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지만 미워할 수 없는 고양이 행동

하루종일 따라 다니며 귀찮게 구는 고양이들, 귀찮지만?

♬ 이건 아주 일반적인 규칙인데, 사람이 뭔가를 하면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거나 하면 항상 그 위에 앉아주도록 노력해야 돼. 하지만 심심하거나 지루해 보일때는 혼자 있게 내버려 둬, 어쩌면 지금 심오한 명상 중일지도 모르니까 . 만일 그 위에 앉을 형편이 못 되면 책과 얼굴 사이에라도 앉는거야.

 

♬ 절대로 먼저 고프다고 울지 마, 하지만 사람이 네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일주일은 굶은 것처럼 마구 소리를 질러, 그리고 네 그릇에 먹을 것이

담기면 언제 울었냐는 듯 그 자리를 떠나. 


속이 안 좋을 때는 절대로 매끈한 바닥에 토하면 안 돼, 잘못하면 두 다리 짐승 -사람-이 그 위에 미끄러져 뼈가 부러질 수 있잖아. 그러니 흡수가 잘 되는 천으로 된 소파나 침대에 가서 토하도록 해,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안락의자는 흡수력이 더 좋아. 네 화장실에서 토하면 절대로 쓰면 안 돼, 너도 네 화장실이 깨끗한 게 좋잖아, 안 그래?


♬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으면 너는 키보드에 앉아. 만일 사람이 너를 내려놓으면 정말 슬픈 표정을 짓는거야. 다시 시도 해보고 또 내려 놓으면 그 때는 책상 위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바닥으로 던져, 한 번에 하니씩만 해. 그리고 키보드 위를 걸어다녀 봐, 발바닥 마사지가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되거든

손으로 키보드를 가려버린 고양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손님이 오면 보답의 뜻으로 스타킹 신은 다리에 매달리거나 복숭아뼈를 갉아주거나 품으로 뛰어들어 촌스런 남방을 예술적으로 리폼해 줘. 이것들을 다 콤보로 보여주면 더 좋아할거야.


 같이 살면 취향이 비슷해야 편안해, 그러니까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소파를 너도 가장 사랑하는 스크래처로 애용해 줘야해. 아마 사람이 우리는 똑 같은 취향을 갖고 있다고 기뻐 할거야 사람이 따로 사 준 스크래처는 잘 넣어 둬, 따로 필요할 일이 있을테니까


♬ 가끔 창문 턱에 수풀을 이루고 있는 화분 속 잡초도 정리를 해 줘. 하나하나 뽑아서 마른 꽃다발을 만드는거야. 사람이 보면 기절초풍할 만큼 고마워할거야, 잡초 뽑는 수고를 덜어준데다 꽃다발까지 선물 했으니까.


 사람이 네 화장실을 청소할 때가 아니면 절대로 화장실에 가지 마. 열심히 치우고 있을 때 급해 죽겠다는 듯 뛰어드는거야. 사람이 청소한 봉지를 들고 일어서면 얼른 한 덩어리를 만들어, 안 그러면 고양이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모를 테니까. 그리고 또 한 가지, 맛동산을 만들 때는 화장실 벽에 똥꼬를 바싹 붙여. 비싼 모래가 절약되니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거야

사람의 접시에서 물놀이 하는 고양이

 손님이 화장실에 가면 반드시 안내를 해주고, 제대로 잘 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피다가 2분 이상이 지나면 너를 들여보내달라고

큰 소리로 요구해, 그래야 그 공간이 오래 폐쇄된 상태로 있지 않을 테니까.


♬ 그리고 손님 중에는 너만 보면 재채기를 하거나 숨 쉬는 게 힘들어지는 사람이 있을거야, 그건 고양이털 알레르기라고 아주 중대한 병이니까 잘 돌봐줘야 해. 그러니까 그 사람 가까이에 앉아 꼬리를 탁탁 쳐서 신선한 공기를 보내주거나 손으로 그 사람 얼굴을 쓰다듬어 보고 열이 나면 핥아주도록 해, 그러면 큰 도움이 될거야.


 지루해지면 식탁이나 책상 위에 있는 부서질 만한 것들을 바닥으로 던져 봐. 아마 사람이 놀아 주려고 할 거야, 그러면 곧장 그루밍을 시작하고 그 때문에 너무 바빠서 같이 놀아 줄 시간이 없다고 해, 그리고는 지쳤다는 듯 바닥에 드러누워.


 닫힌 문을 절대로 그냥 봐 넘기면 안 돼. 열어 줄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문을 긁고 발로 차. 문이 열리면 당연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아서서 가는거야.


 될 수 있으면 갑자기 큰 소리로 불쌍하게 울도록 해, 사람이 깜짝 놀라 돌봐주러 오면 너는 이미 목적을 달성한 거니까 다른 중요한 일을 하거나 푹~ 낮잠을 자도록 해.

 

 사람 식탁에 먹을 것이 있으면 절대로 네 밥그릇에는 입을 대지 마. 네 그릇에 있는 건 후식으로 남겨 둬. 어디 다른 곳에서 물을 마실 수 있다면 네 물그릇 따위는 무시해.

 

 사람들이 식사하는 중에 그릇 사이를 산책다니다 혼이 나면 "손님이 있을 때는 그래도 되는 거 아니었어?" 하며 깜짝 놀라고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손님들에게 지어보이는거야.

상처받은 표정을 짓는 고양이

  더러운 빨래가 들어있는 바구니에는 들어가는 게 아니야, 알지 무슨 말인지? 언제나 서로 도와야 같이 잘 지낼 수 있어. 그러니까 세탁기에서 나온 빨래는 여기저기로 열심히 옮겨 주는거야. 침대 정리를 할 때도 도와야만 해. 사람이 한 쪽을 정리하면 너는 다른 쪽에서 당겨, 그리고 웬만하면 잘근잘근 씹어, 그래야 부드러워져서 다루기가 쉽거든.


 사람이 뜨개질을 할 때는 그 무릎에 얌전히 앉아 있어도 돼, 하지만 주기적으로 뜨개바늘 공격하기를 잊으면 안 돼. 


 성공적인 고양이는 언제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해. 그러니까 낮잠을 충분히 자 둬, 사람이 잘 시간에는 원기를 회복해야 하니까. 손님으로 오는 이웃집 고양이 따위는 무시해도 돼. 하지만 새벽 세 시에 너네 집 문 앞에 오면 그 때는 환호를 하고 박수를 치며 환영해야 해.


 사람 밥상에 얼쩡거리다 이것저것 먹을 게 생기면 제일 맛있는 것만 먹고 나머지는 나중에 사람이 먹게 남겨 둬, 사람도 굶어 죽으면 안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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