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그렇게까지 화 낼 일이냐고오~

고양이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동물이어서 때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로 불같이 화를 내는 일이 있는데

다가오는 낯선 물건을 그르릉~ 하면서 경계하는 하얀 고양이

이 고양이, 뚱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르릉~' 낮은 소리로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갑자기 생긴 일이었다

하악질을 해도 예쁘기만 한 하얀 고양이

그러더니 곧이어 벌떡 일어나 '후아악~' 거센 하악질을 퍼붓는다.


집사도 처음에는 이 아이가 도대체 왜 이러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는데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니 그 날 처음으로 사와서 사용하려고 이 아이가 앉아있는 근처까지 들고 갔던 물건이 있었는데

하얀 고양이가 무서워하는 대걸레

바로 이 대걸레였다. 하지만 인간의 이해력으로는 도대체 저것이 왜 위협적으로 느껴지는지 도무지 수긍이 되지 않아 정말 이것 때문인지 확인을 하려고 들고 가까이 가니

대걸레를 향해 하악질 하는 하얀 고양이

마침 문이 열려 있던 세탁실까지 한달음에 달아나 세탁기 위에서 이렇게 대걸레를 향해 경철 고양이 생애 최고의 험악한 표정을 보이는 것이다.


인간 눈에는 이 모습이 너무 예뻐서 좀 더 놀리고 싶은 짖궂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고양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기 때문에  "이 물건을 무서워 하는구나"정도만 확인하고 물러나

낯선 물건을 살피는 고양이

"철수야, 너도 이게 무서워?" 역시 화를 낼까봐 조심스레 확인을 하니 "이게 뭔데?" 낯선 것에 대한 가벼운 경계심이 담긴 눈빛을 보이다가 

대걸레의 냄새를 맡는 얼룩 고양이

이내 킁킁 냄새를 맡다가 먹을 것도 갖고 놀 만한 물건도 아니란 걸 알고는 총총 가던 길을 가버렸었다. - 이 대걸레는 아직도 멀쩡해서 잘 쓰고 있는데 단, 경철 고양이에게 등을 돌린 상태에서만 써야한다. 이것이 움직이는 꼴만 보면 무조건 하악질이다.

청소기 바람을 좋아하는 하얀 고양이

그리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것은 청소기도 저것과 비슷한 모양새인데 오히려 다가와 청소기 똥꼬에서 나오는 바람을 

청소기 바람을 쬐는 하얀 고양이[어릴 때 하도 이런 짓을 해대서 미세 먼지 걱정에 아주 오래 전부터 청소기 근처에 오지도 못하게 한다]

짧은 털이 이토록 휘날리도록 쐬며 좋아죽을 정도로 엽기적인 취미를 가진 고양이인데 왜 하필 저것은? - 누구 정답 아는 분 계시면 좀 갈춰 주시어요~, 아무리 더하기 빼기를 해봐도 이 대걸레 자루가  그렇게까지 화가 날 일인지 구별이 안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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