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 경철 고양이 형제는 캣닢이나 마따따비 등에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그런 종류는 무엇을 사도 딱 일회만 사용하고 오래 되는 바람에 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라 잘 사주지를 않는 편인데 그저께, 없으면 절대! 밥 안 먹는 동건간식에 유난히 싱싱해 보이는 마따따비 가지가 딱 한 개 선물로 왔다. 그럼 오랜만에 마따따비 맛 한 번 볼까~?
비닐을 핥아대고 있어 신경 쓰이던 철수 고양이 코에 먼저 대준다 - 흡흡, 몹시 관심스럽게 냄새를 맡아보는 사이 뒤에서 허어~연 것이 "뭔데, 뭔데" 달려오는 중이다
누가 보면 두 녀석 머리 맞대고 완전 열공 중인 것처럼 보이겠다
이렇게 둘이서 막대기 하나에 코를 박고 킁킁 대니 그 힘에 막대기가 조금씩 움직이니, 두 녀석 똑 같이 방향을 틀어가며 따라간다
그러다 암만해도 불편 했던지 철수가 결국 경철에게 솜방망이 한 번 휘둘렀다 "아, 걸리작거려! 저리가 시캬!"
엉아의 폭력에 찍소리 한 번 못하고 또다시 밀려난 경철이는 저 뒤에서 부러운 듯 바라보며 허연 그림자로 서 있고 철수는 막대기를 사람처럼 그러잡고 삼매에 빠진다
눈 풀린다, 눈 풀린다 - 이제 마따따비 피버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그렇고 말고~ 어쩌면 저걸 손이라고 이렇게도 야무지게 잡고 있는지 꽉 잡고 입에 넣었다 던졌다 생난리 중이다 - 이렇게 꽉 그러쥐고 마음껏 즐기려고 제 동생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이다
헤벌레~ 이제 그만 하면 동생도 좀 주자잉? 뒤에 그림자처럼 서서 내내 보고만 있는 경철이 딱해서 온통 침발라 눅눅 칙칙 찝찝한 마따따비를 뚝 갈라서
경철에게도 선물한다. 가지가 부러지니 싱싱한 가지에서 나오는 냄새가 더 자극적인가 끝날 듯 싶었던 철수의 피버도 다시 시작 되고
경철은 언제나 무엇이 마음에 들면 똥꼬를 치켜들고 얼굴만 대놓고 문질러 댄다. 즈 엉아가 잔뜩, 질질 묻혀 놓은 침 따위는 아랑곳 않는다
이렇게~
이 장면은 한 살 좀 넘었을 때 처음 마따따비 인형을 만난 모습인데 얼굴을 문지르는 힘에 인형이 밀려가니 홀린듯 배치기로 따라가는~
철수하고는 다르게 이 녀석은 고양이로서는 드물게 표정이 풍부한데 지금 이것은 침이 질질 흐르도록 홀려버린 표정이다
"칵칵~ 나는 네가 좋아, 너무 좋아 깨물어주고 싶어~~"
이것이 절정이다. 이 녀석들은 이러다가 어느 순간 벌떡! 일어나 전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른 곳으로 유유히 가버린다, 여운 이런 거 없다 - 쿨하기도 하지~
그리고 마따따비 피버가 지나간 자리 - 좋겠다 느들은 이렇게 질질 침 흘려놔도 따라다니며 닦아주는 노비도 있고! 그런데 사람에게도 이런 무해한 피버를 일으키는 식물 같은 것 좀 없나, 나도 이렇게 뜬금없이 기분 좀 좋아지고자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