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스킨으로 뚝딱, 즉석에서 초간단 로션 만들기

화장품과 비누 등을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한 지가 벌써 15년이 넘고 20년에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요즘 들어 직접 만들기는 귀찮고 날씨는 급 차갑고 피부도 급건조해지고... 버티고 또 버티다 시중에서 사서 쓰던 공장생산 스킨으로 즉석에서 로션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경력이 길으니 만큼 그 사이 나는 화장품 원료의 비밀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 됐기 때문에 꼼수도 늘어서 해 볼 수 있는 시도였다. 


그러니까 지금 하려는 것은 천연 화장품 만들기는 아니다.  게다가 1+1으로 만 원 정도 줬나? 그런 스킨을 베이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망쳐도 그만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망치지 않을 줄도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시중 스킨을 쓰는 이유는 단순한 귀차니즘 때문)

로션 만들기 준비물[내가 준비한 것은 내 피부에 잘 맞는 올리브오일이다]

[준비물] 

1. 아무 거나 사용하던 스킨, 


2. 품질이 보장 된 엑스트라 버진 오일 (올리브 오일은 물론 아마씨, 대마씨, 아보카도, 호호바 등 모든 냉압착 오일이면 된다. 단 내 피부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 마트에서 사도 돼요?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디서 사든 품질을 믿을 수 있는 "냉압착 오일이면 됩니다")

  

3. 소독 된 빈 용기 또는 다 써가는 빈 자리가 많은 스킨병

※ 이 정도 준비물로 로션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맨 아래에 간단하게 설명 하게 될 것이다.

쓰던 스킨으로 로션 만들기

[스킨은 아무 것이나 다 되나? - 뿌연 것이 더 유리하다]

대부분 된다. 왜냐하면 적어도 향료는 인공이든 천연이든 대개가 지용성으로 이것을 물과 섞으려면 반드시 "유화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향기가 나는 스킨이면 유화제가 들어 있다고 보면 된다. 유화제가 들어 있으면 어느 정도의 오일성분을 더 첨가해도 유화가 되기 때문에 시도 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뿌옇고 약간의 점도가 있는 스킨이면 더 확실하다. 왜냐하면 뿌옇다는 것은 이미 모종의 지방과 수분이 유화 됐다는 뜻이며 점증제 또한 적잖이 사용 됐다는 증거이므로(뿌연 색은 일부러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화, 점증제 성분 때문에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이다) 

[만드는 법]

1. 소독 된 용기에 적당량의 스킨을 붓는다 - 붓다 보니 21g이 됐다. (스킨의 성분에 따라 잘 될지 안 될지 모르므로 일단 적은 양으로 시험 해보시길 권한다 - 가지고 있는 스킨의 전성분표를 보고 이 글 맨아래에 나열 된 재료들이 대다수 들어있다면 확실하게 된다)

로션의 적정  오일 비율은  3 ~15% 사이

2. 준비한 오일을 준비한 스킨 양의 5 ~ 10% 사이로 붓는다 - 자신의 피부상태에 따라 오일 비율을 조절한다. 나는 수전증이 있어서 좀 지나치게 부어 16%가 됐다. 유화제를 따로 첨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일의 비율이 낮을수록 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만일 아주 맑은 스킨으로 시도하시는 분이라면 오일을 아주 적게 넣고 잘 흔들어 상태를 봐가면서 만드는 것이 좋다. 오일을 첨가해 흔들었을 때 뿌옇게 색이 변하면 유화가 어느 정도 된다는 것이고 변하지 않으면 유화가 되지 않는 것이니  계속 하면 안 된다.

스킨로션에 오일을 첨가해 만든 로션

3. 아무튼 내가 가진 스킨으로는 16%의 오일에도 끄떡없이 유화에 성공 했다 - 그림의 오른쪽이 오일16%, 왼쪽은 그냥 감으로 대충 넣어 오일의 비율이 낮아서 색이 더 옅은 것이다. 내게는 왼쪽의 옅은 것이 사용감이 더 나았다. 

시판 스킨로션으로 로션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대충 감으로 만들지만 저울을 쓴 이유는 적정 비율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이다. 유화제를 따로 쓰지 않고 이미 과함유 된 유화제에 편승하려는 수법이므로 지나친 양의 오일은 유화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일정 비율을 지키는 것이 좋다.

스킨로션에 오일만 섞어 흔들어 준다

4. 어제 만든 두 가지의 스킨을 섞어 밤 새 두었지만 유화가 풀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쫜득쫜득, 착 달라붙는 느낌은 시판 로션의 대부분의 유분을 담당하는 실리콘 또는 미네랄 오일이 절대로 줄 수 없는 천연 오일의 순수함 그대로가 흡수 되는 깔끔함이다.

☆주의 ☆

혹시 성분의 변화로 변질이 쉬울 수 있으니 소량씩 (총량 50ml 이하) 만들어 쓰기를 권장 함. 

[유화제 없이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비밀은 아래의 화장품 원료에 있다. 이들은 해당 스킨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초 화장품에 들어가는 성분들인데 이 스킨에 가장 많이 들어간 성분 중 10가지만 검색, 성질을 찾아보면 대부분이 유화, 점증제의 성격을 가진 것들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찾아보지 않은 다른 성분들도 그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아 한 마디로 유화제 점증제 투성이인 제품이니 맨 기름만 들이부어도 끄떡없이 유화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성분에 대한 긍정이든 부정이든 판단은 개인에게 맡긴다. 다만 나는 남의 기술에 편승해 이 성분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과 오일만이라도 천연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 무엇보다 간편함에 아주 만족한다.

스킨로션의 성분[성분표는 가장 앞에 있는 것이 가장 많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1. 다이프로필렌글라이콜(Dipropylene Glycol) - 보습제, 용해제(유화제), 보존제


2. 펜타에리스리틸테트라이소스테아레이트(Pentaerythrityl Tetraisostearate) - 결합제(유화제), 피부컨디셔닝제(수분차단제), 점도증가제(비수성 점증제)


3. 글리세레스 26(glycereth-26) - 보습, 점증제


4. 1,2-헥산디올 (1,2-hexanediol) - 보존제(파라벤, 페녹시에탄올 등의 대체 성분), 보습제(소수성, 친수성), 유화제(계면활성제)


5. 페닐트라이메티콘(Phenyl Trimethicone) - 실리콘계열의 성분으로 수분증발을 막아 일종의 보습제라 할 수 있다. 기포장지, 컨디셔닝 효과


6. 하이드록시에틸아크릴레이트/소듐아크릴로일다이메탈타우레이트코폴리머(Hydroxyethyl Acrylate/Sodium Acryloyldimethyl Tau) - 유화 안정제, 점도 조절제, 현탁도 조절제


7. 스타이렌/브이피코폴리머 (Styrene/VP Copolymer) - 피막형성제(피부나 모발 표면을 매끈하게 감싸는 역할)


8. 아크릴레이트/C10-30알킬아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 (Acrylates/C10-30 Alkyl Acrylate Crosspolymer) - 유화안정제, 점증제


9. 트로메타민(Tromethamine) - 조향제, pH조절제


10. 카프릴릭/카프릭트리글리세라이드(Caprylic/Capric Triglyceride) - 보습, 지용성 용매제(유화제), 보존 보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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