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같이 앉아 보는군~

지난 5월15일, 고양이 형제가 만 아홉 살 생일이던 날 잡을 수 있었던 장면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형 고양이를 경계하는 동생 고양이

철수 : 음, 오랜만에 같이 앉아 보는군~

경철 : .... (이미 고개를 뒤로 제끼는 동시에 눈을 내리까는 것은 "더 가까이 오기만 해봐라 확 마!" 하는 것이다)

동생 고양이란 넘 비로소 안심한 듯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다

철수는 오랜만에 동생에게 그루밍이라 선사할까 올려다 본 것인데 저따위로 반응하니 섭섭해 고개를 떨구고 그 모습을 본 까칠한 동생 고양이란 넘 비로소 안심한 듯 표정이 조금 누그러진다.

서로 외면하는 고양이 형제

경철 : 흥, 제 깟 것이!

즈들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집사는 오랜만에 잡힌 두 녀석 나란히 앉은 장면이 너무나 반갑고 예뻐서 좀 더 가까이, 더 선명한 모습을 잡고 싶지만 가까워지면 두 녀석 중 하나는 틀림없이 "에엥~"어리광을 부리면서 이 구도를 깨 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셔터만 누른다.

창가에 나란히 앉은 예쁜 고양이 형제

이제는 완전히 안심한 경철 고양이. 반면에 철수 고양이는 아직도 살째기 마음이 상해 귀를 제 동생 쪽으로 열고 편치 않은 표정을 하고 있다.

나란히 앉은 형제 고양이

철수는 차가운 동생이 야속해 도저히 못 견디겠는 모양이다, 아예 엉덩이를 들고 일어서

나란히 앉아있다 자리를 떠나는 형 고양이

경철이 제 형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눈을 돌렸을 때는 이미 철수의 꼬리만 보이고 있었다. (집사 입장에서는 이런 그림이라면 똑 같은 것 수 백 장이라도 찍을 준비가 돼 있는데 벌써 파장이다 ㅜ.ㅜ)

받아주는 이 없어 외로운 철수 고양이

받아주는 이 없어 외로운 철수 고양이, 훌쩍 다른 창으로 뛰어오른다.

냉정하고 자신만만한 하얀 고양이

냉정하고 자신만만한 하얀 고양이, 제 형이 무엇을 느끼든 무엇을 하든 신경도 안 쓴다 - 집사도 이럴 때는 이 녀석이 꽤 야속하다.

고양이 형제의 관계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사람 같으면 저 커다란 두 눈에 서러움과 외로움의 눈물이 가득 고였으려나... 아기 때부터 제 동생 그루밍 해주기를 정말로 즐기는 철수인데, 그것이 늘 정도가 좀 지나쳐 진상질이 되니 이제는 경철 고양이가 아예 철수 곁에는 가지 않게 됐고 형은 그런 동생에게 심술 부리는 걸로 섭섭한 마음을 해소하는 것, 이것이 요즘 이 고양이 형제의 관계이다.


집사가 어찌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니 그저 잠시라도 싸우지 않고 나란히 있어주면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일 지경이라 오늘의 이 장면들을 감격스럽기 짝이 없다. 잠시였지만 예쁜 모습 보여줘서 고마워요~~^^

ⓒ고양이와 비누바구니 All rights reserved.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