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꺼다, 이리 나왓!

사놓은 지끈이 모자라 더 이상 바구니 벽을 쌓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 그 계산을 못하고 기둥을 넉넉하게 잘랐는데 ㅜ.ㅜ

[제작 중인 바구니 안에 들어가 앉은 철수 고양이]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써야재! "갈색"이라고 해 샀더니 "팥죽색"이어서 거의 쓰지 않고 처박아 두었던 소위 갈색 지끈을 어쩔 수 없이 꺼내 섞어 짜며 어느 정도 벽을 올리다가 섞인 색이 도저히 징그러워 못 짜겠어서 길게 만들어 아까운 기둥들은 이중 매듭 연습 겸 그렇게 소모하기로 하고 (매듭은 기둥으로 짓기 때문에 꽤 많은 길이를 먹는다) 이제 마무리만 남은 상태인데 철수 고양이가 홀짝 바구니에 뛰어들어버렸다. 비키라고 할까봐 괜히 엄근진 표정으로 눈길 피하는 저 꼬라지 좀 보소~

[사진을 찍으니 외면하는 철수 고양이]

저야 어쩌든 집사는 계속 사진을 찍는다. 저 받침대보다 바구니가 더 길어서 까딱 잘못 움직이면 아이가 휘딱 나자빠질 수도 있어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걱정도 함께 되니만큼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눈을 껌뻑이며 애교를 부리는 철수 고양이]

저는 집사가 비키라고 그러는 줄 알고 급기야 눈 깜빡이기 애교를 시전하신다. 자빠지지 않고 안전하게만 들어앉아 있으면 내가 뭐라겠니, 순진한 녀석!

["그래? 그런 거였어?" 하는 듯한 철수 고양이]

집사 생각이 들렸나, 그제서야 눈을 뜨고 "그럼 내가 괜한 애교를 부린 거?" 하는 표정이 된다. 아이가 바구니 밖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집사가 관심 없는 척 자리를 뜨면 99% 먹히는데 그냥 저 꼴이 예뻐서 사진을 찍었을 뿐 ㅋㅋ. 제 엄마 관심받고 싶어 말썽 부리는 것까지 어쩜 이리 사람 아이와 똑같은지!

[완성 된 바구니에 사람 간식을 담아봤다]

바닥을 매듭으로 시작해 이 중 매듭으로 마감한 바구니가 완성됐길래 무엇인가를 담으면 어떤 모양일까, 마침 작은 온냐가 보내준 하루견과? 이런 걸 담아봤더니 한 박스가 딱 맞게 들어간다.

[불만 가득한 철수 고양이 표정]

부스럭 부스럭 간식을 담고 사진 찍는 것까지 저 멀리서 보고 있던 철수 고양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던지 가까이 와 바구니 속을 들여다본다. "내 바구니 속에 이게 다 뭐야?"

[뭔가 마음을 먹은 듯한 철수 고양이]

아마도 견과류 봉지가 제 간식이라 생각하고 입맛을 다시는 것이겠지?

[코까지 찡그리고 간식봉지 물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지, 코까지 찡그리고 간식 봉지를 공략하기 시작하신다. 즈들 파우치는 저렇게 씹어놓으면 상하기 때문에 못하게 하지만 사람 것은 상관없다, 인간이 다 먹어치우면 되니까.

[간식봉지를 입으로 물어 들어올리는 철수 고양이]

그런데 봉지를 물어뜯는 것이 아니라 물어서 밖으로 꺼내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 거의 다 끌려나왔다]

"이거 왜 이렇게 무거워?" 그것 하나 쑥 물어내지 못하고 지치는 녀석을 보고 고양이란 존재가 얼마나 작고 여린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다시 한 번 간식봉지 끌어내기에 열중하는 철수 고양이]

그래도 심기일전, 계속 봉지 끌어내기를 시도한다. 하도 오래 그러길래 이건 간식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제 바구니를 차지한 엉뚱한 물건들에게 "내꺼다, 이리나왓!" 하는 듯한 행동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꽤 오래 실랑이를 하다가 끝내,

[짜증 제대로 난 고양이 표정]

다른 설명이 무에 필요하랴 "에이, 띠뽕!" 그 자체의 표정이다. 진짜로 저 물건들을 모조리 치워버릴 작정이었나 @@?

[고양이, 삐쳐서 숨숨집에 들어앉음]

"그 바구니 너나 가져라, 난 숨숨집이 더 좋다!" 정말이지 단단히 화가 난 표정이다. 어이그~ 예쁘고 귀엽고 똑똑한 금쪽같은 내 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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