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타워 옆에 놓을 것이 생겨서 미리 방향을 90도 바꿔 새로운 물건의 자리를 확보해 놨더니
이 고양이 생전 올라가지 않던 선반에 냉큼 올라앉아 발도리 정자세를 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는데 뭐지, 이 다른 느낌은...? - 무슨 말인가 하면,
철수가 발도리를 하고 정자세로 앉으면 이렇게 단정해서
정물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자세"라는 느낌이 드는데
고민 하면서 한참을 들여다보니 사진 찍은 방향도 약간 다르지만 더 큰 영향을 준 것은 한 쪽 귀가 균형을 깨 버린 때문 아닐까 싶다. 이걸 깨닫고 나니 제대로 케어 해주지 못한 집사 탓인 것 같아 얼마나 미안하고 또 미안한지....
오늘도 어김없이 침대 밑에서 종이커텐 사이로 바깥 동향만 살피며 숨어 있다시피 하는 가여운 내 고양이. 어제 밤에 머리를 하도 흔들고 소독할 때도 뭔가가 또 묻어나와 약을 다시 타 왔는데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저리 숨어 있으니 어쩌지...
의사쌤께서는 그 약도 너무 오래 먹여서 이제는 안 되겠다고 열흘치 약과 함께 이걸 먹이라고 주셨는데 알레르기에 특화 된 유산균 제재라 당장 검색 해보니 이미 많은 집사들이 먹이고 있는 유명한 제품이어서 철수도 이제 타 온 약 다 먹으면 바꿔 타려고 당장 하나 더 주문 했다. (인터넷이 찌끔 더 저렴 하디라)
한 편, 숨어서 빼꼼 하던 하얀 고양이, 그래도 집사 얼굴 보니 반가웠던지 기지개 한 번 쭈욱 펴고
두웅~실 떠오르더니
초점이고 나발이고 안중에도 없이 사진 찍고 있는 집사를 향해 마구 전진한다. 세상 둘도 없이 귀하고 귀여운 내 고양이 시키...
먹을 것 이야기로 돌아가서 쌤 말씀이, 증상으로 봐서 아이들니 먹는 것에 대해 한 번 고민 해봐야겠다셨는데 집사 생각에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가장 즐겨먹는 파우치 때문이 아닌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경철이 귓병이 먼저 나고 뒤이어 철수 탈모가 생기고 그것이 지금 먹는 파우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즈음이었던 같다는... 만일 그게 문제였다면 며칠 전, 확보하려고 그토록 애썼던 모든 것이 그냥 어리석은 소모전일 뿐 백해무익한 해프닝이었다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태 먹던 것과 새로 구하려 했던 그 파우치가 같은 회사 것이거등...
그리고 또 한 가지 웃기는 것은 그토록 구하기 어렵던, 가는 데마다 품절 대란에 인상대란을 겪던 그 물건이 어제 여태 먹던 파우치 사러 들어가 옵션을 보니 떡하니, 그것도 인상 전 가격에! 보나마나 안 오겠지, 하고 주문을 넣어봤는데 아침에 약보다 먼저 도착, 이런 현상은 도대체 어느 쪽의, 어떤 종류의 페이크일까? 경철 고양이 지금 먹고 있는 것이 그 파우치인데 다른 종류로 시켜 봤지만 기호성은 역시 여태 먹던 것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약 먹는 동안에는 증상이 잠잠하니 남은 파우치 어떻게 먹이고 (이 회사에도 민감성용이 출시 되기는 했던데...) 이 후부터는 유산균 먹이며 아예 파우치를 끊고 알레르기용 건사료로 바꿔야 할지 상태를 봐가면서 결정을 해야 할 일로 보인다. 습사료는 알레르기용이 아직 없다고 쌤이 말씀 하셨는데 일단 찾아보기는 해야겠다. 오늘은 귀소독에 유산균만 먹이고 항균제는 먹이지 않았다. 정말로 진심으로 먹이기 싫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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