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저명한 고양이 행동 과학자 존 브래드쇼에 의하면 개는 집사를 대할 때와 개들끼리만 있을 때 그 행동양상이 완전히 다른 반면 고양이는 집사에게도 늘 고양이 그대로의 행동을 한다고 한다. 즉, 집사에게 등을 기대고 앉아 태연하게 그루밍을 하고 심지어는 집사에게 그루밍을 시전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고양이가 집사를 덩치 크고 둔한 고양이 취급을 한다'는 그의 말을 기반으로 한 속설을 전면적으로 부인한다. 그가 한 정확한 주장은 '사람은 때때로 부주의로 고양이를 걷어차거나 밟기도 하지만 고양이는 사람에게 그런 둔한 짓을 하는 일이 없다'라는 요지로 쓴 말을 사람들이 잘못 해석한 것이라면서 고양이가 사람에게 머리를 박으며 치대는 것만 봐도 사람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라고 말 한다. 왜냐하면 고양이들은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개체에게 그렇게 비벼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사람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개들이 집사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는 거의 확실하게 분석 된 반면 고양이가 집사에게 하는 행동양상을 분석 종합해 봤을 때 집사를 '어미'의 위치 정도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 힘을 얻고 있을 뿐 더 자세한 것이 밝혀질 만큼 아직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브래드쇼 박사가 덧붙인 말은 "고양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능적이다"였다.
그래서 재미 삼아 '아마 고양이는 호모 사피엔스에 대해 이렇게 분류하고 있을 것이야' 나름의 분석을 해 보았다.
1. 질척거리는 자
고양이를 끔찍하게 예뻐하는 유형이지만 안타깝게도 잠시도 고양이를 고양이답게 놔두지 않고 들러붙어 질척대는 타입이다. 뭐 좀 귀찮기는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화를 낼 수도 없다
2. 짜증스러운 자
이런 사람은 고양이 뒤를 끊임 없이 졸졸 따라 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전적으로 인간의 마음에 맞게 통제하려 한다. 즉, 이 집의 주인은 나야! 라고 주장하는 타입인데 완전 짜증스러운 유형이다
3. 무관심한 자
아무 생각 없이 제 할 일을 하다가 "어어~ 고양이가 있었어? 그랬구나" 하는 유형이다. 이런 사람은 전혀 해롭지 않다. 하지만 집사가 된다면... 좀 생각해 볼 유형이다
4. 다루기 쉬운 자
너무나 순진하고 착한 타입이어서 그 사람 턱 밑에 가서 약간은 슬픈 눈으로 올려다 보며 갸날프게 "야옹~"만 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간식상자가 열린다. 지금은 사람이 쉴 시간이며 고양이는 바로 3분 전에 간식을 먹었다는 사실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가 않다.
5. 수줍은 자
고양이를 몹시 좋아하지만 소심한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타입이다. 이럴 때는 고양이가 그 마음을 헤아려 먼저 다가가 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유형의 호모 사피엔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기만 할 뿐이므로
6. 사진만 찍는 자
집사가 제 고양이의 예쁜 모습, 귀여운 모습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을 사진으로 남기려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같은 장면을 300장이 넘도록? 아이고 지겨워라! 이 정도가 되면 고양이도 사진이라면 신물이 날 것이다.
7. 믿을 수 없는 자
사실 이런 유형은 별로 나무랄 데가 없이 완벽하다. 단 기왕 있는 고양이에게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고양이나 동물들을 끌어들여 관심과 사랑을 나누는 타입이다. 고양이로서는 적응할 사이도 없이 새로운 식구를 맞아야 하고 집사를 그들과 나눠야 하는 일이 끔찍할 따름이다
8. 베프가 될 수 있는 자
이 사람은 사실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어쩌다 엄청나게 자라버린 고양이라 할 수 있다.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고 니즈를 이해한다. 이런 사람은 처음부터 가족으로 태어난 것처럼 모든 것이 믿음직하고 편안한, 고양이의 베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 고양이는 집사에게서 고양이는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
9. 대책 없는 자
고양이에 대해서 1도 모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아마도 고양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 것이다. 고양이에게 된장국에 밥을 말아 내밀면서 "널 위해 준비했어!"라며 자신이 최고의 집사라고 믿고 고양이도 최고로 행복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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