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 - 집사 마음은 뒤늦게 여물어간다

오늘은 우리집 고양이 형제의 밥 먹는 장면 뿐이다. 여기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인데,

이 고양이 형제가 하나는 귓병에 하나는 탈모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하도 오래 징징거려 아시는 분들은 모두 아실 것이다

이 고양이 형제가 하나는 귓병에 하나는 탈모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하도 오래 징징거려 아시는 분들은 모두 아실 것이다. 그리고 수의사 쌤은 아무래도 모종의 알레르기인 것 같다는 진단을 내리셨고 지금껏 약을 먹이면서 나름 식생활개선과 환경개선에도 애를 써왔다.

고양이 형제와 집사 모두가 동의한 것이 레오나르도 주식캔과 파우치

그러다 "이것 먹으면 되겠다"고 고양이 형제와 집사 모두가 동의한 것이 레오나르도 주식캔과 파우치인데 이번 유행병 사태를 겪으면서 독일에서 수입이 여의치 않은 탓인지 온통 품절상태라 마음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데...

입에 맞지 않는 밥을 억지로 먹는 고양이

레오나르도 대용으로 찾아낸 주식캔, 이 역시 화학적 첨가물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아, 조금 들어있는 과일이 마음에 걸렸지만(이 형제는 과일을 대단히 싫어한다) 대안이 그것 밖에 없어보여 구입을 했다 - 다른 첨가물이 없는 캔들은 이미 예전에 대부분 기호성 테스트를 해 봤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 한 것이다.

두 고양이 모두 문제없이 먹는 것처럼 보인다[제 입에 맞지 않는 밥을 허기 때문에 억지로 먹고있는 고양이 형제]

두 녀석 모두 문제없이 먹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6시간 이상 공복을 견디고 게다가 동결건조 닭과 오리를 거의 밥 양과 맞먹을 만큼 두껍게 얹어준 다음에서야 그 맛으로 어쩔 수 없이 먹고 있는 것이다.

성분이 좋은 것들은 고양이들 입에 맞지 않기 마련

여기서 포인트는 6시간 이상 공복이다. 사실 이 아이들이 정말로 질이 나쁜 주식파우치를 몇 년 씩이나 먹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성분이 좋은 것들은 아이들 입에 맞지 않기 마련이라 사서 버리고 또 다른 것 사서 버리고를 반복하다가 집사가 아이들이 공복으로 견디는 시간을 도저히 견디지를 못해 "그래, 좋건 나쁘건 입에 맞는 것 먹고 살자" 했던 때문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싸구려를 좋아라 먹어주니 효도냥들이다,는 어리석은 생각도 적지 않게 했다. 

싸구려 주식의 화학적 첨가물 즉, 향미제-보존제-설탕-색소-겔화제 등이 든 사료는 고양이 건강을 해친다

그런데 아이들이 병을 얻고보니 그깟 몇 시간 공복이 대수랴! 아무래도 싸구려 주식의 화학적 첨가물 즉, 향미제-보존제-설탕-색소-겔화제 등을 몇 년 씩이나 먹어 병이 난 것 같아서 이번에야말로 아이들 식습관을 바꿔 놓겠다고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먹기 싫으면 굶어라!

경철 고양이는 예전 음식으로 단 한 번 치팅타임을 가진 후 제 배를 거의 피가 배도록 핥아 놓았었다

실제로 경철 고양이는 예전 음식으로 단 한 번 치팅타임을 가진 후 제 배를 거의 피가 배도록 핥아 놓았었다. 이 때 집사의 직감으로 몇 년간 먹어온 P사의(이 P사를 밝히고 싶지만 아이들마다 체질이 다르고 첨가물을 사용하는 브랜드도 한 둘이 아니고 그런 것 먹고도 멀쩡한 아이들도 많으니 그 회사가 명예훼손을 당했다 느낄 수 있으니 내놓고 말은 못한다) 음식은 주식이고 간식이고를 막론하고 절대로 안 되겠다였다. 그리고 이 때부터 경철에게도 철수가 먹는 알러지 약을 같이 먹이기 시작했고 이 후로 귀털기도 줄어들고 이런 신경질적인 그루밍도 하지 않았다.

철수 고양이의 탈모는 약을 먹어도 지지부진

철수 고양이의 탈모는 약을 먹어도 지지부진, 실물로 보면 아주 조금씩 진전이 보이지만 사진을 찍으면 여전히 민배로 보인다. 만일 식이 알레르기가 맞다면 먹을 것을 싹 다 바꿨으니 약을 줄여가면서 상태를 봐야겠다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약을 이틀에 하나씩 먹이고 있는데 아직은 그루밍으로 제 털을 벗겨내는 짓은 하지 않고 있어서 상태를 봐가면서 약도 서서히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 전체적인 상황이 이러니 더더욱 음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

경철 고양이, 맛 없어 안 먹던 밥을 배불리 먹고 단잠에 빠졌다[경철 고양이, 맛 없어 안 먹던 밥을 6시간 쫄쫄 굶은 후에야 배불리 먹고 단잠에 빠졌다]

경철이 귀도 완전히 나아보이지는 않지만 머리를 흔드는 횟수도 확연히 줄어들었고(그동안의 귓병약은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증세를 누르고만 있는 느낌이었다) 귀지도 마찬가지로 줄어들었다 - 경철은 모든 약을 끊은지 1주일 가량 됐다. 쌤을 한 번 만나야 하는데 어찌 이리 모든 상황이 여의치 않은지...

짧게 쓰려던 글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주절주절 긴 글이 됐다, 결론은 


1. 고양이 음식도 성분을 보고 첨가물이 없는 좋은 것으로 먹이는 게 답이다" 와 

2. 아이들이 잠시라도 굶으면 죽는 줄 알고 입에 맞는 독약이라도 갖다 바치던 집사 마음이 이제서야 겨우 여물어 MSG 덩어리를 먹을거면 차라리 굶어라! 할 줄 알게 됐다는 것.

나란히 앉아 간식을 먹는 고양이 형제

아이들 병의 원인이 다른 것일 수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맛 없어 하더라도 좋은 것 먹일걸, 그걸 왜 이제서야 할 줄 알게 됐는지 스스로에게 아쉽기 짝이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 '지금 아는 걸 그 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지금에서야 여물은 집사의 마음이 너무 늦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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