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말 그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내게는 지금이 그렇다. 이제 나이가 들 만큼 들었고 하는 일도 적으니 엉망으로 꼬이고 엎어지는 일도 상대적으로 적어지리라 믿고 싶었다. 


그런데 그 적게 하는 일마저 내 의사와 관계없이 여러가지로 변화를 일으키며 여러 방향에서 타격을 준다. 간단히 말 해 한 가지 아등바등에서 벗어나면 또 다른 두 가지에 노심초사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생기는 요즘이다.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내 경우에는 이런 상황에 대해 넋두리를 할 상대조차 없다. 내 주변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겪어본 만큼만 실감하기 때문에 내게는 목숨이 걸린 일이 그들에게는 사소한 넋두리로 여겨져 위로를 바라고 입을 뗀 사람을 끝내는 실없는 농담으로 놀리는 듯한 상황을 연출해 새로운 상처를 하나 더 얹어주기도 한다


[위에 말한 경우를 쉽게 예로 들면 이런 것이다] 

"나는 돈이 없어 맨날 라면만 먹어요" 이 말의 해석은 듣는 사람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떤 사람은 이것을 "나는 돈이 좀 부족해서 하고 싶은 걸 다 못하고 살아"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또 어떤 사람은 말 그대로 "돈이 없어 제대로 못 먹고 사는구나"로 해석 하기도 한다. 


해석은 모두 자신의 경험치와 공감 능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또 거꾸로 자신의 상황을 확대해석 해 단지 하고픈 걸 실컷 못한다는 뜻으로 "나는 맨날 굶어" 하는 것을 듣는 이는 정말로 굶는다고 직역해서 괜한 오지랖을 떠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 되기도 한다. 이런 해프닝 역시 경험치에 의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어쨌거나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 쪽에 속하기 때문에 한 마디라도 위로나 공감을 바라고 입을 뗐다가는 공연한 상처만 하나 더 얻고 만다

이럴 때 나는 사람에게서 위안을 구하는 대신 너무나 잘 알려져 너무나 뻔한 금언들을 찾아보게 된다

이럴 때 나는 사람에게서 위안을 구하는 대신 너무나 잘 알려져 너무나 뻔한 금언들을 찾아보게 된다.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아 아직 기운이 남아 있을 때 읽는 금언은 "그걸 누가 몰라서 그래? 뻔한 소리 하고 있네!" 하게 되지만 도무지 다스릴 방법이 없을 때는 다 버리고 다시 배우는 마음으로 이 전에 알고 있던 것이라도 다시 한 번 정리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유명 사찰에 가면 더러 기념품 가게에서 '명상의 말씀'이라는 음반을 틀어놓을 때가 있는데 들어보면 누구나 다 알아 식상하기 짝이 없는 조언들인데 정말로 분노와 절망으로 밑바닥까지 갔을 때 들어보면 어느 새 들끓던 무엇이 가라앉아 가고있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지금은 그 음반도 버리고 없고 상황도 조금 다르니 다른 말로 스스로에게 위로를 전하기로 하고,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것은 지나간다

악재가 겹칠 때 새기게 되는 말들

1.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것은 지나간다

동전의 양면처럼 삶에도 양면이 존재 해 불운이 지나가면 행운이 올 것이라는 말들을 쉽게 하지만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이라면 행운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이 시련이 빨리 끝나기 만을 바랄 뿐 : 


다행인 것은 좋은 일은 오지 않을지 몰라도 나쁜 일에도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참으로 오래 자주 새기는 말이다 "다 지나간다"

2. 자초하지 않은 위기는 피할 수 없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위기에 직면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는 자신의 행동을 아무리 따져봐도 실수한 것이 없는데 생각지도 못한 논리의 변화로 일이 틀어질 때도 많다. 힘이라는 것이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는 상황이다. 이렇듯 모든 위기가 정당하지는 않다. 그러나 누구나 겪는 일이다 - 방법이 없다.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도전이 요구 되는 시기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다행인 것은 좋은 일은 오지 않을지 몰라도 나쁜 일에도 반드시 끝이 있다는 것이다

3. 부정적인 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같은 일이라 해도 상황과 위치에 따라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참으로 다양하다. 감정은 느끼라고 있는 것이다. 악재가 겹칠 때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사람이기 떄문에 그런 감정을 느낄 권리도 있다. 사람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놀라움을 소화시키고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중요한 정신적 프로세스다. 


그러나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들은 자신의 이런 절망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을 용납하지 않는다. 고로 위로가 필요한 자신에게 스스로가 위로가 되기는 커녕 비아냥거림과 자기비하로 자신을 학대하게 되면서 일을 더 크게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의 부정적인 감정에 공감하고 동정심을 가져라. 사람은 누구나 적어도 스스로에게서 만큼은 충분한 위로를 받을 권리와 자격이 있다. 이 세상 어느 누가 나 자신보다 더 내게 공감할 수 있겠는가?

4. 바꿀 수 없으면 받아 들여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다 등 바꿀 수 없는 상황에 관한 농담 같은 여러 말들이 있다. 그러나 그 말들이 진리 중에 진리다. 잘못 되어가는 일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 그만 둘 수 있으면 그만 두면 된다. 그러나 그만 둘 수도 없는 출구 없는 절망을 느낄 때 사람들은 생각한다 "왜 나만 갖고 그래?" -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런 당황스럽고 황당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일어난다.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일 수 밖에, 어차피 모든 고통에는 끝은 있기 마련이니까

이런 당황스럽고 황당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서나 일어난다.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일 수 밖에, 어차피 모든 고통에도 끝은 있기 마련이니까

5. 걱정하지 마라

걱정은 해결책이 아니다. 걱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걱정은 걱정일 뿐 생각이 아니다. 걱정은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 뿐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걱정을 많이 해서 일을 해결한 예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고 싶은 사람은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생각을 한다, 거기에는 걱정이 끼어들 틈이 없다. 


차분히 자신을 정리할 수 없을 때는 차라리 모든 것을 멈추고 말을 하지마라. 걱정은 원래 없는 것을 상상해 두려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끌어갈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때로는 상황을 흘러가는대로 바라볼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하다

6. 다른 사람의 의견은 그 사람의 의견일 뿐

나쁜 일이 겹치는 사람에게 사람들은 특별히 많은 조언을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겹치는 나쁜 일 때문에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신의 입지가 약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외부의 의견에 팔랑귀가 되기 십상이어서 뚜렷한 믿음도 없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게 된다.


타인의 조언이 종종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겪는 이 일을 그들이 정확히 똑 같이 겪어본 적이 없으므로 그저 주먹구구식 간접 경험에 의한 솔루션 제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의 일에 '범용 특허 솔루션'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때로는 은근히 남의 실패를 즐기며 조언이랍시고 말장난을 하는 족속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조언을 듣다보면 특히 마음에 닿아 위로가 되는 것들이 있다 - 내게는 듣고 싶었던 대답이 정해져 있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결국 내게 딱 맞는 조언을 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다. 스스로를 믿어라!

7. 인내하라

인내한다는 것은 그저 기다리기만 하라는 뜻은 아니다. 인내한다는 것은 부침을 견디면서도 필요한 도전을 지속하는 것을 뜻한다. 인내하다 보면 목표에 도달하는 올바른 경로를 찾게 될 것이다. 부정한 경로로 이동해 실패한 것이 아니라면 아직 그 길로 가는 일에 미숙 하다는 뜻이다.


인내한다는 것은 다시 말 하지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던 길을 계속 가는 것이다


오늘은 순전히 스스로를 위해 쓴 글로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 사이 놓치고 있던 몇 가지를 다시 챙기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 많이 힘들 때는 죽기 밖에 더 하겠냐는 생각마저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죽음보다 두려운 것은 사실 죽음까지 가는 고통스런 과정을 견디는 것인 듯하다.


내 고통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외면하지 않고 피하지 않고 내가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을 알면 된다. 그런 나를 위로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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