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냥집사가 고양이에게서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우리집 고양이 형제, 둘 모두 요즘에는 아주 붙박힌듯 잡고 있는 자리가 있다.

혀를 길게 빼고 그루밍 하는 고양이

이 녀석은 이쪽이나 저쪽이나 무조건 해먹 위에

열심히 그루밍 중인 고양이

이 모습은 이쪽 저쪽 진짜로 열심히 그루밍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침마다 약 먹는 루틴이 싫어 "난 안 내려갈거지롱~" 집사를 약 올리는 중인 것만 같다.

잠이 든 하얀 고양이

그리고 이 녀석은 거의 24시간 캣타워의 기둥 사이에 붙박혀 잠을 자다가

자다가 눈을 반짝 뜬 하얀 고양이

집사가 가까이 오는 건 어떻게 귀신 같이 알아 눈만 반짝 뜨고 "왜?!" 경계의 눈빛을 한다.

고양이 영양제

이 녀석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집사와 아침 인사가 끝나면(궁디팡팡, 빗질, 아침 밥 등)각자의 자리에 지체없이 올라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500mg공캡슐을 꽉 채운 6가지 보조제의 조합과 유산균. 저녁에는 또 다른 유산균과 이 유산균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똑 같은 전쟁이 다시 한 번 반복 된다. 숟가락에 담긴 액체로 보이는 저것은 코코넛 오일이다(고양이 관련 오일은 모두 냉압착이어야 하고 인증 받은 오가닉이라면 더더욱 안전하다. 그리고 고양이들은 지방을 좋아하기 때문에 저것을 묻혀 먹인 이 후로 약 먹는 일에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그 옆에 막대기는 철수가 한 동안 보상으로 좋아했던 까까인데 요즘은 또 싫다 하신다. 꽤 비싼 건데 ㅜ.ㅜ

유기농 코코넛 오일

이 전에는 츄르라는 간식을 묻혀서 삼키기 쉽게 줬었는데 이걸 끊고 대신 코코넛 오일을 묻혀주기 시작한 이 후로 경철의 귀지가 눈에 띄게 줄어 역시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의사쌤께서 먹는 것 한 번 점검 해보시지요~ 하셨는데 나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에 간간이 예전 파우치로 치팅타임도 주고 츄르는 한 동안 안 주다가 약 핑계를 대고 다시 주고...

해먹 안에서 밥 먹는 대장 고양이

영양제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한지 아예 밥상도 즈들 있는 자리에 차려드려야 몇 술 뜨신다.

밥 먹는 하얀 고양이

그런데 영양제 시작한 이 후로 철수의 탈모가 개선되고 있어서 집사도 약 스트레스가 많지만 멈출 수가 없다. 하루에 한 가지씩 단계적으로 섞어나갔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것이 탈모에 도움을 줬다고 말을 할 수도 없다. 나쁜 파우치를 먹어왔기 때문에 영양실조였을까... 

하지만 "그럼 나도 영양제 한 번?" 하시는 분들이 혹 계시다면 이 일은 꼭 알려드리고 싶다.

고양이 영양제 조심

철수가 언젠가 몇 개월씩 만성구토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원인을 전혀 몰라 했는데 어느 날 문득 깨달은 것이 영양제 때문이었다. 그 때는 무맛이라는 영양제라 먹을 것에 그냥 뿌려주곤 했는데 경철은 멀쩡했지만 철수가 계속 구토를 했다. 어떻게 알았는가? 영양제를 안 뿌려 준 바로 그 날부터 구토를 뚝 멈추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고양이 종합 영양제로 유명한 겔로 된 것을 지시 된 양 만큼 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철은 이 영양제를 절대로 안 먹겠다 해 구토를 면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내 고양이가 이유 모를 만성구토에 시달리고 있다면 혹시 "영양제"가 아이의 위를 자극하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 해보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디에 좋다, 어디에 좋다 해서 10여 이상의 보조제를 타임 테이블까지 만들어가며 열심히 급여하는 집사들도 계신데 특별한 질병을 진단 받은 아이가 아니라면 지나친 종류나 양은 아무리 몸에 쌓이지 않는 수용성이라 하더라도 신장이나 간 등에 부담을 안 주지는 않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짐작한다. 사실 6가지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욕심 부리지 않고 대체로 약간 모자라는 듯 주려고 하는 편이지만 이마저도 정말로 잘 하고 있는 것인지는 내내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창가의 고양이 형제

이 풍경이 우리집 아침의 기본 그림이다. 겁 많은 하얀 고양이는 끊임없이 집사 눈치를 보고 있고 대장고양이는 '배 째라!'하고 있다가 경철이 약 먹이는 사이에 어디론가 토껴 버리는데 더러는 이 좁은 집구석에서도 어디에 숨었는지 찾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집사의 부름에 해먹 밖으로 나온 고양이

경철 먼저 약 먹인 후 한 십여 분 이상 시간을 보낸 후라면 댕냥이 철수, 가끔은 생각없이 해먹에 있다가 "철수야~"하고 부르면 왜 부르는지 까맣게 모르고 이렇게 한 칸 내려와 앉았다가

캣폴 위에서 쉬는 고양이

문득 바닥을 내려다보고 "아 참, 저거!" 깨닫고는 저 자리에서 더 이상 꼼짝을 않기도 한다.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가뿐히 번쩍 안아서 내려오면 되는 작고 가벼운 생명이지만 그것 한 가지 빼고는 간단한 것이 하나도 없어... 그러거나 말거나 하루 빨리 탈모에서도 해방되고 귓병에서도 해방 되는 날이 오기를, 집사의 소원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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