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바구니는 요술 바구니

내 취미생활은 꽤 여러가지가 있지만 비누 만들기, 지끈으로 바구니 짜기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데 비누는 여건상 이미 수 년째 만들지 못하고 있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직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간간이 하고 있는 것이 바구니 짜기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제대로 짜기"는 너무 일도 많고 물리적으로도 힘이 많이 들어 몇 달 전부터는 뜨개바늘 없는 사슬뜨기로 좀 더 쉽게, 헐렁헐렁 만들어 고양이 형제들에게도 주고 이웃 고양이들에게도 주기 시작 했다. 그런데 이 바구니가 헐렁헐렁 하다보니 

바구니를 방석처럼 쓰는 내 고양이

이 시근 없는 고먐미 시키, 좀 찌그러져 있으면 손으로 요래요래 펴서 제대로 들어갈 생각을 않고 그냥 그 위에 털썩 앉아 저것은 더 이상 바구니가 아니라 앉아있으면 몸이 배길듯한 불편한 방석이 돼버렸다.

아무리 헐렁헐렁 좀 쉽게 만들었다지만 고양이에게 더 포근한 것은 아무래도 방석보다는 바구니

이웃 까미 녀석도 마찬가지! 이것들이 힘 없는 바구니를 살살 달래가며 요령껏 쓸 만한 시근이 참말로 없는 모양이다. 음... 아무리 헐렁헐렁 좀 쉽게 만들었다지만 고양이에게 더 포근한 것은 아무래도 방석보다는 바구니일텐데 말이다. (이웃 초동네 것은 찌그러지지 않았는지, 가아들은 하도 갈 곳도 들어갈 곳도 많아 바구니는 별로 상대를 안 해 멀쩡할 수도?)

 

그러다 아주 문득 바구니를 훌렁 까뒤집으면 해결이 된다는 것을 기억 해냈다.

사슬뜨기로 만든 고양이용 지끈 바구니
[짜잔~ 방석이 다시 바구니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런 방식으로 만든 것은 탄력성이 있어서 이쪽저쪽 훌렁훌렁 뒤집어가며 쓸 수 있다고 초동 엄니께는 이야기 해놓고 정작 내 고양이들에게는 그걸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 다행히 그 기억이 난 덕분에 불편하게 찌그러진 방석은 훌렁 까뒤집어져 다시 바구니로 재탄생 했다.

바구니 속에서 은밀한 눈빛을 보내는 고양이

고양이들? 당연히 더 좋아한다. 철수는 이 방석이 불편 했던지 전혀 올라앉지 않더니 다시 바구니로 뒤집어놓으니 일 등으로 침 발랐고

뚱한 표정으로 집사를 마주보는 귀여운 고양이

경철 고양이야 말 할 것도 없다. 좋아하는데 저 표정은 뭐냐고요? "왜? 또 약 먹일라고?" 표정입니다. ㅎㅎ;;

 

바구니라고 줬는제 제 구실을 못하도록 허술하게 만든 것 같아 불편히 앉은 까미의 모습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집사, 당장에 까미네에 문자를 넣어 "훌렁 까뒤집어 보시오~" 했더니 "대박!"이라는 대답이 온 걸로 봐서 그 댁도 방석을 다시 바구니화 하는데 성공하신 모양이다. (초동네 바구니도 혹 찌그러졌걸랑 훌렁 까뒤집어보시오~ㅎ) - 이리하여 "우리집 바구니는 요술 바구니~" 노래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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