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형제에게 할당 된 책장의 한 칸이
허드레 수건 깔아 허름하게 만들어진 장소인데도 백설공주처럼 우아하게 앉았다가
그대로 제 팔 베고 잠이 들기도 하는 고양이 형제의 최애 장소가 됐다.
딱 한 칸만 비워 줘 그럴까, 제 형제의 평화로움이 눈꼴 시어 그럴까 아니면 애정표현이 어색해 짐짓 시비를 거는 듯 행동하는 것일까?
저리 낮고 좁은 곳에서는 오래 반항하면 뇌진탕으로 갈 수도 있어... 얼른 자리를 피하는 현명한 하얀 고양이.
언제나처럼 쫓아내고 나니 동생의 온기가 아쉽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외로움이 급몰려오는지 공연히 벽과 책장 사이를 두드리며 무엇을 찾는 척한다.
심심하고 외로워질 줄 모르고 동생한테 그랬더나...
"이러려고 올라온 게 아닌데..." 갑갑한 뉴스만 들린 날, 복잡한 인간사의 기승전결을 본 듯한 그림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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