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선청성 난청 - 눈, 털 색의 관계

이것은 우리 경철의 적목현상이 나타난 사진을 보시고 "빨간 눈 고양이도 있구나" 말씀하신 이웃이 계셔서 (어쩌면 적목현상 보정도 할 줄 모르는 당시의 내게 애둘러 일침을 놓으신 건지도 모르겠지만)이 관계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줄로 믿고 작성하게 됐던 꼭지다.

아름다운 파란 눈을 가진 도도한 자태의 난청 고양이

[경철군, 이렇게 도도하게 생긴 파란 눈의 고양이다]

적목 현상이 나타난 고양이 사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로 내 이모티콘이 되어 내내 끌려다니고 있다]

그리고 이웃께서 보신 사진은 아마도 이렇게 찍힌 사진 중 하나일 듯하다.

선천성 난청 고양이

빨간 눈 고양이가 있기는 하다. 알비니즘(Albinism)이라고, 색소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사람으로 치면 흰 피부에 멜라닌 색소를 생산하지 못하는 증세인데 이 백색증은 빨간 눈에 약시가 많지만 난청은 없다. 그리고 이 돌연변이는 모든 동물에게 나타날 수 있어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드물지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사용이 허가 된 알비노 고양이 사진

[알비노 고양이: 사진 찍었을 때의 적목 현상과는 달라 보인다]

이 고양이가 정말 빨간 눈의 고양이인데 이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를 하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돌연변이 유전자 때문이라고는 학설이 힘을 얻고 (하지만 알비노 중에는 형제 자매인 사람들도 많아서 유전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있어 파행사육의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아이들은 사람, 짐승을 막론하고 햇빛을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멜라닌 색소가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하는데 이들은 그것이 없어 여름철에는 쉽게 화상을 입고 더 나아가 피부암의 위험성까지 안고 있다.

 

경철이가 겪고 있는 것과 같은 난청은 색소유전자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하얀 옷을 입고 파란 눈을 가진 아이들은 고양이 품종을 막론하고 60% 이상이 난청이 된다 한다.
이 색소 유전자가 난청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고 다만, 하나의 유전자가 한 가지 기능을 담당하는데 반해 다형질발현, 그러니까 하나의 유전자가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해 색소와 청력에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이리라 짐작만 한다는 것.


그리고 일반적으로 터키쉬 앙고라 또는 페르시안에게만 이런 유전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노르웨이숲, 메인 쿤, 브리티쉬 숏헤어, 렉돌 또는 유럽 토종 고양이에게서도 흰 옷에 파란 눈을 가졌으면 같은 증상을 보이는 확률이 아주 높다.

파란 눈의 아름다운 난청 고양이

[2017.08.17 경철 고양이의 파란 눈]

다만 파란 눈에 하얀 옷을 입은 고양이들에게도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몸에 색깔이 있는 단 하나의 털 또는 점, 하다 못해 주근깨라도 있다면 난청이 되지 않는다. 물론 하얀 옷을 입고 있더라도 오드아이, 파란색이 아닌 눈을 가진 아이들은 난청이 아니다. 단, 오드아이는 한 쪽이 파란색이면 해당 귀가 안 들린다. 그리고 알아야 할것은 같은 흰색이라 해도 다른 염색체의 작용으로 발현될 수 있어서 그 예로, 샴 고양이(Siamese Cat)의 하얀 색은 난청과 전혀 관계가 없다. (아래 사진)

하얀 얼굴에 눈이 파란 샴 아기 고양이들

안타깝게도 이 난청과 흰색을 공동 담당하는 유전자는 우성이어서 하얀 색의 부부가 결혼 할 경우 난청의 확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난청인 동물의 생산 또한 일종의 파행 디자인 사육으로 분류 돼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는 몇몇 품종에서(메인 쿤, 터키쉬 앙고라) 하얀 부부의 출산을 금지하고 있고 오스트리아나 독일 등에서도 하얀 색의 품종 사육을 허가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청력 검사서를 제출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경철군의 난청은 일종의 파행사육의 산물이다.

난청 고양이 다루기

중성화 수술을 해 주셨던 의사 선생님의 조언을 포함하여 내 경험을 기술하면, (일단 나는 경철이 난청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힘 들다고 느낀 일은 없었다)
 
1. 들리지 않으므로 갑작스런 터치나 접근에 대단히 놀랄 수 있다. 그것은 난폭한 성격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이런 아이와의 의사 소통을 원할 때는 반드시 터치 전에 시선을 맞추어야 한다. 특히 혼자서 뭔가에 집중해 있을 때 주의!
 
2. 일반 아이들보다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안전사고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목소리가 대단히 우렁차다. 자신이 듣지 못하므로 성량 조절을 못 한다. 이런 걸 용서할 수 없는 분이나 환경이 허락되지 않는 분은 충분한 고려와 조율이 필수임. (더러 전혀 울지 않고 일반 고양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다)


4. 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반면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아 성격이 좋은 고양이라고는 할 수 없다.


5. 교육이 어렵다. 사고에 대한 교육은 물론이고 발톱 감추기, 깨물깨물의 힘 조절 등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철의 경우를 보면 성묘가 되면서 많은 것을 눈치로 배우는 것이 가능하다.


6. 지나치게 설치거나 지나치게 얌전하거나...

난청 고양이 집사로서의 입장

이미 태어난 아이는 누군가가 반드시,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책임을 져야 하지만 아이가 살아 가면서 느낄 세상에 대한 미스테리한 감정, 소외감 또는 혹시 있을지도 모를 사고에의 위험(사고의 위험이라는 것은, 밖에서는 말 할 것도 없고 집 안에서도 예를 들어 도자기를 깨고도 그 엄청난 소리가 안 들리니 그걸 밟고 돌아다니려는 시도를  하는 등 아찔한 순간이 제법 있다.) 등을 생각하면 난청 아기를 생각없이 계속 출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하얀 옷, 파란 눈의 예쁜 모습을 즐기다가 정 불편하면 버리면 돼!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몰라도.

난청 고양이

경철군은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포스트에 사용할 눈 사진 좀 찍자고 카메라를 들고 졸졸 따라다니니 "그래, 여기 파란 눈!" 하시더라...;;

얼룩 옷을 입어 난청이 아닌 잘 생긴 고양이

철수 고양이, "나는 난청도 아닌데 왜 따라다녀?" 불만스런 표정. 경철이 얘기만 하고 경철이 사진만 올리면 너한테 미안해서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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