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못하는 걸 고양이는 고민 없이 그냥 해내는구나

철수 고양이는 댕댕이처럼 캐치볼을 좋아한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던지면 가서 잡기는 하는데 사냥한 것을 물고 오지는 않고 씹고 뜯다가 그 자리에 두고 온다는 것이다.

쥐돌이 작은 넘으로 집사와 캐치볼 놀이를 하는 고양이

지금은 그저께 산 양모 쥐돌이 작은 넘으로 집사와 캐치볼 놀이를 하는 중이다. 저렇게 잡아서 깍깍 씹다가 

쥐돌이를 드리블 하는 고양이

그 자리에 뱉거나 저걸 손이라고 숟가락처럼 동그랗게 말아 드리블로 아래를 향해 던지면 집사가 다시 던져주고

쥐돌이를 사냥해 가지고 노는 고양이

다시 사냥해  씹고 뜯고 놀길래

바구니에 두 손을 걸치고 바닥을 보고 있는 고양이

경철이는 뭐 하나 돌아보니 역시나 이러고 있다.

바구니에 있는 동생을 몰아내는 형 고양이

아, 설마 이번에도? 놀이 삼매에 빠져 있길래 또 이럴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어느 새 달려와

결국 또 순식간에 장면이 바뀌고 말았다

결국 또 순식간에 장면이 바뀌고 말았다.

쫓겨난 고양이 이제는 너무 자주 겪는 일이라 오히려 담담한 표정으로 오랜만에 해바라기를 하러 캣폴에 올랐다

쫓겨난 고양이, 이제는 너무 자주 겪는 일이라 오히려 담담한 표정으로 오랜만에 해바라기를(알레르기가 의심 되는 아이들이므로 꽃가루 때문에 창문도 자주 열어주지 못한다 ㅜ.ㅜ) 하러 캣폴에 올랐다. 까짓 것, 다 놓아버린 듯한 옆모습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담담하고 철 든 표정으로 집사를 돌아보는 고양이

그리고는 집사의 기척을 느끼자 정말이지 담담하고 철 든 표정으로 돌아본다 "엄니, 난 괜차너요~ 하루 이틀 겪는 일도 아이고 머..."  아이고, 짠한 내 시키... 집사도 어렸던 시절 진즉에 너처럼 아닌 것은 미련없이 그냥 놓아버릴 줄 알았더라면 그 시절이 덜 지옥스러웠을까, 인간이 못하는 걸 고양이는 고민도 없이 해내는구나 - 이것이 바구니에서 쫓겨난 후 찍는 세 컷째의 장면이다.

경철이 앉았던 발판에 철수가 두 손을 얹고 있고 경철 고양이는 이미 그림자도 안 보인다.

하지만 집사도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 경철이 앉았던 발판에 철수가 두 손을 얹고 머리를 흔들고 있고 경철 고양이는 이미 그림자도 안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 보며 쫓겨내려간 동생을 확인하는 형 고양이

아래를 내려다 보며 쫓겨내려간 동생을 확인하고

저 입 한 가운데 물린 것은 수염이 아니고 경철 고양이 등에서 수확한 터래기다.

들어올리는 얼굴을 보니...저 입 한 가운데 물린 것은 수염이 아니고 경철 고양이 등에서 한 방에 수확한 터래기다. 이걸 털어내려고 위의 장면에서 머리를 흔들고 있었던 것이다.

경철 고양이 있던 자리를 확인하듯 냄새를 맡는 철수 고양이

그리고는 경철 고양이 있던 자리를 확인하듯 냄새를 맡는다.

동생을 쫓아내고 도리어 화 내는 고양이

"고연 넘!" 하신다.

이렇게나 경철이 하는 짓마다 고연 넘! 싶으니 저 불쌍한 시키는 도대체 어디에 있어야 니 직성이 풀리겠냐? 한 자리에서만 몰아대는 것도 아니고 달아나면 달아난 그 자리도 제 것이라 우기니 이것이야말로 적반하장, 대구 말로 "똥 뀐 놈이 썽 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집사는 정말이지 0.1도 편애하지 않고 경철 고양이에게는 심지어 "귀여워~"라는 말도 안 하는데 철수는 도대체 왜 저러는 걸까? 생각 해보니 사람 형제 간에도 서바이벌,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혈육의 이야기가 생각 나 이 아이도 "그런 것이구나" 하게 된다. 


그런데 철수야, 너는 굳이 서바이벌 따위 생각지 않아도 니 몫을 경철에게 뺏길 일은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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