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터링 하다 구타 당하는 하얀 고양이

채터링 할 줄 모르는 고양이 철수, 할 줄 모르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7년이 넘어 8년이 가까워 오는 세월 동안 집사는 철수가 채터링을 할 줄 모르는 고양이라 생각한다. 반면 경철이는 가동차 후미의 빨간 등이나 차에서 내리는 남자만 봐도 채터링을 날리는(여자에게는 신기하게도 안 한다) 채터링쟁이다.


하여간 철수는, 늘 레이저 따위에는 멀뚱멀뚱 무심히 굴다가 아주 가끔은 레이저 불빛을 잡으려 엉덩이 흔들기를 시도할 때가 있긴 한데

  놀이에 흥분해 눈이 동그래진 고양이

일 년에 겨우 두어 번 레이저와 놀아 줄 준비가 되는 그 날이 바로 오늘,

레이저 놀이에 흥분해 눈이 동그래진 고양이

그러나, 철수군은 외동 고양이가 아니었쓰~ 철수가 오랜만에 레이저에 반응하는 바람에 집사마저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하얀 고양이 경철군의 존재 - 측면에서 같은 곳을 노리고 있는 또 다른 고양이 한 마리의 등장에 철수 고양이는 이미 표정이... 내 눈에만 그리 보이는가 턱을 바닥에 바짝 붙여 총알 같은 자세를 하고 있던 좀 전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놀이를 방해하는 동생 고양이에게 화가 난 형 고양이

경철 고양이는 레이저 불빛만 보면 놀이순서고 나발이고 깡그리 무시하고 무조건 덤비고 보기 때문에 그나마 이 눈치 저 눈치 좀 살필 줄 아는 철수가 슬그머니 물러나 김 샌 얼굴로 제 동생 쪽을 쳐다본다 - 동생이 끼어들면 무시하고 제가 먼저 뛰어들면 될텐데 철수는 백이면 백, 제 쪽에서 놀기를 포기하고 동생이 하는 꼴을 지켜본다.


그런데 이런 장면 정도는 늘 있어 왔기에 인간도 더는 신경 쓰지 않고 사냥감 차지한 놈과 깔깔대며 계속 놀아주고 있었다

소니 DSC rx-100, 고양이 레이저 놀이

나는 경철 고양이 이런 팔다리 놀리는 동작이 어찌 이리 유난히 귀여워 보이는지~ 저 오동통한 엉덩이와 허벅지에 나무문을 타닥타닥 겁 없이 두드려 대는 소리마저 귀여워 꼴딱꼴딱 숨이 넘어갈 지경인데,

소니 DSC rx-100 하얀 고양이 레이저 놀이

야아는 움직임이 유난히 아기 같다고나 할까, 뚱뚱한 탓에 팔다리가 유난히 더 짧아보여 그럴 것이겠지만 실물을 못 보는 다른 분들은 아마 이해를 못 하겠지만 이 사진을 보니 내 눈에 더 귀여워 보이는 이유가 그냥 이해 된다. 이런 탓에 이 번에는 집사마저도 철수 고양이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놀이에 흠뻑 빠져버렸다

소니 DSC rx-100 채터링하는 고양이 옆모습

이제 살짝 지쳤지는 탁자 위에 자리를 잡길래 레이저를 천장으로 띄워준다. 이 고양이는 레이저가 손에 닿지 않는 먼 곳이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채터링 100%다. 목소리도 끼아끼아~ 얼마나 예쁜지 마구 껴안고 믐믐믐믐~ 뽑포를 해대고 싶!

소니 DSC rx-100 채터링하는 고양이

맹한, 똑똑해 보이지 않는 옆모습도 환상이고

소니 DSC rx-100 입을 크게 벌리고 채터링하는 고양이

달달달~ 떨리는 저 턱이며 누런 이빨, 이제 채터링이 클라이막스를 향하고 있는데,

소니 DSC rx-100 형 고양이의 공격에 놀라는 채터링 고양이

갑자기 채터링 소리가 뚝 끊기더니 장면이 바뀐다 - "내가 뭐?!" 표정과 순식간에 동작 그만! - 경철 고양이도 집사도 잊고 있었다, 철수가 모다 보고 있었다는 걸...

소니 DSC rx-100 도망가는 난청 고양이

이럴 때는 길게 빼지 않고 얼른 도망가는 게 남는거란 걸 잘 알고 있는 경철군 - 둘 사이에 단 한 마디의 말도 비명도 오가지 않지만 인간에게는 다 들린다 "야, 이 시키! 내가 모처럼 레이저와 좀 놀아주려는데 그걸 가로채서는 채터링까지 하면서 저 혼자 오만 예쁜 척을 다 해!!!???"

소니 DSC rx-100 고양이 우다다

레이저 놀이는 순식간에 파토가 나고 이제는 집안이 뒤집어지는 고양이 형제의 쫓고 쫓기는 한 판이 시작 됐다(원인이 무엇인지나 알고들 저리 뛰어 다닐까, 싸움이 길어지면 인간은 늘 그런 생각을 한다 푸힛!)


이랬거나 저랬거나 싸움은 늘 인간 탓이다, 경철이 아무리귀여워도 같이 깔깔낄낄 웃어가며 재밋어 하는 티를 내지 않았어야 하는 건데 

철수는 까맣게 잊고 주책을 떤 댓가를 경철이 치르는 중이다 - 그러나 단순히 어쩌면 동생의 맛깔스런 채터링 실력에 질투가 난 것일 수도... - 그러고 보니 어쩌면 철수는 정말로 채터링을 할 줄 모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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