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여가 지나도록 변함없는 우리집 아침 일과 : 밥 먹기 - 궁디팡팡 - 사냥놀이, 이런 순서였는데 요즘 들어 집사가 급노화현상과 함께 게을러지면서, 그리고 아이들의 호응도도 점점 낮아져 지난 12월 즈음부터 디지털 사냥이 [너 좀 비켜봐! - 스케일이 남다른 디지털 고양이] 등장해 이제는 루틴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오늘도 화면에는 고양이 꼬리가 부릉부릉~ 때로는 비행기처럼 흰구름을 뿡뿡 뿜으면서 이리저리 춤을 춘다.
오늘은 경철 고양이가 사냥터를 선점했다. 스타트 조옿고~
그러나 어쩐지 엉덩이가 무거워...? 사냥감을 눈으로만 좇는다. 고개를 돌리려 손까지 같이 든다.
돌아간다 돌아가! 고개를 점점 더 돌리니 들어올린 손도 덩달아 점점 더 높아진다. 순간, 집사 머리에는 혹 고양이 목은 360도 돌아가나?는 엉뚱한 질문이 둥실~
1도만 더 꺾으면 자빠진다에 만 원 건다! (누구에게? ㅋ)
다행히 고양이 목은 360도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증명 됐고 자빠지기 직전의 1도도 꺾지 않고 왔던 방향으로 다시 320도쯤 돌려 화면의 꼬랑지에 시선 고정.
목 아프나? 아니면 재미 없나? - 얼른 보니 "흥, 까이꺼 안 잡고 만다" 표정인데,
그러나 처음인듯 다시 시작,
"엄니, 나도 사냥 하게 자아 좀 내려오라고 해~"
"있어봐, 목 돌아가나 좀 보자"
그랴, 1도만 더 꺾으리나까!
다시 320도 왔던 방향으로 휘릭~ 절대로 안 자빠질 모양이면 사냥이라도 좀 제대로 하시등가!
집사 중얼걸림을 들은 것일까, 무거운 엉덩이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두어 번 타닥타닥 해봐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으니
"뭐 저런 게 다 있노..."
"에잇, 짜증 나!"며 돌아보니 집사가 눈에 뙇! 들어온다
"아 맞다, 저거 사냥 해야지!"
그나저나 이 고양이 언젠가는 1도만 더 고개를 꺾어 자빠지는 모습을 집사는 꼭 보고싶네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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