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해는 내 운명!

우리의 대장 고양이 철수, 어찌 며칠 집사의 바구니 작업을 방해하지 않는다 싶더니 제 버릇 개 주랴, 

[바구니에서 나와 밥먹으러 가는 철수]

이 바구니에 특히 끌렸던 것일까 벽이 적당히 올라가기 시작하자마자 들어가 앉아 아무리 나오라고 빌어도 꿈쩍도 않더니 배가 고프니 어쩔 수 없이 식탁을 향해 뛰어내린다 (배가 보인 참에 철수의 탈모를 보는 현재 약간의 개선이 보이는데 해마다 털갈이 때가 되면 좀 나아지는 루틴이었으니 이 계절이 지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오면 어찌 될지 예상은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해보다 좀 강한 개선을 보이고 있어 이것이 어쩌면 루비날과 시스테이드를 신장, 방광병 예방용으로 먹이고 있어 그런 것일까, 유지용으로 이 두 약을 먹이기 시작하고 털갈이 계절이 오기 전부터 그리고 평소보다 강한 개선을 보이고 있어 약간의 기대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밥 먹는 철수]

밥도, 건강이고 나발이고 즈들 좋다는 것 먹이자고 작정한 후부터 서로 신경전을 벌이지 않아도 잘 먹어준다.

[다시 바구니에 자리잡은 철수]

밥을 먹고는 곧장 다시 바구니에 자리를 잡는다. 왜 이 바구니가 좋은 것일까...? 암만 좋아도 집사가 할 일은 따로 있다. 목표한 것이 있어 더더욱 마음이 바빠 "철수 나와~"라고 한 마디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집사 말에 잠에서 깬 철수 표정에 불만이 가득]

"잔다는데 엄니는 왜 자꾸 그래요? 어차피 바구니는 전부 우리 거잖아여~" 

[잠시 생각에 잠긴 철수]

"아, 이건 네 거 아녀, 나와~ 엄마 일 하게!" 제법 단호한 집사의 목소리에 잠시 "나가야 하나?" 생각하는 듯?

[바구니에서 일어나는 철수]

생각이 끝나고 더러워서 비켜준다! 고 생각했는지 슬그머니 엉덩이를 일으킨다. 그래, 제발 좀 나오너라~

[바구니에서 나오지 않고 한 바퀴 도는 철수]

앗! 그런데 이 녀석이 나오지 않고 바구니 안에서 뱅뱅 돌기 시작한다 - 잠 자리를 고르는 행동이다. 아, 젠장! 이 짓을 시작하면 강제로 끌어내지 않으면 낮잠 한 판이 제대로 끝나기 전에는 절대로 안 나온다. 그랴~ 자라 자!

[자리가 제대로 골라졌는지 가늠하는 철수]

이 표정은 집사 때문에 뭔가 생각하는 걸로 해석하고 싶지만 천만에다, 아직 잠 잘 자세를 제대로 못 잡아 한 바퀴 더 돌겠다는 뜻이다.

[다시 한 바튀 돌며 잠 자리를 고르는 철수]

봐라! 또 돌지... 집사도 이제 이 녀석들과 십 년 차인데 서로가 서로에게 빠삭! 하다 --;;

[이제 만족한 철수]

그렇게 두 바퀴를 돌고, 집사가 보기에는 그게 그거구먼 나름 무엇이 있는지 이제 만족한 표정으로 스르르 눈을 감는다.

[숨숨집 안의 얌전 고양이 경철]

뭐 지금은 얌전해 보이는 경철 군도 한 번 시작하면 만만치 않지만 철수만큼 '집사 방해하기'가 운명인 양 집요하지는 않다.

[잠 자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멍 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모습을 보니 이 녀석 진심 여기서 자고 싶은 것이 아니라 집사가 지끈에 매달려 있는 것이 싫은 것일 뿐이다. 안 잔다, 자는 척할 뿐.

[눈을 뜬 철수]

그럼 그렇지~ 집사가 나오라고 종용 하기를 포기하자 슬그머니 눈을 뜨고 게으르게 기대어 있다.

[못난이 경철]

"어이그 한심한 넘~"하듯 실눈을 뜨고 제 형이 하는 짓을 보는 경철 군.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도 못난이처럼 하고 있니?

[바구니 속에 늘어진 철수]

이리하여 철수는 애초에는 방해 작전으로 들어간 바구니였지만 고양이 삼신 어찌하리, 곧 잠에 빠지고 말았다.

[짜던 바구니를 놔두고 다른 일을 시작]

안 비켜주면 뭐 다른 것 시작하면 되지 머, 어차피 목표한 것이 산더미처럼 남았는데~ 이 정도면 넓이가 6~7cm 정도 될까,

[새로 시작한 집사 일감 위에 앉은 철수]

귀신이다! 자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 집사가 다른 걸 시작하고 있는 게 보이자 냉큼 내려와 저 좁은 곳이 네 다리 엉덩이 모두 모아 올라앉아버렸다. 어이그, 내가 미치겠다 마! "쩔쭈, 안 내려와?!"

[태연히 그루밍을 시작하는 철수]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리긔~" 그래, 어쨌든 한꺼번에 두 가지 모두를 방해할 수 없으니 이제 집사는 아까 그 바구니를 짜면 된다. 젠장~ 방해는 철수의 책임이자 운명이며 당하는 것이 또한 집사의 운명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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