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 이거나 먹어~ 고양이가 집사에게 건네준 것

우리 철수 고양이는 에너지가 너무나 뿜뿜 하는 아이라 아침밥 먹고나면 언제나 혼이 쏙 빠지게 놀아주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그래야 경철 고양이에게 덜 집적대고 집사에게 징징대는 빈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놀다가 널부러진 대장 고양이

그런데 요 이틀 간은 몇 바퀴 뛰지도 않고 이렇게 사팔뜨기 같은 눈을 하고 누워 집사가 어떤 식으로 유혹을 해도 꿈쩍도 않는다. 아직 그럴 만큼 더운 날씨도 아닌데 기운이 없는건가 아니면 그냥 뭣도 모르고 "나이가 있으니까" 정도로 치부 해도 되는 것인가... 이누무 살얼음판은 여름이 돼도 풀릴 줄을 모른다.

생전 안 올라앉던 캣폴 칸에 올라가 예사로이 밖을 내다보고 있는 고양이

아무튼 그러길래 놀기를 포기하고 설거지인가 뭔가를 하고 들어오니 어라? 이 대장 고양이 금새 잠 들 것처럼 사팔뜨기가 돼 있더니 어느 새 생전 안 올라앉던 캣폴 칸에 올라가 예사로이 밖을 내다보고 있다. 저 칸으로 말 하자면 마지막까지 화학 섬유로 된 카페트가 깔려 있어 해먹에 들어갈 때조차 저 곳은 밟지 않고 캣타워의 바스켓을 통해 올라가곤 하던 곳인데, 역시 집사 손은 금손이여~ ㅎㅎ

지 엄니의 정성에 이렇게 재깍재깍 반응 해주니 얼마나 고마운지 계속 셔터를 눌러대다가 결국 주책이 지나쳤는지 고양이가 해먹 안으로 도망 치는 것으로 까이고 말았다.

허벅지를 그루밍 하는 하얀 고양이

그리고 캣타워 기둥과 기둥 사이에 낑긴('끼인'의 경상도 사투리) 하얀 고양이는 열그루밍 중이다. 아직은 뱃살을 그루밍할 순서가 아닌 걸로 보여

윗쪽의 대장 고양이를 보러 올러가니 여기도 발가락 쭈악~ 펴고 열그루밍 중

다시 윗쪽의 대장 고양이를 보러 올러가니 여기도 발가락 쭈악~ 펴고 열그루밍 중이다. 집사가 저지할 것을 염두에 두고 배가 아닌 곳, 하지만 여차하면 금새 배로 옮겨 그루밍 할 수 있는 포지션을 요령껏 잡은 것 같은 느낌은 집사의 오버일까? 그래서 이 녀석도 잠시는 괜찮겠다 생각하고

꽃보다 예쁜 혀로 메롱 하는 하얀 고양이

하얀 고양이를 살피러 내려오니 아 요누무 시키, 어느새 두 손 나란히 모으고 얌전히 앉아 꽃잎보다 더 여리고 예뻐 보이는 혀를 내밀고 "메렁~ 나 그루밍 안 하고 있지롱~"  그런데 그 뿜뿜하는 매력에 "꺄아악~" 환장하는 집사를 향해

메롱하며 집사에게 감자를 먹이는 하얀 고양이

이 고양이가 내미는 것, "옛다, 이거나 먹어라!" 즈들을 못 믿어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사진을 핑계로 감시를 하고 있으니 그루밍을 통제 받는 고양이로서는 집사에게 먹일 게 감자 밖에 없다고 판단 했을까? ㅍㅎㅎ! 혀까지 내밀며 나름 최고로 약 올리는 포즈를 취한 모양인데 집사는 오히려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심장마비로 돌연사 할 지경이어쓰!

대장 고양이는 여전히 종아리를 그루밍 중이다

대장 고양이는 여전히 종아리를 그루밍 중이다. (사진들은 진짜로 찍힌 순서 그대로 올린 것이다. 이 정도 부지런히 오르락내리락 고양이의 그루밍을 감시하는 중이라는 뜻) 손발 그루밍에 유난히 열중하는 걸 보니 그 살균청소라는 것을 좀 띄엄띄엄 해야겠다...? 

사실 어느 수의사의 칼럼에서 "약한 농도의 락스 희석액은 사람에게 경구적 독성을 나타내지 않지만 반려동물에게까지 안전하다는 연구는 아직 없고 더구나 '데톨'이라는 손 세정제로 유명한 제품의 원료인 클로록시레놀(Chloroxylenol)을 사용한 살균제는 고양이에게는 심지어  독성이 있다고 하는 글을 읽었다.


그리고 이 페이지 (유한락스 바로가기)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살균과 방역에 관해 상당히 흥미롭고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쪽을 신뢰할지는 물론 각 자의 선택이다. 이런 글을 보면 내일 도착할 펫전용 살균제를 사용해도 될지 말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코를 찡그리고 그루밍하는 대장 고양이

락스 희석액을 사용 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다시 닦아내야만 한다는데 나는 손이 닿지 않는 곳에는 그냥 분사하고 닦아내지를 않았으니 아무 구석이나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이 녀석들이 혹...? 코까지 찡그리고 열심히 그루밍 하시는 모습을 보니 또 다시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 다행히 그루밍은 금새 끝이 났지만.

새치름한 옆모습의 하얀 고양이

다시 하얀 고양이의 그루밍이 걱정 돼 내려오니 "내가 언제 감자 먹였노? 그루밍도 안 했다아~"의 자세로 시침을 딱!


매일 감자를 먹이건 고구마를 먹이건 나는 다 좋다, 너희들만 건강하다면!!! - 좀 전 저녁 시간에 중무장 하고 경철 고양이 귀청소, 귀지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것만 해도 집사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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