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주먹 vs 고양이 주먹

원숭이 주먹이라니, 집에 원숭이 들이셨쎄여? 하실 분도 계시지 싶어 이것이 무엇인가 먼저 잠시 설명하면 (내일쯤이나 이것에 대해서도 따로 기록을 하려 한다)

[원숭이 주먹 - 제대로 만든 것인지?]

나는 진짜 원숭이 주먹을 본 적이 없지만 위 그림의 저 물건이 원숭이 주먹을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바구니 뚜껑의 손잡이로 쓰기 위해 만드는 법을 어제 익혔다. 

[완성 된 바구니 앞에 앉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

이 원숭이 주먹을 성공적으로 뚜껑에 달고 완성샷을 찍으려고 여기 놨다 저기 놨다 하던 중 하얀 고양이가 슬그머니 다가와 앉는다. 암튼지간에 집사 일 방해하는 건 모든 고양이들의 DNA로 면면히 이어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뭔가를 골똘히 보고 있길래 도대체 뭘 보나, 집사도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기로 한다.

[고양이가 낯선 물건에 호기심과 경계심을 동시에 가졌을 때 하는 전형적인 손짓]

잉? 만날천날 보는 바구니에 경계심 또는 호기심 가질 만한 것이 무에 있다고 저 나이도 많은 녀석이 새삼스레 저런 손짓을? 집사는 녀석이 저러는 이유가 오히려 더 궁금하다.

[원숭이 주먹 vs 고양이 주먹]

아하, 원숭이 주먹! 그런데 야아 눈에는 이것이 정말로 원숭이 주먹으로 보이는 것일까? (원숭이 주먹이라는 이름은 고양이가 붙인 모양 ㅎㅎ~) 그야말로 소심 대마왕답게 뜨거운 다리미를 만져보듯 조심스럽고 재빠르게 토독! 건드려 본다 ,저는 펀치를 날렸다고 우기겠지만.

왼손으로 한 대 때려봐도 꿈쩍을 않으니

[원숭이 주먹과 싸우는 경철]

이번에는 오른손으로 톡톡~ 어찌나 겁이 나는지 세게 한 방 먹이지도 못한다. 이 물건이 왜 원숭이 주먹이라 이름 붙었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랄까 ㅎㅋㅋ

[바구니에 영역 표시를 하는 경철]

원숭이 주먹은 못 이겨 좀 당황스러웠던 것일까 별 거 아니라는 게 확인 돼 안심한 것일까 "어쨌든 넌 내꺼야!" 바구니에 얼굴을 문질러 기어이 소유표시를 한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넘이다. ㅎㄷㄷ~]

하지만 이 게임은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걸 인정이라도 한 듯 머리를 한 번 세게 흔들고는

[대화를 나누는 고양이 형제]

"엉아, 저기 이상한 넘이 하나 있는데 도저히 못 이기겠어. 니가 함 가봐~" 하는 것인지 두 녀석이 고개를 이쪽저쪽 맞춰가며 뭔가 대화를 하는 듯하더니

[미련이 남은듯 바구니를 일별하는 경철]

일러 바치기를 마친 경철이 "흥칫뿡!" 표정으로 바구니를 돌아보면서 자리를 떠나고

[바구니를 노려보는 철수?]

"음, 저 넘이 내 동생을 그리 약 올렸다고라?" 철수가 매서운 눈빛으로 원숭이 주먹을 노려보는 듯하다.

[철수는 일절의 망설임도 없이 원숭이 주먹을 건드려 본다]

그렇게 동생의 말을 듣고 바구니로 다가온 철수, 대장 고양이답게 소심한 톡톡! 따위는 전혀 없이 원숭이 주먹을 스윽~ 건드려 본다.

[동생이 이걸 왜 무서워 했는지 의문인 대장 고양이]

만져보니 그냥 맨날 보는 지끈 뭉치다. "쩝! 별 거 아니자너?"

[원숭이 주먹에는 흥미가 없는 대범한 철수]

원숭이 주먹이 특별한 물건이 아니라는 걸 금세 파악한 대장 고양이는 이내 바구니 곁을 벗어난다.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데 말이다 ㅍㅎㅎ! 전혀 엉뚱한 것이 지나가려던 대장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니 바로 "구멍"이다.

[뚫린 구멍으로 바구니 안을 관찰하는 철수]

저런 구멍을 관찰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일반적인 고양이가 아니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고양이들은 저런 컴컴하고 찌끄만 구멍에 호기심을 드러낸다. 만일 저 안에 동결건조 간식이라도 들어있었다면 틀림없이 손을 집어넣어 허우적거렸을 것이다 (저런 간식 통 하나 만들어야겠다 ㅎ~)

[구멍 속이 비었다는 걸 확인하고 실망한 철수]

"췌, 아무것도 없잖아!" 원숭이 주먹도 구멍 안에도 볼 것이 하나도 없어 잔뜩 실망한 표정으로 물러서는 대장 고양이,

[드디어 혼자 남은 바구니]

드디어 바구니가 혼자 남아 단독샷을 겨우 한 장 건졌다, 왜 겨우 한 장?

[바구니 구멍 안을 들여다보는 경철]

제 형이 발견한 구멍을 그제서야 보고 곧바로 이 하얀 녀석이 나타나 구멍에 얼굴을 디밀었기 때문이다. 원숭이 주먹을 달고 구멍까지 있는 바구니의 단독샷을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가 감히 찍으려 들다니 언감생심! 그런데 고양이 주먹과 원숭이 주먹의 대결에서는 아무래도 원숭이가 이긴 걸로 보인다지? 나이가 들어도 고양이로서의 호기심은 그대로 가지고 있어 주는 내 고양이들,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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