만 이 행동이 반복 된다면 우리의 반려동물들에게는 말 못할 속사정이 있을 수 있다.

똥꼬스키를 타는 원인

1. 기생충 

반려동물이 이 행동을 하는 가장 많은 원인 중 하나는 기생충에 감염 돼 있을 때인데 그 중에서 조충류인 "촌충"이 항문을 괴롭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때는 대변으로도 쌀처럼 보이는 기생충을 확인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체중감소, 설사 또는 변비이 외에 볼록한 배 등이 있다. 만일 기생충 감염이 의심 된다면 내부 구충제를 사용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 된다. 

 

얼마 전에 이웃 고양이가 입으로 기생충을 토해 병원에 다녀 왔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외부구충제(스팟 온)을 바르라는 처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법에 몹시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스팟온을 사용해야 할 대상은 길고양이, 외출 고양이 또는 매일 산책을 다니는 댕댕이등 흙, 더러운 길바닥 등을 자주 접하는 환경에 있는 동물들이지 실내생활만 하는 집고양이들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구충을 할지는 당연히 각 보호자가 알아서 결정 할 일이다.

알레르기를 가진 고양이의 가려움증

2. 알레르기

만일 내 동물에게 알레르기가 있다면 가려움증이 항문 또는 신체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이것은 댕댕이보다 고양이에게서 더 흔한 현상으로 음식이나 환경에 대해 고양이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인데 고양이의 알레르기는 특정 단백질에 대한 식이역반응이 가장 흔하고 다름으로는 집먼지진드기, 꽃가루(계절적 알레르기), 집 안의 곰팡이(우리 고양이 형제가 겪는 것으로 의심), 피부 곰팡이, 심지어는 흔하디 흔한 집 안의 먼지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런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는 먹는 것에서부터 집안의 위생환경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만 확실한 원인물질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고 따라서 개선에도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긴 장난감을 고양이가 먹었다
[원래 이렇게 생긴 장난감을 철수 고양이가 씹어 먹었다]

3. 항문낭

항문낭으로 인한 문제는 고양이보다는 댕댕이에게서 더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이 문제를 겪는 고양이들도 꽤 있다. 항문낭은 항문 내부 양쪽에 있는 두 개의 작은 주머니를 말하는데 여기서 개체 고유의 페로몬을 생산하며 건강한 개체는 배변 때마다 이 액을 함께 배출 하게 된다. 하지만 더러는 이것이 제 때 배출되지 않아 걸쭉한 상태로 항문낭에 모이게 되면 이것이 동물의 항문을 자극해 배출을 위해 자연스럽게 똥꼬스키를 타게 된다. 만일 이것이 원인이라면 동물의 항문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심할 때는 가까이만 와도 냄새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항문낭을 짜 줄 수 밖에 없는데 확실한 방법을 모른다면 병원이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왜냐하면 집에서 짜다가 만일 염증이라도 발생하면 항문낭에 2차 감염을 일으켜 더 큰 문제를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씹어먹힌 흔적인 역력히 남은 고양이 장난감
[씹어먹힌 흔적인 역력히 남은 고양이 장난감]

4. 이물질

이것은 우리 철수 고양이가 겪은 일인데 아기 때 장난감을 씹어 삼켜서 그것이 항문에 끼어 찝찝함 때문에 똥꼬스키를 탄 일이 있다. 이런 일을 고양이에게서도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데 만일 실이나 노끈 등을 삼켰을 때는 항문 끝에 그것이 삐죽이 보인다 해도 절대로 사람이 손으로 잡아 당겨서 빼려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실이나 노끈이 길다면 장모양과 길이에 따라 펼쳐져 있을 것이고 그것을 인위적으로 잡아 당겼을 때 실이 장을 뚫고 직선으로 통과하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문 끝에 실이나 끈 등으로 짐작 되는 물건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야만 한다. 우리 철수 고양이의 경우에는 여차하면 병원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그것이 긴 것이 아닌 덩어리였기 때문에 얼마 후 제 입으로 물어서 꺼내는 것으로 스스로 해결을 했다.

항문을 그루밍 하는 고양이

고양이가 똥꼬 스키를 탈 때의 대처법

우리집을 예로 들자면 경철의 경우 1. 기생충 - 여름에 구충을 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 된다. 2. 알레르기 - 이 문제도 아닌 것 같은 것이 자주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영양제를 먹이기 시작하면서 최근 들어 무른변을 보면서 두어 번 했기 때문에 사람도 설사를 하면 항문에 자극을 느끼는 현상이 아닐까 짐작 된다. 3. 항문낭 - 철수는 어릴 때 가끔 항문낭을 짜야하나, 싶은 냄새를 풍기는 때가 있었으나 경철은 전혀 그런 일이 없었고 냄새나 다른 이상은 감지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영양제에 아이가 설사로 반응하는지를 알아서 그것들을 제외시키는 작업 중에 있다. 이렇게 집사가 원인을 유추, 해결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고 그 횟수가 잦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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