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 주식이 모조리 인스턴트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인스턴트 간식은 모조리 "불량"이라 생각하는 무식한 집사,
<흐엉~ 내가 드라큐라다~ 얼른 놓고 도망 가거라~~>
처음에 사은품으로 따라온 걸 처음에 "맛만 보자"란 생각으로 건넸다가 이런 표정으로 눈까지 까뒤집고 내놓으라 난리니 가끔이라도 안 주기는 너무 딱하고
더구나 약이라도 먹일 때는 약 받아 먹는 보상으로 그런 "불량"들을 조금씩 건네주는데
나쁘다면서 왜 주냐,는 죄책감을 상쇄키 위해 이렇게 고양이 형제를 벌떡벌떡 일으켜 세우는 억지 운동이라도~ 나름 기발한 아이디어인가 했는데,
여리고 순진한 경철 고양이는 억지운동이고 뭐고 '이렇게 서는 건 자신 있응게 오로지 많이만 주소~' 반면 스마트하고 성질 犬더러운 철수 고양이 첫 입맛에 몇 번 어쩔 수 없이 벌떡벌떡 일어서서 받아 먹다가
세 번째 쯤에서는 간식보다는 집사 손을 조준하고 있다가 손이 더 높이 올라가기 전에 휙 일어서서 한 손으로 간식 든 손을 제 손으로 누르고 필요한 것을 낚아채는 기술까지 구사하다
어느 순간, "쳇, 더러워서! 싸나이 철수, 아무리 맛있는 간식이라도 요따구로 치사하게는 안 먹는다. 안 먹고 만다!"하듯 완전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털썩 주저 앉아 암만 머리 위에서 맛있는 걸 흔들어 대도 꿈쩍도 않는다
그러나 참말로 볼수록 속 없고 착한 경철 고양이는 "자존심이 뭐야, 먹는 거야? 까짓 두 발로 서기 하라면 백 번이라도 한다!" 역시나 실속파였어~
철수는 주저앉은 참에 아예 드러누워 버리고 - 몇 번 섰다고 힘들긴 했던걸까 - 경철은 여전히 ing~ 사진 찍느라 그 새 꽤 많이 먹여 버렸다, 이제 그마안~ 하고 돌아서는 집사 뒤를 양냥거리며 따라와 기어이 한 점 더 얻어먹는 경철 고양이의 속 없음에
비위가 확! 틀어져버린 철수고양이, 벌떡 일어나 " 야 이 시키야, 자존심도 없냐 너는!" "왜 뭐~ 맛 있기만 한데~" 췌~ 나는 경철이 저런 표정, 자세 다 예뻐서 환장 하겠구만...
"안 먹어! 안 먹는다굿!" 이빠이~ 화가 나 창문가로 훌쩍 뛰어 올라간 철수 고양이, 간식 든 손으로 툭툭 치고 흔들어대도 곁눈 한 번 안 준다. 잘 난 인간, "불량간식 먹을 때는 대가를 치뤄야 해~" 운운 잘 난 척하다가 괭이시키 카리스마에 오금을 못 편다... 하긴, 야아들이 언제 달랬냐, 지가 줘 놓고서는 자조심을 건들고 지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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