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도 품종에 따른 성격적 특징이 있을까?

금요일, 세나개를 보다가 문득 궁금해진 것 - 고양이에게도 품종에 따른 성격적 특징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강아지들은 품종에 따라 그들만이 보이는 특이점이 있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보더콜리가 움직이는 동물만 보면 양떼 몰듯이 몰아 통제를 하려고 든다든지 내 궁금증을 자극한  '와이마라너'라는 품종은 사냥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든지 등의 모습이다. 

와이마라너 강아지

그렇다면 고양이는 어떨까?

메인쿤은 똑똑하고 장난스러우며 대단히 사교적이고 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샤미즈들은 수다스럽고 집사에게 집착하고 그렇기 때문에 질투심도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대체적인 평가일 뿐 이런 특징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지는 아직 강아지의 경우 만큼 깊이 연구 된 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동물행동학자들은 신체적인 생김새와 성격이 연결 된 어떤 유전적인 요인이 틀림없이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페르시안은 대체로 성격이 느긋하고 조용하며 내성적이며 활동성도 적으며 그에 따라 인내심도 강한 편이라고 하는데 이런 특징은 페르시안 뿐만 아니라 팔다리가 짧고 몸집이 작은 다른 품종들에게서도 관찰되는 특징이라고 한다.

메인 쿤 아기 고양이[Bild von Альбина Малинина auf Pixabay - 사시처럼 보이는 눈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 메인 쿤 고양이]

그리고 동남아의 혈통을 물려받은 비교적 몸이 날렵하고 사지가 긴 편에 속하는 오리엔탈 품종들은 샤미즈 뿐만 아니라 대개가 수다스러우며(이것은 확실히 유전적이라고 한다 : 내가 직접 본 아이들이 수다를 떠는 건 본 적이 없지만 낯선 사람이 있어서 그랬을 수도?) 외향적이며 사교적인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이들은 에너지가 넘쳐나기 때문에 때때로 다른 개체와 심하게 충돌하는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으며 또한 질투심도 무시 못하게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양이에게 어질리티 같은 훈련을 시도 했을 때 대체로 샤미즈나 메인 쿤 등에게는 비교적 쉬웠으나 페르시안 등의 얌전한 성격으로 알려진 품종들과는 몇 배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는 연구도 있다. 그리고 품종마다 보이는 특징적인 색깔, 그러니까 멜라닌의 양이 아드레날린 등의 호르몬과 결합이 돼 있기 때문에 흥분도, 공격성, 낯가림 등의 성격적인 특징을 결정하는 데에도 역할을 한다고도 한다.

터키쉬 반 고양이[Bild von Sally Wynn auf Pixabay]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말하자면 강아지의 경우에는 대단히 오랜 세월 외모보다는 목적에 맞는 품종을 육성 해왔기 때문에 그 품종만이 가지는 뚜렷한 성격적인 경향이 있을 수 있지만 고양이는 강아지에 비해 육종의 역사가 턱 없이 짧을 뿐 아니라 주로 외모를 위주로 품종을 개량 해오고 있어서 어떤 개체가 특이점을 보인다면 그것은 가족력일 뿐 품종의 유전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즉, 성격적 특징은 부모로부터 보고 배우는 것이며 환경에 따라서도 크게 차이를 보일 수 있어서 Maine Coon, Ragdoll 및 Turkish Van 등의 성격이 활발하고 사교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품종들도 절반 이상에서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개체들이 발견 된다고 한다.

생김새와 성격이 전혀 다른 쌍둥이 똥고양이 형제[생김새와 성격이 전혀 다른 쌍둥이 똥고양이 형제]

혈통적 유전은 퍼즐의 일부일 뿐

터키쉬 반을 예로 들면 이들은 매우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보호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품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반대의 성격을 보이는 개체도 있는데 딱 한 가지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터키쉬 반은 수영하는 고양이로 유명하다)


고양이의 유전적 특징은 멀리서 볼 것이 아니라 그 개체를 나은 부모의 성격이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즉,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많은 특징으로 자리 잡았을 확률이 더 높다고 볼 수 있어서 품종에 따른 성격의 특징을 따지는 것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우리집의 소중한 똥고양이 형제

이런 분석들이 학문적으로 어떤 가치가 있을지 일개 똥고양이 집사로서는 가늠할 수 없지만 대체로 고양이의 성격은 품종보다는 개체가 가지는 특징이 더 뚜렷하며 집사의 성격과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고양이는 집사 하기 나름이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이 아닐까 생각한다 -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환경에서 징하게 내성적인 집사 딱 한 사람만 보며 자란 내 고양이 형제들은 근본적인 성격은 대단히 다르지만 두 녀석 공히 낯선 사람이나 낯선 소리를 대단히 두려워 하는 특징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환경이 고양이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 때문에. 그리고 집사의 소원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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