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이 아깽이 지봉이

성이 잔뜩 난 아깽이 목소리가 뒷마당을 돌아 담벼락을 치고 울려퍼진다. 우미니나 일경, 두경이 등을 기대하고 내다보니 뜨앗! 

길고양이 부녀

마징가 귀를 한 지봉이와 무심해 보이는 우억이가 나란히 담장을 타고 있다. 잔뜩 마징가귀를 하고 있는 걸 보니 화가 나기도 한 모양인데, 저 냔이 그런다면 발정이다... 화 난 사정이야 어쨌건 인간 마음은, 우억이가 애비일 수 있는데, 이 일을 우짜지 우짜지 마음만 우왕좌왕 한 방에 잡아서 TNR 시켜주지 못할 바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골목대장 길고양이

그런데 우억이 앞장 서 가다 밥자리에서 돌연 훌쩍 뛰어내려 밥을 먹기 시작한다 

어린 길고양이의 발정

웬만하면 같이 내려가 먹지 가던 담장을 계속 걸어가면서도 돌아보며 앙칼진 표정으로 소리를 바락바락 지른다, 그림상으로는 돌아봐가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 우억이에게 뭔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싶지만 목소리는 발정난 울음이다. 그런데 아깽이 목소리다. 발정이 나 원통해 원통해, 우는 소리는 분명한데 아깽이 소리다, 아이고 이 냐니야... 

길고양이 식사하는 중

그러거나 말거나 지봉의 아삐일 수도 있는 우억이는 열식사 중 

길고양이 지영이 아깽이 지봉이

그렇게 원통해 하며 지봉이는 같은 담장을 따라 사라지고 짧은 식사를 마친 우억이 뒤따르려나 했지만 "우억우억" 울어 대면서도 다른 담장을 타고 다른 방향으로 사라진다. 그래 우억아, 아무래도 지봉이는 아닌 것 같다 그렇지?고양이들에게도 가족 윤리가 있는 건지 지봉이가 우억이에게 거절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그러기를 바라는 인간의 마음이겠지... 지봉이 꼴을 보고나니 인간의 힘으로는 도리 없음에 심란하기 짝이 없는데 

철 없는 고양이 형제

인간 나이로 한 살, 고양이 나이로 네 살이나 더 어린 지봉이는 아이를 낳아보겠다고 악을 악을 쓰고 다니는데 이 얼뜨기 오빠들은 죽은 털뭉치 장난감 따위에나 목숨을 걸고 설쳐댄다. 삶의 아이러니... 201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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