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보고 놀란 고양이, 간식보고도 놀라

어제 장면은 두 녀석이 나란히 한컷에 담긴 것으로 끝이 났다. 그렇길래 우리 아픈 고양이 기분이 좋아진 참에 더 좋아지라고 간식놀이를 시켜볼 생각이 오랜만에 났다 (이 간식 놀이에 대해서는 이 전글에서 볼 수 있다 - 2019/02/08 - [고양이 형제 철수와 경철이] - 내 고양이, 이럴 때만 학습능력 쩔어~)

그런데 이 하얀 고양이 저금 전까지만 해도 졸듯말듯 몽롱한 모습으로 느긋하게 앉았더니 간식병을 들이대자마자 호다닥 일어서서 집사 눈치를 슬쩍 보고는 휘리릭 뛰어나가 버린다

손으로 간식을 꺼내 먹는 얼룩 고양이

그 사이에 먹을 것이라면 절대 욕심 부리는 일 없이 옆에서 지켜보던 철수 고양이, "훗, 이정도 간식놀이라면 껌이쥐이~" 하며 아예 주루룩 손으로 끌어내 바닥에 쌓아 놓다시피 하고 한 입에 드신다. 말 하자면 고양이는 그 사이에 또 진화 해서 하나씩 일일이 꺼내 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도 깨달은 것이다

집사를 피해 밖으로 달아난 고양이

침대 아래로 숨은 줄 알았던 하얀 녀석은 또 집사 장바구니에 앉아있다 - 많이 토라지지는 않았다는 신호다. 이럴 때는 집사가 다른 일하면서 무심히 돌아다니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다. 왜냐하면 식신이라서 저 간식을 도저히 포기할 수는 없거등~^^

간식 먹으려다 집사 눈치를 보는 고양이

돌아 와서는 카메라로 조준하는 집사 눈치를 슬쩍 올려다 본다. 그러면 집사는 마냥 카매라에만 집중한 척한다

간식병을 앞에두고 딴청 부리는 고양이

"치이, 집사 아무리 그래도 안 속다는다묘! 인제 요렇게 꼬셔서 약 먹이고 소독 할 거면서리..." 

"그러면 도망가지 거기 왜 털썩 주저 앉니?"

"알 거 없어..."

간식병을 바라보면서 대치하는 고양이

눈이 간다 눈이 가, 간~식에 눈이 가~ 하지만 여차하면 덤빌 것 같은 집사 때문에 꼼짝을 못하겠네...

간식병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고양이

하지만 고양이 삼신 끈질기게 유혹하는 간식의 냄새를 물리치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경철은 난청인 대신 후각이 유난히 발달했다)"냄새라도 한 번 맡아볼까묘~" 슬쩍 간식에 코를 들이대보니 찌인한 간식의 향기가 집사에게 또 당하지는 않으리라 단단히 마음 먹은 고양이를 유혹 한다

손으로 유리병에서 간식을 꺼내는 고양이

"그람 딱 한 개만 퍼떡 꺼내서 묵아 볼까"

간식을 꺼내는 손이 타다닥 바쁘긴 한데 넥카라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짧은 팔이 더 짧아져 그나마도 쉽지 않다. 집사가 짧아진 팔을 감안해 간싲을 입구 쪽으로 놓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간식  꺼내먹기 놀이를 하는 고양이

이 녀석도 제가 원하는 것을 한 방에 쓸어내 바닥에서 먹는 것이 더 편하다는 걸 진작에 알아차렸던 터라 남아 있던 최애 간식이 모두 몰려 나왔다

간식 하나 먹고 입맛 다시는 고양이

그러다 집사와 눈이 마주치자 "난 아무 것도 안 했다묘~" 하며 눈길을 피하지는 입맛을 다시는 것만은 피할 수가 없었던 모앙이다

불만 가득한 고양이 표정

다시 세상 뚱한 표정으로 주저 앉는다. 한 번 먹어보니 집사가 약도 안 주고 소독도 안 하는 데다 간식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저 좋은 걸 두고 멀리 가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이다

병에서 입으로 간식을 꺼내먹는 고양이

그리고는 어느 순간 "이떄다!"하는 느낌이 왔는지 짧아진 팔 대신에 입을 들이대 간식을 호로록 삼키고는  

후다닥 집사를 피하는 고양이

나름 부리나케 줄행랑을 친다. 얼마나 빨랐으면 셔터스피드가 250임에도 불구하고 저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해 초점 없는 장면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하품하는 하얀고양이

침대 밑으로 도망 갈 줄 알았던 녀석이 집사 등 뒤로 도망을 치고는 "웨해해~ 속았지!" 대폭소를 터뜨리는 것 같은 하품을 한다

창가에서 내려다 보는 고양이

이 광경을 창가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철수 고양이,

바닥에서 간식을 줏어먹는 고양이

슬그머니 내려와 간식자리에서 냄새를 맡길래 어쩐 일로 식탐을? 했더니

침대 아래로 들어가려는 고양이

그게 아니고

침대 밑 박스 안을 들여다 보는 고양이

경철이 요즘 아주 붙박이로 지내는 침대 밑에 도대체 무엇이 있는지 너무나 궁금했는데, 아직도 때때로 병원에 다녀와 이상한 냄새를 풍기고 이상한 것을 목에 두르고 다니는 경철이가 영 낯설고 무서워서 경철이 침대 밑에 있을 때는 감히 무서워 접근을 못하다가 마침 경철이 밖에서 "웨헤헤~"웃고 있으니 호재를 잡은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둘러보고 박스 안까지 샅샅이 점검을 해보지만 별다르게 특별한 점을 발견 못하니

침대 밑을 탐험하다 밖을 네다 보는 고양이

"별 거 없구만 도대체 저 시키는 왜 그러지?" 하는 눈빛으로 스크래처 위에 올라앉은 동생을 바라본다. 아닌 게 아니라 집사도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할지 눈 앞이 캄캄하다, 집사만 움직이면 놀라서 침대 밑으로 도망가고 밥도 먹다 말고 도망간다 - 왜냐하면 식사가 끝나면 대부분 집사가 약을 먹이니까... 그래서 집사는 나머지 밥을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가 고개도 못들고 밥그릇만 고양느님 입에 받쳐 들고 마저 먹이는 짓을 하루에도 몇 번 씩이나 반복해야한다. 이제 거기다 소독까지 보탰으니 이 아이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어떻게든 이 고비를 넘기고 집사가 제발 바라는 것은 이 스트레스가 몸에 또다른 질병으로 나타나지 않기를 빌고 또 빌 뿐이다. 우리 관계야 어떻든 아프지만 않으면 나는 괜찮다 (하지만 사실 이 와중에도 경철이는 밤잠 만큼은 반드시 집사 팔을 배고 등 뒤에서 안아줘야만 끄응~ 하면 편히 잠을 잔다) 

동생고양이를 피해 물러앉은 형 고양이

사실 지난 밤에 기분이 좀 좋아진 경철이 철수에게 그루밍을 해주려 하자 고개를 뒤로 빼다빼다 자빠질 지경이 되니 자리를 옮겨 앉어 버리더라... 이렇게 철수에게까지 스트레스가 마구 쌓이고 있어서 동물에게나 사람에게나 간호라는 것은 환경과 생활리듬을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낯선 일이어서 당사자 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엄청난 스트레스 받게 되는 것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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