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리 뺏지 말란 말이야!

계절이 눈에 띄게 겨울로 접어들면서 고양이 형제는 또다른 일로 대놓고 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머리를 흔들면서 스크래처 쪽으로 다가가는 고양이

이것이 시작이다. 철수가 머리를 흔들면서 스크래처 쪽으로 다가간다.

스크래칭을 하다가 제 냄새를 잘 묻혔는지 신중히 검증 하는 고양이

열심히, 바각바각 스크래칭을 하다가 제 냄새를 잘 묻혔는지 신중히 검증까지 한 다음,

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고양이

"음... 이제 좀 움직여 볼까?" 며 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고양이가 뭔가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성취의 기쁨을 미리 누리는듯 스크래칭을 할 때가 꽤 자주 있다. 예를 들면 맛있는 밥이 차려져 있다거나 집사가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또는 한 바탕 장난질을 시작하기 전 등.

건사료를 먹고 돌아서 경철고양이가 입술을 핥으며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같은 시각, 건사료를 먹고 돌아서 경철고양이가 입술을 핥으며 동시에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동생이 한 걸음 빨리 도착한 걸 발견한 철수 고양이의 눈이 튀어나올듯 크게 떠졌다

"오잉?" 경철이가 이 좁은 방구석에서 그나마 한 걸음 빨리 도착한 걸 발견한 철수 고양이의 눈이 튀어나올듯 크게 떠졌다. 아뿔싸! 두 녀석이 목적했던 것이 같은 곳이었나보다. 

동생을 공격하려는 형 고양이

"야, 이시키! 안 내려왓?!" 하듯 어떻게든 올라와 솜방망이를 휘둘러 보려고 아등바등! 이러다 또 한 판 거하게 벌어지기 전에 집사는 "철수야, 동생이 먼저 왔잖아~"로 달래본다. 그래도 아랑곳 없이 몇 번을 아래에서 솜방망이를 휘적휘적 하다가

알레르기로 가려워 하는 고양이

도저히 닿을 수 없다는 걸 이해 했다는듯 차가운 바닥에 그냥 주저앉아 그루밍을 시작한다.

집사 무릎 사이에 파고 든 고양이

이들이 하지 않던 새로운 다툼을 시작한 이유는 바로 집사 무릎 때문이다. 작년까지는 그저 사이좋게 이 팔 저 팔 나눠 가지더니 이 번 해부터는 나란히 나눠 가지는 건 턱도 없고 한 녀석이 먼저 집사를 차지하면 다른 한 녀석는 차지하고 있던 팔도 버리고 집사 발치에 자리 잡는다.


이 날은 결국 철수가 집사 무릎을 차지했다. 철수가 끝까지 폭력을 행사해서가 아니라 사실 경철은 집 무릎보다는 누워 있을 때의 팔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앉아있다보니 제 입맛에 맞지않았던지 제 스스로 물러나고 철수 고양이가 끄응~" 하며 집사 무릎을 차지하고 앉았다. 

생각에 잠긴듯 그루밍을 시작하는 고양이

그래도 본묘는 쫓겨났다고 느낀 것일까? "쩝" 하는듯 잠시 그루밍을 하시더니

침대 위를 바라보는 고양이

아쉬운 눈길을 침대 위로 한 번 던졌다가

그루밍 하는 하얀 고양이

마음 정리를 위한 체념의 그루밍을 시전하신다.

침대 위에 엎드린 고양이

이럴 때 집사는 싸움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보일러를 가동하고 침대에는 전기담요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품 속에 안겨있던 놈은 더워서  제 풀에 좀 서늘한 곳을 찾아가고 바닥에 있는 넘도 그닥 집사 품을 그리워 하지 않게 되니까 말이다. 다만 문제는 집사가 따뜻한 집 안 공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가스요금!


하지만 "내 자리 뺏지 말란 말이야!"의 싸움을 겨우내 지켜봐야 하는 집사의 마음 불편함보다는 나으니 싸움 유발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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