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저리 정해놓고 날짜를 보니 그리 빠른 미리 크리스마스도 아닌 것이 벌써 글 쓰는 오늘이 20일이다... 세월 가는 걸 다 못 세고 살고 있구나, 다시 한 번 실감 하면서 하려던 이야기로 들어가면,
불금이다. 그런데 불금이면 뭐 하노 췌~ 맨날 밥 먹고 양치질 당하고 약 먹을 일만 남았는데 집사만 기회를 엿보느라 속이 타고
'에잇, 심심한데 스크래칭이나 하자'던 철수 고양이,
'택배 왔다!!!'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달려나간다 (사실은 낯선 소리에 숨으러 달려가는 것이다 - 이것이 댕댕이와 고양이의 다른 점이다)
언제나 무엇이 오면 집사보다 먼저 검수에 들어가는 이 고양이 - 사실 집사는 이 고양이 그러지 싶어서 현관 중문 밖에서 이미 사태 파악을 다하고 들어왔네라~ 티스토리 옆집 사는 이모(바로 가기)가 또 예고도 없이 이런 사고를 쳤는데 '아이고, 내가 또 뭘 잘못했지?' 진심 이 생각부터 먼저 드는 것이 댓글 한 번 잘못 달면 즉시 그 댓글에 현실로 반응하는 이모들이 더러 있는데 이 분도 그런 분 중 한 분이라... 다행히도 내용물을 보니 내가 뭘 잘못한 것은 아니고
내 프사 바뀌었다고 언급 하시더니 내가 넘 예뻤나? ㅋㅋ - 이건 농담이고 이 이모는 그냥 스스로의 마음이 예쁘게 생긴 사람이라~ 오글거리니 그건 그만하고, 울 철수 심심하던 차에 물 만났다. 이 놈에 침 묻히랴 저 놈에 침 묻히랴 몰아의 경지에 이르른 표정이다
늘 철수보다는 조금씩 시동이 늦게 걸리는 경철 고양이, 머리를 쎄에~게 흔드는 모습이 형아의 검수작업에 합류할 모양이다.
"오지 마라, 듁는다?!"
양보, 소통 따위 안중에도 없는 경철 고양이, 기어이 머리를 들이미니 엉아란 넘이 코까지 찡그려 가며 그르르~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동안 이 이모가 보내 줬던 캣닢쿠션들이 세월과 함께 성능을 잃어 바로 며칠 전에 "음, 다 됐군" 했던 바, 여기서 신선한 캣닢냄새가 비닐봉지 밖에까지 풍기는데 어찌 이것을 동생과 나눌 수 있으랴.
하지만 진짜로 하나도 안 들리는 경철 고양이 기어이 코를 디밀어 본다. 너무 길다고 할까봐 여러 장면을 뺐는데, 하여간 꽤 오래 탐색을 하다가
경철이는 사실 원래 캣닢에는 별 반응이 없는 아이라 다시 머리를 부르르 흔들며 자리를 떠난다. "봐라 시캬, 오지 말라 했재?" 라는 듯한 철수 표정.
이제 제대로 물고 뜯으며 집사에게 이거 풀어놓으라고 지롤을 하는 중이다. 사실 저렇게 침 질질 흘려가며 매달리는데 포장을 풀어주지 않을 집사는 세상에 없을 것이니. 이 다음 장면은 진짜로 너무 길어 내일로 미루고 집사는 이 때닷! 두 녀석을 끌어안고 오전 내내 옅보던 기회를 잡아 두 녀석에게 약을 먹이고 이모가 보낸 캔 중에 참치만 듬뿍 든 캔을 보상으로 따주니 게 눈 감추는 속도가 따로 없다. 츄르도 더 안 먹이고 싶어 대안을 찾던 중인데 역시 뭘 좀 아는 이모야~~ㅎㅎ
그리고 이런 건 어떻게 다 기억하는지 집사가 Wien 시절에 맛들여 가장 좋아하는 간식 하리보! 울언니는 맨날 코스트코 갔다가 살까말까 하면서도 지가 살찔까봐 말라 비틀어진 내게도 안 사 주는 물건인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이란 걸 기억하고 있었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 옆에 보이는 물건,
오늘이 불금이라 딱 맞춰 보냈지라? 겁나 비싸 보이는 유기농 견과류, 요일 맞춰 스티커까지 들어 있던데 불금은 치팅데이 Cheating day 그리고 미리 크리스마스지 암만! - 두 봉지는 한 새벽 TV 보다가 출출할 때 먹게 남기고 월~금까지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소급) 다 풀어 맥주 사러 나가기에는 너무 게을러 있는 막걸리 한 잔과 함께 곁에 두고 노트북 펼쳐 이 글을 쓰고 있다 -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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