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손 뭐야? 저리 치워! - 패륜 고양이와 그루밍 전쟁

경철 고양이, 어제부터 전면적으로 넥카라를 풀어주고 오버그루밍은 눈에 띌 때마다 단속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넥카라를 계속 했다가는 아이가 우울증에 걸릴 것은 물론이고 움직이지를 않아 감자 갯수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차라리 털 빠지는 게 낫지 내부 질환을 생기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루밍을 시작하는 하얀 고양이

넥카라를 하는 동안 전혀 집사 곁에 오지 않던 녀석이 오늘은 기분이 풀렸는지 간이 책상 밑으로 기어들어 집사 발치에 엎드려 같이 낮잠을 자고 일어났다.

고양이 귀 청소 할 때가 된 모양이다

귀를 그루밍하는 것 보니 귀 청소 할 때가 된 모양이다 ㅜ.ㅜ 6월 30일에 해 줬고 오늘이 5일이니 사실 청소 할 때가 지나긴 했다.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넌 가만히 있어, 다 내가 해줄게~)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전쟁이어서 집사도 굳게 마음을 먹고 완전 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머리를 흔들거나 그루밍 하는 정도로 봐서는 귀지가 덜 나오는 걸로 보여 나아가고 있나, 하는 기대마저 든다.

낮잠을 잤으니 본격적인 그루밍으로 들어가는 고양이

이제 낮잠을 잤으니 본격적인 그루밍으로 들어간다. 핥아놓은 빨간 배가 보기만 해도 따갑고 간지럽다... 아이가 이 자세를 하면 저 입이 언제 배로 옮겨올지 모르기 때문에 집사는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고양이 입이 배 쪽으로 옮겨오자 집사는 얼른 손으로 배를 막았다

드디어 입이 배 쪽으로 옮겨오자 집사는 얼른 손으로 배를 막았다.

이 장면 이 후 곧바로 집사는 입질을 당했다

요 놈, 표정 좀 봐라! "이 손 뭐야? 저리 치워!"

이 장면 이 후 곧바로 집사는 입질을 당했다 ㅠ.ㅠ 경철은 가끔 고로롱거리다가 살짝살짝 입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은 너무 좋아서 흥분도가 올라가면 저도 모르게 하는 행동이고 오늘의 입질은 "이거 머꼬?" 하는 표정 다음에 나온 것이라 정말로 화가 나서 한 것이다.

화가 나 집사를 노려보는 고양이

그리고는 정색을 하고 집사를 노려본다. 이 장면과 입질을 생각하면 완전 패륜 고양이다.

"엄니, 고양이한테 그루밍을 자꾸 못하게 하면 우짜요?!" 

"미, 미안하다. 그래도 배에 껍질이 까지는데 그걸 우째 보고 있노..." 했더니

한쪽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고양이

"내가 이래는 도저히 못 살겠다!" 생각했는지 분연히 일어나

침대 아래로 자리를 옮겨 그루밍을 다시 시작하는 고양이

침대 아래로 자리를 옮겨 그루밍을 다시 시작한다. 아이가 입질까지 할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데 집사가 또 따라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는 사이,

하품을 하는 고양이

이쪽 일에는 눈꼽만치도 관심 없는듯 째지게 하품을 하던 대장 고양이,

동생을 노리는 형 고양이

사실은 다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일 초도 지체 않고 집사 대신에 동생을 향해 뛰어내린다. (사실 고양이들은 집사에게 제압을 당하거나 하는 고양이를 보면 그 고양이가 우습게 보이는지 저도 같이 덤벼들어 공격을 하는 성향이 있다. 물론 모든 동물들이 다 그렇다. 사람도 그렇고... 내 강아지를 발로 차면 남들도 같이 발로 찬다고. 우리집에도 엄니로부터 따돌림(?)을 당해 온 가족이 덩달아 함부로 대해온 사람이 하나 있어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진다...

스트레스 받은 표정의 하얀 고양이

"우이씨, 왜 다들 나만 갖고 그래!" 다시 바구니 동굴로 쫓겨 들어간 불쌍한 내 샤꾸! 이래도 저래도 스트레스 투성이다...

메롱 하는 귀여운 고양이

"철수야 동생한테 그러면 안 돼~"

"붸~ 난 엄니가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 도와 줬을 뿐이어요"


어쨌거나 집사에게 분노의 입질을 할 정도라면 경철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뜻인데 이럴 때 대체 페로몬이라도 들으면 좋으련만 우리 아이들은 일체 반응을 하지 않고 질켄이라는 안정제는 초유성분 보조제이기 때문에 효과가 나려면 한 달 이상이 걸린다. 이럴 때 집사는 무엇을 해야할까... 그래도 얻은 것이 있어 어떤 음식에 경철 고양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하는지 감을 잡아가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무익한 것만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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